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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영화] ‘기묘한 가족’, 지금까지 이런 좀비물은 없었다

[비즈엔터 이주희 기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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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좀비물은 흔한 장르는 아니다. 할리우드에서는 좀비 영화의 시작점인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부터 좀비 블록버스터 ‘28일 후’(2003) ‘월드워Z’(2013), B급 좀비 영화인 ‘좀비랜드’(2009), 좀비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웜 바디스’(2013)까지 다양한 장르의 좀비물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존재 자체가 희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웃집좀비’(2010), ‘신촌좀비만화’(2014) 등이 있긴 했지만 여러 명의 감독들이 단편으로 만든 후 옴니버스로 묶어낸 실험적인 영화였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상업영화로 등장한 것이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2016)이었다. 불과 3년 전인 당시만 해도 ‘부산행’을 통해 처음으로 좀비물을 봤다는 사람이 많을 만큼 좀비물은 익숙하지 않았던 장르 영화였던 것이다. ‘부산행’이 천만영화에 등극한 데 이어 ‘창궐’(2018)과 ‘킹덤’(2019) 등이 만들어지면서 좀비물은 점점 대중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엔 낭만 좀비다. ‘기묘한 가족’(감독 이민재)은 반반한 외모에 말귀 알아듣는 ‘쫑비’(정가람 분)를 우연히 알게 된 한 가족이 저마다의 속셈으로 패밀리 비즈니스를 꿈꾸면서 펼쳐지는 좌충우돌 코미디 영화다.

전통적으로 좀비물은 공포영화의 하위 장르로서 ‘부산행’ ‘창궐’ ‘킹덤’처럼 재난영화로 다뤄지곤 한다. 좀비는 극중 주인공이 싸워야 하는 적(다른 드라마에선 악역이 당위성을 가져야 하나, 좀비는 왜 적인지 설명할 필요도 없다. 좀비에게 물리면 좀비가 된다는 설정만으로 좀비는 적이 된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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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 ‘기묘한 가족’은 블록버스터 좀비물이 아닌 코미디 농촌극으로 풀어냈다. 한국 상업영화에서 B급 좀비물은 ‘기묘한 가족’이 처음으로, ‘부산행’ 이후 불과 3년 만에 좀비물을 빠르게 우리나라화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핵심 캐릭터인 좀비의 이름은 쫑비. 쫑비를 자기 가족 중 막내아들쯤으로 여기는 가족의 애정(?)이 담긴 이름이다. 쫑비는 다른 좀비들처럼 무시무시하게 살을 물어뜯는 대신, 자판기처럼 손님을 한 명씩 맞이하고 케첩이 뿌려진 팔을 ‘앙’ 문다. 인간의 뇌 대신 양배추, 피 대신 케첩을 좋아한다는 설정만으로도 캐릭터는 귀여워진다. 동네 아이들에게 놀림 받거나 개와 싸우다가 쫓기기도 한다.

여기에 쫑비와 함께 황당한 일을 벌이는 가족은 더욱 기묘하다. “난 말여, 쟤 처음 봤을 때부터 느낌이 빡 왔어”라며 집안에 좀비를 데려오는 가장 만덕(박인환 분)부터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와 차진 욕이 매력 포인트인 주유소집 장남 준걸(정재영 분). 만삭의 몸으로 집안을 이끄는 첫째 며느리 남주(엄지원 분), 쫑비를 누구보다 가장 아끼는 막내 딸 해걸(이수경 분)까지, 이 기묘한 가족은 좀비인 쫑비와 가족애 및 로맨스라는 독특한 관계성을 가지고 극을 예상치 못한 곳으로 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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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좀비가 무엇인지 모르는 가족들이 둘째 아들 민걸(김남길 분)을 중심으로 좀비에 대해 직접적으로 공부를 한다는 점은 이 영화의 B급 정서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다른 좀비물에서 주인공들이 좀비를 보고 당황하고 그들을 피하기 위해 도망가는데 바쁘다면, 이들은 친절하게 좀비를 공부한 후 관객들에게 좀비의 특징을 알려준다. 이들이 좀비를 공부하기 위해 선택한 건 우리나라 대표 좀비 영화인 ‘부산행’, 다른 좀비 영화를 극 안에서 보여주고 관객에게 좀비를 설명한다는 과감한 시도가 인상적이다.

'좀비에게 물리면 좀비가 된다'는 기본 설정은 있어야 하기에 극의 절정 단계에서 시골 마을은 난장판이 되고, 잔인한 장면도 나온다. 그러나 관객이 놀라려고 하는 순간, 바로 모자이크 처리가 등장하며 코미디로 전환되어 관객은 다시 한 번 폭소하게 된다.

물론 모자이크를 비롯해 쫑비가 차에 치어 몇 미터를 날아가는 등 신인 감독의 패기가 느껴지는 여러 만화적인 시퀀스들이 무리수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어떤 상업영화의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움과 낭만이 느껴지기에 ‘기묘한 가족’은 더욱 특별해진다.

좀비 농촌 활극이란 장르를 확장한 ‘기묘한 가족’이 과연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는 가운데, ‘기묘한 가족’은 적어도 그동안 공포 때문에 좀비물을 보지 못했던 관객들이 쉽게 입문할 수 있는 한국형 코미디 좀비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희 기자 jhyma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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