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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하 “연기는 그냥 좋아서 하는 것, 다른 이유는 없어요”

[비즈엔터 김예슬 기자]

▲동하(사진=고아라 기자 iknow@)
▲동하(사진=고아라 기자 iknow@)

“장르나 캐릭터는 크게 상관없어요. 저는 그냥 연기가 좋아서 하는 거거든요.”

2017년 상반기를 알차게 보낸 스타 중에서도, 특히나 동하는 안방극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봄에는 KBS2 ‘김과장’ 속 ‘멍석’이라는 애칭으로 사랑 받았고, 여름이 다가올 무렵에는 SBS ‘수상한 파트너’의 정현수로 분해 이전과는 완벽히 다른 인물을 구현해냈다.

동하는 극 중 연쇄살인마 정현수 역할로 시청자들에 큰 호평을 받았음에도 “만족스러운 장면이 없었다”며 본인만의 뜨거운 연기 열정을 감추지 않았다. 연기가 그저 ‘재밌어서’ 한다는 동하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이 택한 배우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더 관심이 생기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Q. ‘수상한 파트너’가 종영했습니다. 종영 소감과 최근 근황이 궁금해요.
동하:
정말 재밌었어요. 좋은 동료 분들, 선배님들과 작품을 할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죠. 하지만 드라마는 끝났어도 아직은 거의 못 쉬고 있어요. 인터뷰도 시작하며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Q. ‘김과장’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후속작품으로 ‘수상한 파트너’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동하:
저는 항상 연기 이전에 현장의 분위기가 즐겁고 좋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짜증이 없는, 즐거운 촬영장에서 해야 비로소 즐거운 거라 생각하죠. ‘수상한 파트너’는 현장 분위기도 좋았고, 감독님이 제 이전 작품을 보고 좋게 말씀을 해주셨어요. 작가님은 제가 출연한 작품을 많이 보셔서 제게 꼭 맞는 옷을 입혀주실 수가 있으셨죠.

▲동하(사진=고아라 기자 iknow@)
▲동하(사진=고아라 기자 iknow@)

Q. 후반부에는 정현수 캐릭터의 반전이 나오죠. 그동안 성폭행 사건에 가담한 친구들을 단죄해왔지만, 결국은 그들 무리에 섞인 방관자였어요. 이런 반전을 알고 있었나요?
동하:
처음부터 모든 반전을 알지는 못 했어요. 살인범인 건 알고 있었죠. 좋아하는 여자가 누군지는 몰라도, 강간·살해한 가해자를 상대로 복수를 하는 걸로만 알고 있었어요. 이외의 내용은 저도 나중에 따로 들었어요.

Q. 정현수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연기가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배우 본인은 정현수라는 캐릭터를 어떤 식으로 이해했나요.
동하:
사실 정현수는 사이코패스보다는 소시오패스에 가깝다고 생각하거든요. 상대방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모르는 사람은 절대 아니에요. 면접을 보고 택배기사로 근무한 거잖아요.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가질 줄 아는 사람인 거예요. 초반에 은봉희, 노지욱과도 문제없이 대화를 할 수 있었잖아요.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인 거죠.
하지만 자신의 감정적인 이유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살인을 저질러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강간 살해당했는데도 가해자가 잘 살고 있으니 자신이 직접 나서서 응징한다는 게 정현수인데, 사실 피의자를 죽여 버리고 싶다고 생각할 순 있어도 그걸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정현수를 사이코패스는 절대 아니고, 소시오패스라고 생각했어요.

Q. ‘수상한 파트너’의 전체만 봤을 땐 해피엔딩이지만, 정현수는 무기징역이라는 벌을 받았어요. 결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권선징악 결말이지만 정현수 개인에게는 불행일 텐데요.
동하:
개인적으로는 작가님이 쓰신 거니까 만족스럽고 좋아요. 정현수라는 인물을 잘 그려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그리고 저는 정현수가 오히려 자살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복수를 위해 시작한 살인인데, 자신도 결국 그 복수의 대상이었던 거잖아요. 자기 자신을 죽일 수도 있었던 거죠.

▲동하(사진=고아라 기자 iknow@)
▲동하(사진=고아라 기자 iknow@)

Q. 감정의 소모도 많고 여러모로 강렬한 캐릭터였던 만큼 후유증이 남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지금 이야기하는 모습도 보면, 정현수 캐릭터에 깊게 몰입한 느낌이 나거든요.
동하:
사실 지금도 너무 힘들어요. 이렇게 깊게 들어간 작품은 처음인 것 같아요. 사실 시청자들을 속이는 게 아닌 공감시켜야하는데, 시청자에 진심으로 다가가려면 저도 진심이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전 극 중 캐릭터와 인물, 그가 처한 입장을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하거든요. 하지만 살인은 어떻게 해도 정당화가 안 되는 거잖아요. 아무리 생각해도 정현수가 이해가 안 돼서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긴 게 정현수고, 그래서 그걸 정당화시켰어야했으니까요. 그래서 나중에는 합리화시키고 억지로라도 정당화시켰어요. 작품을 하면서 ‘나 같아도 그렇게 했겠다’고 생각을 해서, 사실 많이 힘들어요.

Q. 고뇌의 과정을 거쳤다는 게 여실히 느껴지네요. 그렇게 어렵게 몰입한 만큼 이번 연기에 어느 정도의 만족감을 느꼈는지도 궁금해요. 시청자들의 반응은 정말 폭발적이었는데.
동하:
모르겠어요. 아쉬운 게 너무 많거든요. 만족스러운 장면도 없었고요. 좀 더 표현되면 좋겠다고 싶은 게 많았지만 제약 또한 많았어요. 사실 저는 어떤 장면이 됐든지 간에 강한 임팩트를 주고 싶거든요. 하지만 그 어떤 표현도 할 수 없었어요. 어떤 표정이나 감정이 나타나면 너무 ‘오버’스럽게 되는 거니까요.

Q.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가령, 디테일이라던가. 말을 할수록 감정이 실려서 고조되는 어투를 썼다던가 하는 포인트들이 있잖아요.
동하:
디테일적인 부분 중에는 결벽증이나 강박증을 신경 썼어요. 걸음걸이부터 소품 정렬까지 모든 걸 체크했죠. 극 중 정현수가 집 안에서 체포되는 장면에서 검사 및 조사관들에게 신발을 벗고 들어오라고 한 건 애드리브였어요(웃음).

Q. 지창욱과 대립하는 장면이 많았어요. 현장에서 어떤 식으로 합을 주고받았는지가 궁금해요. 대화로도 대립했지만 액션을 주고받는 장면도 종종 있었죠.
동하:
지창욱 형은 정말 최고예요. 정말 좋아요. 그냥 믿음이 가요. 그리고 희한하게도, 굳이 합을 자세히 맞추지 않아도 그냥 다 맞는 거예요. 형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고, 연기적으로 에너지도 많이 주고받았죠. 그러니 자연히 둘 사이의 그림이 재밌어진 것 같아요. 화나서 와도 지창욱 형이 웃으면 저도 웃어야겠다고 생각됐고, 감정이나 액션 등 모든 호흡이 정말 좋았어요.

Q. 연기적으로 잘 맞은 만큼 친분도 꽤 생겼을지 궁금하네요(웃음).
동하:
사적으로 다가가지는 못 했어요. 극 중 대립하는 사이인 만큼 선을 지켰거든요. 종방연 때나 겨우 이야기를 나눴죠. 그런데 지창욱 형도 저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해서 정말 신기했어요. 다음에 또 한 번 같이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나눴죠. 지창욱 형도 정말 재밌고 행복했다고 하더라고요. 훈훈하게 잘 마무리됐어요(웃음).

▲동하(사진=고아라 기자 iknow@)
▲동하(사진=고아라 기자 iknow@)

Q. 조금 예전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연기를 시작하게 된 최초의 계기는 뭐였나요?
동하:
13년 전, 그러니까 제가 14살 때 처음으로 친구들과 영화관을 가서 ‘아라한 장풍 대작전’을 봤어요. 제 인생의 첫 영화인 거죠. 그때 류승범 선배님의 액션이 너무 멋있었어요. 전율을 느낄 정도였는데, 주위를 돌아보니 다른 관객들도 모두 같은 표정이었죠. 저도 저런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때부터 배우를 꿈꾸게 됐어요.

Q. 데뷔는 2009년이지만 주목받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어요. 무명이었던 기간이 길었는데, 그럼에도 연기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해요. 대부분의 배우 지망생들이 무너지는 시기가 바로 끝이 안 보이는 무명기간이기도 하잖아요. 무엇이 동하를 붙잡게 한 걸까요.
동하: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신인이든 그렇지 않든, 무명이든 유명이든, 결국은 배우인 거잖아요. 앞에 붙는 수식어가 도대체 왜 중요할까요? 사실 힘들면 포기라는 단어는 자연히 따라오기 마련인데, 전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마음을 먹은 거고, 어디든 연기는 계속 하고 있었으니까요. 버티는 것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이름을 알아주던 그렇지 않던 간에 제가 행복한 걸 하고 있으니 전 계속 행복했죠.

Q.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동하:
있었죠. 그것도 아주 많이, 심했죠(웃음). 제가 목포에서 태어나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어머니가 절 공부시키기 위해 상경하신 거예요. 그랬는데 제가 연기를 한다고 했으니 당연히 반대가 크셨죠. 정말 단 1원도 지원 안 해주셨어요. 그래서 중학생 때 아르바이트로 연기 학원비를 마련했죠. 아, 물론 지금은 제가 연기를 하는 걸 정말 좋아하세요.

Q. 극 중 배역이 아닌, 원래의 성격은 어떤 편인가요.
동하:
활발하고 친구들과 수다 떠는 걸 좋아해요.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하죠.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장르를 좋아해서 자주 봐요. 하지만 작품을 보면서 몰입은 잘 못하는 편이죠. 제가 연기를 하다 보니 장면 속 카메라 워킹과 조명 같은 전체적인 걸 보게 되더라고요. ‘감정을 잘 표현하네’, ‘조명이 예술이네’ 하는 생각을 하면서 봐요. 징그러운 장면이 나와도 ‘어쩜 저렇게 가짜를 잘 만들어놨담’이라고 생각하고요(웃음).

▲동하(사진=고아라 기자 iknow@)
▲동하(사진=고아라 기자 iknow@)

Q. 앞서 연기를 시작한 계기로 류승범의 액션을 꼽았어요. 그렇다면, 배우가 된 만큼 출연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요?
동하:
음, 글쎄요. 저는 그냥 연기가 좋아서 하는 거라 장르는 크게 상관없어요. 저는 캐릭터를 분석하고 표현한 걸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에 흥미를 느끼거든요. 시청자 분들의 반응이나 현장 반응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니까요. 그래서 저는 장르나 캐릭터 중 어떤 걸 하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에요. 연기라면 다른 건 별로 상관없어요.

Q. 올 봄엔 ‘김과장’ 속 멍석이로 사랑 받고, ‘수상한 파트너’를 통해서는 시청자들에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겼어요. 알차게 보낸 상반기, 배우 동하에게는 어떤 시간이었나요?
동하:
바쁘게 지낸 시간이죠. 하하. 정신없이, 일거리 안 끊기며 바삐 보냈어요. 이런 날이 내 인생에 또 올까 싶죠.

Q. 그렇다면, 올 하반기는 어떻게 보내고 싶나요.
동하:
바쁘고 보내고 싶죠(웃음). 정현수 캐릭터를 완벽히 벗어나면 더 좋은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요.

Q. 신인상 욕심은 없나요(웃음).
동하:
욕심은 정말 없어요. 하지만 주신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하하. 하지만 그런 걸 바라고 연기를 시작한 건 아니니까요. 휴, 말만 해도 민망하고 쑥스럽네요(웃음).

Q. 이제 모든 일정을 마치면 어떤 일상을 보낼 생각일까요.
동하:
작품도 끝났으니, 해외여행도 가고 싶고 낚시도 가고 싶어요. 낚시가 취미인 건 아닌데 낚시를 하며 여러 생각을 해보고 싶거든요.

김예슬 기자 yey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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