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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의 올댓이즈] 정우성 씨는 얼굴보다 뇌가 더 섹시하군요

[비즈엔터 정시우 기자]

▲정우성(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정우성(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영화 ‘더 킹’에서 고시생 박태수(조인성)는 TV뉴스에 나오는 검사 한강식(정우성)의 활약을 보며 생각한다. “아, 한강식처럼 힘 있는 검사가 돼서 TV에 나오고 싶다.” 순간 이것은, 조인성의 메소드 연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아주 오래 전, 정우성이 출연하는 ‘아스팔트의 사나이’를 보며 “정우성처럼 멋지게 TV에 나오고 싶다”고 다짐했던 이 배우의 진심이 태수에게 고스란히 투영돼 자연스럽게 발화됐으리라고.

비단 조인성 뿐일까. 정우성은 남녀를 불문하고, 바라만 봐도 환호를 내지르게 하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 어떤 순간에 정지화면 버튼을 눌러도 그것이 곧 그림이 되는 아름다운 피사체. 영화 ‘비트’와 ‘태양은 없다’를 거치며 정우성은 청춘의 표상이 됐고, 우상이 됐고, 쉽게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어떤 존재가 됐다.

그러나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청춘’은 흘러간다. 청춘을 이야기 할 때 자주 호출되는 제임스 딘은 가장 아름답게 만개한 순간 낙화해 전설이 됐지만, 정우성은 청춘의 터널을 뚫고 나와 40대의 남자가 됐다. 눈여겨 볼 것은 그가 어떤 40대가 되었는가다. 정우성은 찬란한 청춘의 시기와 자신을 가두고 있는 커다란 이미지에 격렬히 저항하는 시간을 지나, 이제 충무로의 든든한 허리로 사랑받는 현재진행형의 배우가 됐다. 나는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더 힘들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정우성이 멋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고, 고이지 않고, 그렇게 흘러가고 있으므로.

▲'비트' 정우성
▲'비트' 정우성

언젠가 만난 정우성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20대는 어떤 체계나 현실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나이고, 30대는 어느 정도 방관을 해도 되는 나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40대는 선배잖아요. 선배는 불만을 이야기해서는 안 돼요. 이미 그 시간을 경험했으니 불만이 있으면 바꾸려고 행동을 해야 합니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느덧 내가 어른의 나이가 됐네. 어릴 때의 나는 사회에 많은 불만을 지껄였는데, 지금 내 나이 때에는 뭘 해야 하는 거지?’ 결국 실천이더라고요. 선배 입장에서 잘못된 것들을 바꿔가는 행동을 해야 할 때란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그는 제작사 ‘더블유 팩토리’를 설립,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를 제작했다. 인기를 위해서도, 돈을 위해서도 아니었다. 후배 영화인인 이윤정 감독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선배로서의 마음이 그를 움직였다. UN 난민 홍보대사 활동은 그런 그의 관심이 보다 방대하게 뻗어나간 경우다.

시간은 그에게 ‘여유’라는 선물을 안겼다. 이 남자는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외모 찬양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받아치며 오히려 편안하게 즐긴다. 잘생긴 외모가 연기의 장애물이라 발언하는 식상함이 없어 오히려 매력적이다. “정우성은 말이에요~” 스스로를 3인칭화 해서 표현해도 밉기는커녕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남자. 분위기를 유들유들하게 조율할 줄 아는, 의외의 ‘흥부자’.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그가 지닌 생각들이다. 그는 권력 앞에 비굴하지 않고, 불필요한 자존심과 손잡지 않으며, 자신의 체면을 위해 타인을 누르지 않는다. “주위에 폐 끼치는 걸 꺼린다” “어린 스태프 앞에서도 예의를 갖춘다” “그 얼굴에 인성도 최고이니, 자괴감이 들 정도”라는 영화인들의 그를 향한 평가가 굳이 없더라도, 알 수 있는 기회는 많다.

(사진=NEW 제공)
(사진=NEW 제공)

자신의 사랑이 하루아침에 전국민의 스캔들로 전락했을 때, ‘무릎팍 도사’에서 상대를 위해 끝까지 배려를 놓지 않으며 ‘엑스(ex) 남자친구’의 좋은 예를 보여준 매너남. 담배 피우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청춘들이 “와~!” 탄성 지르는 걸 확인 한 후, 주변에 미치는 파급력을 생각해 악을 대변하는 조직폭력배 역할은 지양해 왔던 품성의 스타. “어린 시절은 불우한 기억이지 불행했던 기억은 아니에요. 그때 세상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어요. 그게 그 시절의 나를 움직이는 힘이었죠”라고 말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낭만주의자. 최근 시국과 관련해 신념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은 세상이니까 당연한 걸 당연하게 더 얘기해야 해요”

언제부터인가 그의 말과 행동은 그의 외모만큼이나 강력해지고 있다. 그의 말은 쉽게 흩어지지 않는다. 사색과 달변, 유희가 공존한다. 말을 잘 하는 사람을 만나면 탄식을 하게 된다. 말을 잘하는데 생각도 알찬 사람을 만나면 마음을 빼앗긴다. 말을 잘 하고 생각이 좋은데 거기에 얼굴까지 빈틈없는 사람을 만나면 기어코 조물주를 호출하게 된다. “신은 공평하지 않군요!” 그러니까, 정우성은 인간은 평등하다, 는 명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하는 존재다.

정우성은 오랜 시간 ‘청춘의 아이콘’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중년의 아이콘’으로도 불리게 될 게다. 멋있게 나이 먹는 남자의 표본으로. 그렇게 그는 또 한 번 모두의 우상이 돼 가고 있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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