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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특선영화] 터널, 결말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다…한국 사회 단면 풍자

[비즈엔터 홍지훈 기자]

▲'터널' 하정우(사진제공=쇼박스)
▲'터널' 하정우(사진제공=쇼박스)
하정우 주연 영화 '터널'이 안방극장에 펼쳐진다.

SBS는 17일 오후 12시45분 특선영화 '터널'을 편성했다.

영화 '터널'은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리얼 재난 영화다.

자동차 영업대리점의 과장 정수(하정우), 큰 계약 건을 앞두고 들뜬 기분으로 집으로 가던 중 갑자기 무너져 내린 터널 안에 홀로 갇히고 만다. 눈에 보이는 것은 거대한 콘크리트 잔해뿐. 그가 가진 것은 78% 남은 배터리의 휴대폰과 생수 두 병, 그리고 딸의 생일 케이크가 전부다. 구조대는 오늘도 터널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대형 터널 붕괴 사고 소식에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정부는 긴급하게 사고 대책반을 꾸린다. 사고 대책반의 구조대장 대경(오달수)은 꽉 막혀버린 터널에 진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지만 구조는 더디게만 진행된다.

'터널'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인물이 예기치 못한 재난에 처하게 되는 모습을 통해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공감을 주며 관객들을 하나로 만들어버린다. 터널 안에 갇힌 ‘정수’는 우리의 친구이자 오빠이고 남편이며 우리 자신일 수도 있다. 누군가가 꽉 막혀버린 저 거대한 돌덩이를 치우고 들어오기 전까지 ‘정수’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살아남는 것, 하나뿐이다.

터널 안 ‘정수’가 구해주겠다는 말을 믿고 버티고 있는 동안, ‘정수’의 구조를 둘러싼 터널 밖의 상황은 한국 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마치 우리의 현실을 투영하는 듯하다. 특종, 단독 보도에 혈안이 된 언론들과 부실 공사로 물의를 일으킨 시공 업체, 그리고 실질적인 구조는 뒷전인 채 윗선에 보고하기 급급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까지, 현실 세태를 리얼하게 풍자한 스크린 속 모습은 씁쓸한 웃음과 답답함을 자아낸다.

또한 제대로 된 대처 매뉴얼 없이 우왕좌왕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터널 밖 사람들의 모습은 터널 안에서 1년 같은 1분을 견디며 생사를 다투고 있는 ‘정수’와 극명하게 대조되며 보는 이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별다른 성과 없이 지지부진한 날들이 이어질수록 터널 안에 갇힌 ‘정수’에게 점점 무관심 해지는 국민들의 반응 역시 낯설지 않다.

김성훈 감독,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 정석용, 박혁권, 남지현, 신정근, 유승목, 조현철, 이철민 등이 출연했다. 2016년 개봉.

홍지훈 기자 hjh@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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