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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호소다 마모루 “‘미래의 미라이’, ‘나는 누구인가’ 생각해볼 영화”

[비즈엔터 이주희 기자]

(사진=얼리버드픽쳐스)
(사진=얼리버드픽쳐스)

‘시간을 달리는 소녀’ ‘늑대아이’ ‘괴물의 아이’ 등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판타지적인 요소로 가족과 우정ㆍ사랑을 그려내 왔다. 이런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 ‘미래의 미라이’ 역시 판타지를 통해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

‘미래의 미라이’는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쿤’이 여동생 ‘미라이’가 생긴 후 달라진 변화를 느끼는 가운데, 미래에서 온 동생 ‘미라이’를 만나게 되고, 시공간을 초월한 여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제71회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고, 제76회 골든글로브 장편애니메이션상 노미네이트되는 등 전세계에서 관심을 받는 와중에도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지난해 10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데 이어 개봉에 맞춰 또 한 번 한국을 찾았다.

“한편의 작품으로 두 번이나 초청받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부산에서도 GV를 했었고, 서울에서도 극장을 찾았는데, 한국 관객분들은 영화를 열심히 보시고 본질적인 질문을 해주신다. 대화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어 즐겁다.”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일본에서의 제목은 ‘미라이노 미라이(未来のミライ)’로, ‘미래(일본어 발음으로 미라이)’라는 단어를 두 번 사용했다. ‘미라이(동생 이름)의 훗날’, 혹은 ‘훗날의 훗날’ 등 중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상징적인 제목을 통해 감독이 표현하려고 한 것은 무엇일까.

“작은 집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일을 그려냄으로써 우리가 느끼고 있는 사회는 무엇인가, 가치관은 무엇인지, 그러한 사회와 가치관이 미래에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나의 궁금증이 담겨 있다. 아이를 빌어서 내 생각을 말하고자 했다.”

중의적 의미를 가진 제목처럼 ‘미래의 미라이’는 주인공과 동생의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과거와 미래로 무한 확장된다. 주인공 쿤은 중학생이 된 미라이를 만나기도 하고, 증조할아버지의 청년 시절을 보기도 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도 타임리프를 선보였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다시 한 번 타임리프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후회에 대한 감정”이었다.

“타임리프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끝내고 나서 생각하니 그 영화는 후회에 관한 영화다 싶었다. ‘그때 이렇게 했으면 좋았겠다’ 싶은 마음이 들어간 거다, 살면서 후회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타임리프는 그저 판타지가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후회의 감정으로 관객들이 좋아해주셨던 거 같다. 당시에 프로모션 차 미국 저널리스트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왜 주인공이 타임리프 능력이 있으면서 일주일 사이로만 왔다갔다 하냐고 묻더라. 자기는 백악기나 1000년 뒤 미래로 갈 거라고. 그때 나는 ‘이 인간은 아무 것도 모르는구나’ 싶었다.(웃음) 타임리프를 한다면 나와 아무 상관도 없는 시대로 가는 게 아니라 내 후회를 청산할 수 있는 때로 가게 되지 않을까. 내게 타임리프 능력이 생긴다면 우리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로 돌아가고 싶다. 그때 하지 못했던 행동이나 말을 해보고 싶다. 그것을 해야만 내 인생이 완결될 것 같으니까.”

(사진=얼리버드픽쳐스)
(사진=얼리버드픽쳐스)

‘미래의 미라이’는 100년 이상의 세월을 넘나들며 많은 등장인물들 속에서 거대한 시공간의 흐름을 그려낸다. 그리고 가상과 현실의 공간도 넘나든다. 실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딸과 강아지, 그리고 아내의 할아버지 등은 ‘미래의 미라이’ 속 캐릭터의 모델로 재탄생되었다.

“외삼촌 등 쿤이가 외가 식구들만 만나는 이유는 우리 식구들이 모델이기 때문이다. 아내 부모님은 살아계시지만 내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셔서 우리 아이들은 친할머니를 잘 모른다. 극중 증조외할아버지의 젊은 시절도 나오는데, 실제 내 아이의 증조외할아버지가 영화 만들 때쯤에 돌아가셨다. 극중 증조외할아버지가 쿤이에게 자전거를 알려주는 것처럼 더 오래 사셨으면 ‘우리 아이들에게도 더 많은 것을 알려주셨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렸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쯤에는 다른 사람이 아닌 주인공 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신칸센 기차역에서 가족을 잃고 미아가 된 쿤의 에피소드. “자신을 잃어버리셨군요. 그렇다면 자신을 중명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역장의 말은 관객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 장면은 정말 좋은 신이라고 생각하고 그렸다. 누군가가 미아가 된다는 것은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지만, 그것이 매우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살아가면서 늘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그 답을 얻는 사람도 있을 거고, 평생 얻지 못 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어린이용 작품이라기보다 ‘나는 누구인가’ ‘본인의 삶에서 무엇을 추구해야하는가’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는 ‘누군가의 정체성이라는 것은 가족에게 근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라는 말을 하고 있다. 쿤이가 여행을 계속 하면서 미라이가 자신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제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사진=얼리버드픽쳐스)
(사진=얼리버드픽쳐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미래의 미라이’를 통해 가족의 이야기를 한 것은 지난해 제71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수상한 일본 영화 ‘어느 가족’(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을 떠올리게 한다. 이웃나라 일본의 거장인 두 사람이 가족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는 것은 일본 역시 가족의 형태에 대한 고민이 많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과는 개인적으로 만나기도 하는데, 내가 고레에다 감독님과 친할 수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일본의 가족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동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둘 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라는 고민을 한다. 현재 일본의 가족은 변화의 중간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바깥에서 일을 하고 어머니는 집에서 일하는 것이 전통적 형태였다면, 이제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 가족의 형태는 근대화의 산물이었다. 이제는 사회가 규정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형태를 모색해서 본인들이 정해서 살아야 한다. 이 변화의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해가 지금 사회의 과제다. 나도 늘 새로운 가족 형태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은 일본뿐만 아니라 전세계 공통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칸영화제에서도 영화를 즐겨주신 것 같다.”

그렇다면 애니메이션이라는 특별한 형태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온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내다보는 미래는 어떨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그려낼 그림은 일본, 그리고 전 세계 애니메이션의 미래가 될 것이기에 그의 행보에 대한 기대가 모아진다.

“애니메이션이란 가능성이 크고 표현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장르다. 지금까지 일본 애니는 애니메이션 팬과 어린이를 위해 한정된 범위 속에 만들어지면서 발전해 왔다. 하지만 그 틀을 벗어나 더 큰 주제, 다양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장르를 뛰어넘어 일반 관객도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기다리고 있다.”

이주희 기자 jhyma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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