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김소연 기자]
권상우가 3년 만에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지난 3개월의 시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25일 종영한 KBS2 '추리의 여왕'에서 권상우는 빼어난 감으로 범인을 추리하고, 몸을 쓰며 검거하는 하완승 역을 연기했다. '추리의 여왕'을 통해 권상우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발음과 연기력에 대한 지적을 모두 떨쳐 버리고 주연 배우로서 완벽하게 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믹과 스릴러를 오가는 독특한 분위기로 호평받았던 '추리의 여왕'는 권상우와 최강희의 합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하완승으로 살았던 권상우는 어땠을까. 권상우는 '추리의 여왕'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지난 시간을 추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추리의 여왕'을 마친 소감은 어떤가.
권상우:가장 빨리 3개월이 지나간 작품인 것 같다. 가장 안 힘들게 작업한 드라마였다. 한 번도 얼굴을 붉히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즐거웠다. 원래 올 상반기에는 드라마를 할 계획이 없었다. 보통 6개월 정도 라인업을 보면 제가 할 수 있는 작품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는데, 운명인지 이 작품을 만나게 됐다. 대본을 읽지도 않고 미팅 자리에 나갔는데, KBS 배경수 CP님까지 왔더라. 설명을 하시더니 '읽어보라'고 하셨고, 다음날 읽어봤는데 신선하고 재밌더라. 최강희 씨라는 생각을 하고 읽으니 정말 와닿았다. 그렇게 기분좋게 시작하고, 현장가도 저보다 나이 많은 분들도 없더라. 그래서 친절해진 것 같은?(웃음) 신선하고, 귀여워 보이고 재밌었다.
Q:최강희 씨는 어떤가.
권상우:'이런 여배우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것도 척척 해내더라. 그래서 제가 안해낼 수 없었다. 캐릭터 자체도 워낙 귀엽고 사랑스러운 역할 아닌가. 또 제가 애드리브를 했을때 받아주는 부분이 참 좋았다. 그걸 시청자들이 알아줘 더 감사했다.
Q:촬영을 하다가 다리를 다쳤다던데.
권상우: 액션에 자신이 있어서 4.5미터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그냥 찍었다. 그런데 화면엔 풀샷으로 안나오고(웃음). 왼쪽 발목을 접질러 물주머니가 생겼다. 통증은 많지 않아서 불편하게 뛰며 촬영했다. 아직도 재활 중이다.
Q:장르물이었는데 하면서 장단을 느낀 부분이 있을까.
권상우:우리 드라마는 한국적인, 현실적인 그런 부분이 있는거 같더라. 일단 재밌어야 시청자들이 보는데 우리 주변에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줌마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면서 통쾌함도 있는 거 같고, 경찰이 부족한 부분을 설옥에게 도움을 받는 그런 부분들이 재밌었다.
Q: 열린 결말이다. 시즌2 가는 건가.
권상우: 즐겁게 촬영해서 시즌2를 생각하곤 있다. 최강희 씨만 하신다면 갈 수 있지 않을까. 제 바람은 또 다른 이야기로 만났으면 한다.
Q: '추리의 여왕'이 다른 장르물과 달랐던 건 뭘까.
권상우: 일단 우리 드라마는 살인 사건도 있지만 항상 유쾌함이 있었다. 이야기가 중심이 되면서도 캐릭터가 보이지 않나. 그래서 좋은 거 같다.
Q:'추리의 여왕'을 위해서 준비한 부분이 있을까.
권상우:시나리오에 있는대로 유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냥 대본에 집중한다. 저의 연기를 보고 댓글을 보면서 통하는 게 있다고 느꼈다.
Q:댓글을 많이 보는가.
권상우:평소엔 잘 보진 않는데, 작품을 할 땐 반응을 본다. 이번에 마지막 댓글 분위기가 '시즌2 안하나'가 많았다. 그렇게 얘기해주는 것 자체가 고맙더라.
Q:고현정, 최지우도 촬영장에 밥차도 보내고 애청자 인증을 했다.
권상우: 현정이 누나는 정말 애청자 같다. 저에게 '누가 범인이지?' 묻기도 하고. 최지우 씨는, '권상우 하면 최지우' 아닌가. 그래서 저도 최지우 씨가 작품을 할 때 커피차를 보내기도 하고. 서로 응원하는 그런 정이 있다. 와이프는 무심한 척 많이 보는 거 같다. 저한테 티를 내진 않는다. 그런데 얘길 하다보면 본 티가 난다.
Q: 손태영 씨는 러브라인이 없어 만족한 게 아닐까.
권상우:그래서 편했다. 여배우와 입맞춤 장면이 있으면 신경 쓰이는데 전혀 그런게 없어서 편했다.
Q:'추리의 여왕'을 하면서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힘들었던 부분도 있지 않았을까.
권상우:재밌었다. 대본도 미리 많이 나와있었고. 즐거운 마음으로 해서 그런지 대본이 늦게 나와도 잘 외워지더라. 그저 개인적으로 다리를 다친 부분이 힘들었다. 혹시라도 드라마에 피해가 갈까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리고 섬에 가 있을 때 제 목소리가 안나와서 쉰 목소리로 나온 장면들이 몇 개 있다. 그 두 부분이 스스로에게 압박이 있었다. 관리를 제대로 못 한 거니까.
Q:권상우 하면 로맨스물의 대가였는데. 결혼 후 로맨스물을 피하는 건가.
권상우:그건 아니다. 작품이 중요하다. 그런데 하는 것 보단 안하는게 낫지 않을까.(웃음) 와이프는 표현은 한 참 뒤에 한다. 그걸 뒤에 오래 가슴에 담고 있더라.
Q:금슬이 좋은 거 같다.
권상우:그러니까 살고 있지 않을까.(웃음)
Q: 3년 만에 컴백인데, 관리를 위해 힘썼던 게 있을까.
권상우:제가 동안인 거 같진 않은데, 꾸준히 운동하고 진짜 낙천적이다. 제가 골프를 전혀 못치는데 어제 골프를 치러갔다. 사람들이 '긍정적이다', '즐겁게 친다'고 하더라.(웃음) 나쁜 면이 있어도 금방 잊으려 하고, 바로 다음을 생각하지 고민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리고 결혼하고 잠을 잘잔다. 드라마를 찍는 동안은 잘 못잤는데, 드라마 끝나니 다시 잘 자고 있다.
Q: 안정적인 가정 생활이 연기에 도움이 되는 건가.
권상우: 연기는 모르겠지만 인생엔 도움이 된다. 제 인생 자체가 편하게 된 거 같다.
Q: 둘 다 유명인이다 보니 예능을 통해서도 노출이 많이 되는 편이다. 앞으로도 계속 나오는 건가.
권상우: 정준하 형이 드라마 끝나자마자 연락이 오더라. '사십춘기'도 반응이 나쁘지 않았고. 예능은 원래 좋아한다. 집에서 TV보는게 취미다. SBS '미운우리새끼' 정말 즐겁게 보고 있다. 그 출연진들을 보면 소중한 경험을 하는 거 같더라. 어머니와 그런 관계가 이뤄지는 것들이 의미 있는 거 같았다. 기회가 되면 게스트라도 출연하고 싶다. 저와 어머니의 관계가 다른 사람들보다는 깊은 부분도 있고.
Q:정준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제안을 하던가.
권상우: '좋은 아이템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 전 '지금 하고 있는 거나 잘하라'고 한다.(웃음)
Q:예능 출연은 잦아 졌지만 아이들은 노출을 안하는 거 같다.
권상우: 육아 예능은 결혼하면서부터 계속 연락이 왔다. 그런데 장점보단 단점이 많은거 같고. 어쨋든 꾸미게 될 것 같더라. 그래서 지양하고 있다.
Q:데뷔 17년차다. 뒤돌아 보면 어떤 기억이 남는가.
권상우:제가 데뷔가 늦다. 제 또래보다 4-5년 정도는 늦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운도 좋았고, 가진 것에 비해 많은 사랑을 받은 거 같다. 나이를 먹을 수록 더 감사하게 느껴진다. 어느덧 40대가 됐는데, 나이를 먹고 계속 주인공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연습을 오래 전부터 하고 있다. 우리 아이가 크고 어떻게 연기자로 변화를 할 것인가, 그런 부분도 염두해 두고 있다. 그래서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 올해만 영화 2편 더 할 계획이다. 작년엔 중국에서 2편이나 드라마를 찍고왔다. 전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한국에 오면 공백이 크게 느껴지더라. 그런데서 오는 것들도 많이 느낀다. 인기도, 톱스타인 것도 중요하지만 영원한 건 없지 않나. 예전에 할 거 다해봤는데, 작품에 대한 아쉬움은 항상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얘기가 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Q:그런 고민의 롤모델이나 포지셔닝 한 부분이 있을까.
권상우:성동일 선배를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정말 많은 곳에서 찾더라. 연기도 잘하시고,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으니까 당연한 거 같다. 어느 시점이 되면 성동일 선배같은 배우가 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런 얘길 성동일 선배와 한 적은 없다.(웃음) 안한다. 당연히. 그냥 제가 느끼는 거다.
Q:지금은 어떤 작품에 욕심이 나는가.
권상우: 일단 액션. 아직까진 제가 잘할 수 있는 거 같다. 하고 싶은 장르는 많다. 재밌는 코미디, 멜로 다 해보고 싶다.
Q: 그렇다면 지금 나오는 후배들 중에 '나와 같던 거 같다'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까.
권상우:이거 나가면..댓글이..(웃음)저희 어머니는 김우빈을 보면서, 저희 형은 김수현을 보며 저 처음 나왔을 때 느낌 같다고 한다. 어머니도 형도 어떤 느낌인지 알긴 하겠는데, 말하진 않겠다.
Q:후속작이 영화다 보니 '영화만 고집하는 건 아닐까'란 말도 나온다.
권상우:전혀 그렇지 않다. 사실 드라마를 하면서 대중들과 더 가까워지는게 크다. 다만 영화는 여유있게 할 수 있는 작업이라는 장점이 있다. 제 입장에선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은 좋다. 드라마를 찍을때 5일 동안 아이들이 자는 것만 본 적이 있다. 딸이 저에게 안오더라. 드라마 끝나고 놀아주니 그제야 안아주더라.
Q:쉬는 동안엔 가족과 함께 보내는 건가.
권상우:일이 없으면 집에만 있는다고 보면 된다. 집안일도 하고.
Q:이젠 아이들이 커서 작품을 같이 볼 수 있을거 같은데.
권상우:그런 얘길 하는 것 자체를 쑥스러워 한다. 정말 의젓하게 많이 컸다. 굳이 아들 얘길 하자면, 동생과도 잘 놀아주고, 제가 볼 땐 개구쟁이 모습이 보이는데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면 점잖은 편인거 같다. 외모적으론 엄마 아빠의 좋은 점을 받은거 같고. 자기 자식이니까.(웃음) 그런게 고맙다. 저보단 나은거 같다. 아내에게도 고맙다. 어떻게 보면 아내가 다 키운거니까, 사랑을 많이 준거 같다.
Q:훗날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할껀가.
권상우:그냥 행복하게 컸으면 좋겠다. 그저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최고의 교육을 받게는 해주고 싶다. 지금 꿈은 축구선수다. 그래서 수업을 받고 있다. 하고 싶다고 하면 교육적인 건 최대한 서포트해주고 싶다.
Q:지금까지 얘길 들으면 1등 신랑감 같다.
권상우:아내는 항상 부족하다고 한다.(웃음) 우리 가족과 이루마 씨 가족이 친하게 지내는데, 이루마 씨가 정말 잘한다. 제가 '난 좋은 아빠같아'라고 하면, '주변에 좋은 아빠 더 많거든'이라 답한다. 그러면 할 말이 없다. 잘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Q: 가장으로서 행복해 보이는데, 배우로서 행복할 땐 언제일까.
권상우:신인 일땐 현장에서 행복하기도 했지만 힘들때도 많았다. 결혼한 후엔 현장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결혼 후엔 남자배우는 누군가의 남편이다보니 누군가의 이상형으로 꼽히진 않지 않나. 그래서 더 감사함을 느끼게 된 거 같다. 예전엔 저에게 출연 제안이 많이 오고 하는게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고마워서 열심히 본다. 그런 마음가짐이 달라진 거 같다.
Q:원조 한류스타이지 않나. '추리의 여왕'도 판권 판매가 활발하게 진행됐다고 할때 어떤 느낌인가.
권상우: 기분이 좋다. 나 아직 안죽었다.(웃음) '천국의 계단'이 끝난 이후 1년에 3-4번 정도 정기적으로 팬미팅을 하고 있다. 놀랍겠지만 일본 앨범도 있다. 갈 때마다 느낀다. 한국에서 팬미팅한다고 하면 그렇게 모일꺼 같진 않은데, 일본 갈 때마다 힐링 받는거 같다. 큰 사랑을 받는 거 같아서. 한국에서도 '천상우상'이란 팬카페가 있는데 저를 챙겨주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예전엔 그냥 지나갔는데 이젠 고맙고, 신경쓰이고, 미안하고 그렇다.
Q:몸매도 외모도 그대로다. 권리법이 있나.
권상우:제가 다른 배우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20년째 유지하고 있다는 거.(웃음) 전 생활이 된 거 같다. 일 없을땐 오전에 가서 운동하고, 그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그래도 오늘 놀진 않았구나 싶다. 드라마 촬영하면서 3개월 동안 쉬는데, 차에 아령같은거 갖고 다니면서 한다.
Q:환갑 넘어서도 볼 수 있는 건가.
권상우:제가 다시 한 번 돋보일 수 있는 시기가 그때가 아닐까. 할리우드에선 그렇게 몸 관리한 멋진 배우들이 많지 않나. 그때까지 꾸준히 운동할 생각이다.
Q:관리 때문에 술 담배도 안하는 걸로 유명한데.
권상우: 맥주 1-2잔은 마신다. 과음했다 싶으면 보름 정도 안먹고. 이젠 조금씩 술은 먹는다. 비가 저를 부러워 하는게 먹을거 다 먹으면서 몸 관리 하는거다. 전 식탐이 많아서 먹어야 한다.
Q: 결혼 생활을 들으면 정말 행복한 가정의 정석같다.
권상우:제가 결혼 9년째다. 와이프에게 질린 모습을 느껴본 적이 없다. 시간만 빨리 흐른거 같다. 아내는 제 앞에서 여자로서 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다. 항상 예쁘고 신선하다. 잔소리는 좀 많다. 그리고 일 욕심이 많은 건 아니다. 아이들 예쁘게 입히고, 잘 키우고 해주는 게 제가 못하는 부분까지 섬세하게 신경써 주니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