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비즈엔터 상단 메뉴

비즈엔터

[뮤직로그] 엠버와 헤드윅, 경계 위에 선 두 인간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엠버 '온 마이 온' 음반 커버(사진=SM엔터테인먼트)
▲엠버 '온 마이 온' 음반 커버(사진=SM엔터테인먼트)
*이 글에는 뮤지컬 ‘헤드윅’의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지난 18일 발매된 걸그룹 에프엑스 엠버의 솔로 음반 타이틀은 ‘온 마이 온(On My Own)’이다. 이 음반 커버에는, 그러나 타이틀보다 더욱 큰 글씨로 ‘크로싱(Crossing)’이라는 단어가 쓰여 있다. 우리말로 옮기면 ‘건널목’이라는 뜻. 한편, 지난달 SM스테이션을 통해 발표했던 자작곡의 제목은 ‘보더스(Borders)’, 즉 경계선들이었다. 경계선을 무너뜨린 엠버는, 지금 새로운 건널목에 도달했다.

‘경계’라고 하니 떠오르는 작품이 하나 있다. 뮤지컬 ‘헤드윅’이다. ‘헤드윅’은 하나의 성(性)에 소속되길 강요받던 트랜스젠더 헤드윅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극의 시작을 알리는 ‘테어 미 다운(Tear Me Down)’은 그러한 사회의 시선에 통렬한 반격을 가하는 곡이다. “헤드윅은 지금 경계선 위에 서있습니다”는 이츠학의 말을 받아, 헤드윅은 “날 부숴보겠다고? 어디 한 번 해 봐!”라고 도발한다.

엠버 역시 사람들이 그어놓은 경계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나는 나대로 살겠다. 사람들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답다”(Mnet ‘네가지쇼’)는 다짐에도 불구하고, 엠버를 하나의 경계 안으로 포함시키려는 노력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어떤 TV프로그램에서는 엠버에게 가발을 씌우며 “알고 보면 엠버도 예쁘다”고 말한다. 그가 이성을 대할 때 수줍어하는 모습을 부각시키며 “알고 보면 엠버도 여성스럽다”고 표현하는 매체도 다수다.

▲엠버 '보더스' MV(사진=SM엔터테인먼트)
▲엠버 '보더스' MV(사진=SM엔터테인먼트)

“‘너는 언제 여자처럼 할 거야?’ 저는 여자에요. 여자는 원하는 스타일대로 사는 거예요. 이런 거 그만합시다. (‘So, when are you gonna be a girl?’ I am a girl. A girl can be who she wants. I'm just saying. Let's be a little more open minded here.)

엠버가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이 짧은 글은 ‘헤드윅’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헤드윅은 자신이 그토록 핍박하던 이츠학에게 가발을 건네고, 드래그 퀸(여장 남자) 차림을 허락한다. 여자가 되고 싶어 하던 이츠학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경계 위에 선 두 사람은 놀랍게도 같은 이야기를 꺼낸다. 헤드윅은 객석을 향해 “지지 마라. 포기 마라”(‘미드나잇 래디오’)고 외치고, 엠버는 SNS에 “절대 자기 자신한테 포기하지 말아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보더스’를 통해 “똑바로 서. 너의 길을 위해 싸워. 한계를 넘어(Stand up straight, fight your way, though the borders)”라고 독려하기도 하고, ‘온 마이 온’에서는 스스로의 외로움과 고난을 다독이며 희망을 불어넣는다.

사회가 ‘통념’이라는 미명 하에 그어 놓은 경계선. 엠버는 그것을 무너뜨리고 건널목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엠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온전한 나’이다. 헤드윅이 지지 않고 포기 않는 투쟁으로 얻은 것 또한 마찬가지. 그리고 그들이, 이제 당신에게 말을 건다. “언제나 자기 자신이 되세요. 자기 자신에게 진정 진실하게 사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입니다”(엠버 SNS)라고.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저작권자 © 비즈엔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bizenter.co.kr

실시간 관심기사

댓글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