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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위너의 운명적 변화 “이젠 즐기고 싶다”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그룹 위너(사진=YG엔터테인먼트)
▲그룹 위너(사진=YG엔터테인먼트)

많은 아이돌 그룹이 원대한 포부를 담아 팀명을 짓는다마는 그 가운데서도 그룹 위너의 이름은 선언적이다. 위너, 그러니까 승리자들. 이것은 비단 ‘서바이벌 프로그램 우승팀 출신’이라는 태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쟁 같은 가요계에서 승리자가 되겠다는 혹은 이미 되었다는 패기와 자신감이 서린 공표다.

그러나 위너가 지난 몇 개월 간 겪었던 시간은 승리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멤버 남태현의 공황장애로 시작된 공백, 그리고 팀 축소. 자의에 의한 휴식이 아니었기에, 원망과 탓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하지만 위너는 모든 과정을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멤버들의 자세는 겸허했고, 덕분에 공백의 시간은 정진을 위한 기회로 채워질 수 있었으며, 또한 그 덕분에 위너는 성적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당연한 순리처럼 보이는 이 과정은 그러나 위너가 스스로 선택한 변화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과거에 대한 미련을 끊어내고 타인을 향한 원망을 털어낸 채, 위너가 재도약을 시작한다.

Q. 축하한다. 무려 1년 2개월만의 컴백이다.
강승윤:
공백기가 길다는 느낌은 없었다. 지난해에도 음반을 냈었고 V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드렸다. 다만 음반 준비에는 심기일전했다. 탈퇴한 (남)태현이의 빈자리가 있고 팬들도 태현이의 공백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4인조 체제로도 완성도 있는 음악과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공백기 동안 개인 활동 외에 각자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성장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기대되고 설렌다.

▲그룹 위너(사진=YG엔터테인먼트)
▲그룹 위너(사진=YG엔터테인먼트)

Q. 신곡 ‘릴리릴리’는 그동안 들려줬던 마이너한 감성의 노래와는 다른 분위기를 품은 노래다. 음악적 변화는 남태현의 탈퇴를 의식한 것인가.
강승윤:
태현이의 빈자리와는 다른 문제다. 사실 우리가 연습생 때 춤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런데 막상 데뷔를 하고 나니, 우리가 발표하는 곡들이 안무를 많이 요구하지 않는 감성이더라. 이번 기회에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메이저한 노래를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작업을 하면서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에 꽂히기도 했고. 그동안 성숙한 감정, 이별, 아픔, 공허함을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우리의 나이에 어울리는 감성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Q.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었나. ‘칼군무’ 스타일은 아닌 것 같던데.
이승훈:
퍼포먼스는… 지금 보여드리겠습니다! 다들 일어나세요. 자, 노래! (일동, 강승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 백문이 불여일견 아니겠습니까.
강승윤: 이런 느낌이다. 하하하. 트로피컬 하우스라는 장르 자체가 ‘칼군무’를 보여줄 수 있을만큼 BPM이 빠르지 않다. 다만 칠(Chill)한 느낌, 젊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멋지게 리듬을 타는 정도의 분위기로 춤을 추는데 칼군무도 나중에 약간 나온다.

Q. 래퍼들은 어땠나. 전작과는 랩 스타일이 다른 것 같다.
송민호:
랩에 대한 연구는 항상 한다. 밝고 어린 느낌의 노래인데 갑자기 ‘빡센’ 랩을 할 수는 없지 않나. 좀 더 편하고 멜로디컬한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 가끔 내 목에서 갈린 목소리가 나올 때가 있는데 그 또한 최대한 귀에 부담을 덜 주는 방향을 찾으려고 했다.
이승훈: 위너의 노래에서는 기술력보다는 대중성에 중심을 둔다. 잘난 척하는 느낌이 아니라 모두가 따라할 수 있고 모두가 리듬을 탈 수 있는 랩을 만들려고 했다. 여중생 팬이 랩을 따라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어린 팬들이 많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Q. 뮤직비디오는 미국 LA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
이승훈:
양현석 회장님이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를 LA로 지정해주셨다. 기쁜 마음으로 갔다.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LA까지 가는 그룹이 얼마나 되겠나. 감사한 일이다. LA 날씨가 정말 좋더라. 멤버들끼리 놀면서, 재밌게 잘 촬영하다 왔다. 사실 다녀온 뒤로 한 달 동안 ‘LA 병(病)’에 걸렸다.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아마 나중에 가수를 하지 않는다면 LA에 가게 되지 않을까.
강승윤: 엇? 나는 가수를 계속 할 건데…. (일동 폭소)
이승훈: 아하하하하.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그룹 위너(사진=YG엔터테인먼트)
▲그룹 위너(사진=YG엔터테인먼트)

Q. 비주얼 콘셉트가 흥미롭다. 신나는 곡 분위기와 달리 콘셉트는 흑백에 가깝다.
강승윤:
음악과는 별개로 1집부터 이어온 포멀(formal)하고 슈트업(suit-up)된 느낌을 이어가고 싶었다. 처음에 음악과 비주얼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우리는 신선하고 새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이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의 음악을 내놓는 다른 아티스트들과 구분되는 지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Q. 많은 곡을 작업해둔 걸로 알고 있다. 어떤 기준으로 발표곡을 선정했나.
강승윤:
가장 처음에 만든 노래들이다. 반응이 좋아서 일사천리로 컴백 준비를 했다. 그리고 두 곡의 분위기가 상반됐다. ‘릴리릴리’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노래고 ‘풀’은 마이너한 감성의 곡이다. 멤버들도 좋아하고 회사에서도 이 노래면 위너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적합할 것 같다고 판단해서 발표를 결정했다. 두 곡 말고도 준비해놓은 노래는 많다. 힙합스러운 분위기, 외국 시장에서 히트하고 있는 체인스모커스 같은 분위기, 빠른 노래… 여러 가지 음악을 준비하고 시도했는데, 다음 활동 때 어떤 곡이 나오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새로운 노래도 계속 작업 중이다.

Q 노래 단위로 발표되는 줄 알았는데, 두 곡이 ‘페인트 넘버 포(fate number for)’라는 싱글 음반으로 묶여서 발매되더라. 음반명에는 어떤 의미를 담았나.
강승윤:
넘버’는 말 그대로 ‘운명의 숫자’라는 뜻이다. ‘포’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숫자 4를 나타내는 포(four)가 될 수 있고 ‘위하여’ ‘향하여’라는 뜻의 포(for)가 될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 ‘운명의 숫자 4’라는 뜻이 된다. 우리가 4인조가 된 것을 힘들어하거나 걱정하기보다는 겸허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후자로 해석할 땐 다양한 단어가 뒤에 올 수 있다. 가령 ‘팬들을 위한 운명의 숫자’, ‘위너를 위한 운명의 숫자’ 뭐든 가능하다.
이승훈: 올해 계속해서 음반을 낼 예정이다. 공백이 길어지는 것을 두고 ‘양현석이 일을 안 한다’, ‘왜 음반 안 내주냐’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좋은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던 거다.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을 들고 나오고 싶지는 않았다. 어쨌든 회장님께서 ‘올해는 타이트한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하셨으니 믿어도 될 것 같다.

Q.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건데, 멤버들 모두 지난 번 음반 인터뷰보다 훨씬 여유로워졌다.
강승윤:
우리에게 굉장히 감사한 얘기다. 사실 우린 매 음반이 나올 때마다 공백기가 어느 정도 길었다. 그걸 두어 번 겪고 나니까, 공백기라는 게 마냥 힘들어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자기계발에 주력을 했다. 그러다보니까 자신감이 생겼나보다. 예전에는 ‘성적이 안 좋으면 어쩌지?’, ‘팬들이 혹은 대중이 노래를 안 좋아하면 어떡하지?’라는 고민과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재밌게 활동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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