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①에서 계속
'정년이' 속 윤정년과 홍주란처럼, 김태리와 우다비는 촬영장에서 서로에게 큰 힘이 됐다. 앞서 김태리는 드라마 종영 소감을 통해 "우다비는 사랑스러운 얼굴로 늘 정년이 편이라고 눈으로 말해줬다"라고 말한 바 있다. 우다비는 "김태리 언니는 신인인 내게 꿈과 같은 선배"라고 말했다.
"언니는 항상 전체적인 그림을 보더라고요. 저도 '정년이'를 하면서 작품 전체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또 기억에 남는 건 정년이가 떡목이 되는 장면을 언니가 정말 섬세하고 길게 찍었어요. 체감상 50번은 되는 것 같은데, 모든 컷에 항상 진심을 다하더라고요. 진짜 정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 역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허영서 역의 신예은은 우다비와 안양예술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다. 학창시절에는 멀리서 동경하는 선배였던 신예은과 한 작품을 하게 됐다는 것이 우다비에겐 남다르게 다가왔다.
"예은 언니와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까워졌어요. 특히 영서와 주란의 관계를 연기하면서 서로의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 많았는데, 그러면서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학교 다닐 땐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선배였는데, '정년이'를 하면선 허당같은 모습으로 먼저 다가와 줬어요. 하하."
단역부터 배우 생활을 시작했던 우다비는 '정년이'를 통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확장했다. 그는 데뷔 초 연기에 대한 확신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가는 배우로 성장했다.
"데뷔 초에는 배우로서 뚜렷한 목적이 없었어요. 그저 흘러가는 대로 지냈어요. 그래서 연기를 계속 하는 것에 대해 확신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정년이'는 그런 제게 연기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였어요. 홍주란을 연기하면서 내 안에 맑고 순수한 면이 있다는 걸 새롭게 알게 됐어요."
특히 우다비는 변화무쌍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연기했던 캐릭터가 인간 '우다비'를 완성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더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며, '정년이' 홍주란이 그랬던 것처럼 우다비만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계단식 성장을 이뤄왔던 그에게 데뷔 초로 돌아가 자신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할 건지 묻지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본명 우다비 말고 다른 이름을 쓰라고 하고 싶어요. 하하. 특이한 이름은 한눈에 기억되기도 하지만, 독특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부담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이제는 우다비란 이름이 제 정체성이라는 생각을 해요. 지금은 제 이름을 정말 아끼고 있습니다."
배우로서의 삶이 바쁜 가운데, 우다비는 소소한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고 있다. 목공 영상을 보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요리를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시간이 그에게는 소중하다.
"최근엔 목공 영상 보는 것에 꽂혔어요. 나무를 다루는 섬세한 손길이 저를 집중하게 만들어주거든요. 또 요리를 하면서 새로운 맛을 시도할 때 얻는 즐거움도 커요. 그런 소소한 순간들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우다비는 장국영처럼 존재만으로도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어떤 캐릭터든 잘 소화할 수 있는 배우, 우다비라는 이름보다 맡은 역할로 자주 기억되는 배우가 되는 것이 우다비의 목표다. 특별한 이름만큼이나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우다비의 날갯짓은 지금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