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14일 방송되는 EBS '명의-걸어서 집으로-척추·척수 종양’ 편에서는 척추·척수 종양의 증상, 종류, 치료법 등을 소개한다.
◆허리 통증? 디스크가 아닌 척추·척수 종양일 수도 있다
평소 허리와 목의 통증이 심해 디스크를 의심했던 60대 여성. 하지만 검사 결과, 뜻밖에도 목 안에서 척수 종양이 자라고 있었다. 디스크 증상과 비슷하지만, 실제 원인은 신경을 압박하는 종양이었다.
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한 척추·척수 종양, 이 둘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우선 디스크는 특정 자세나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며, 낮에는 통증이 더 강하고 밤에는 완화된다. 반면, 척수 종양은 움직임과 관계없이 지속적인 통증을 일으키며, 팔다리 전반에 저림과 감각 이상이 동반된다. 특히 밤에 누워 있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
발생 기간도 중요한 차이를 보인다. 디스크는 몇 주, 몇 달 내에 통증이 줄어드는 반면, 척수 종양은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악화되고 휴식으로도 완화되지 않는다. 혹시 한 달 이상 팔다리 힘이 빠지거나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척수 종양을 의심해 보자.

우리 몸의 기둥인 척추는 33개의 척추뼈와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척수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 종양이 생기면 감각과 운동 기능에 심각한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척추·척수 종양은 목부터 엉치뼈까지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으며,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척수 종양은 발생 부위에 따라 경막외 종양, 경막내 수외 종양, 척수 내 종양으로 구분된다. 또한 종양은 악성과 양성으로 나뉘는데 종양의 종류에 따라 증상과 치료 과정이 달라진다. 악성 종양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신경을 침범하고 사지 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 양성 종양은 악성 종양보다는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이지만, 방치하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제때 치료가 필요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종양의 크기가 커지고 신경을 압박하면, 신경학적 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척수 종양의 수술 결정은 환자와 외과 의사 모두에게 매우 어려운 결정이다. 수술 중 신경이 손상되면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추 부위에서 신경이 손상되면 사지마비뿐만 아니라 호흡 기능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호흡 근육이 마비되면 자가호흡이 어려워져 인공호흡기를 달고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양을 방치하면 점차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도 있다.
신경외과 김치헌 교수는 환자들이 다시 집과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치료를 늘 고민한다. 특히 지름 약 1cm의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가는 척수와 신경을 건드려야 하는 수술은 고도의 집중력과 풍부한 경험이 수술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수술 중 신경 기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신경감시 장치와 종양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초음파 등 의료기술의 발전이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고 있다.
◆신경 마비를 막으려면, 치료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1년에 평균 1mm씩 자라는 양성 종양은 초기에 발견하면 많은 경우 제거 수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신경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까지 손상될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 종양이 커지고 신경을 압박해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심한 경우 심각한 통증과 함께 온몸이 저려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악성 종양의 경우, 빠르게 자라며 다른 부위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가 지체되면 종양을 완치하거나 최소화한 수술을 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