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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아이유, 스타 너머의 아티스트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가수 아이유(사진=페이브엔터테인먼트)
▲가수 아이유(사진=페이브엔터테인먼트)

빙글빙글 돌아가는 전축을 등 뒤로 한 채 아이유가 수화기에 입을 가져다 댄다. 작게 움직이는 그의 입술 사이로 애틋한 고백이 흘러나온다.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 창 가까이 보낼게요.” 이 오래된 감성이 2017년의 청자를 울리는 것은 무슨 조화란 말인가. 아아, 아이유가 돌아왔다.

아이유는 지난 24일 정규 4집의 첫 번째 선공개곡 ‘밤편지’를 발표했다. 공개 직후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1위를 석권한 이 곡은 발매 일주일이 다 되어 가도록 1위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주 볼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가요계에서는 1년에 서너 번은 생기는 일이다. 올해만 해도 걸그룹 트와이스, 가수 에일리, 태연 등이 일주일 이상 차트 1위를 지켜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유의 사례가 특별하게 보이는 것은, 주인공이 아이유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좋은 날’의 메가 히트는 아이유에게 ‘국민 여동생’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세상의 근심 따윈 모르는 듯 호탕하게 웃다가도, 좋아하는 이성 앞에서는 수줍어할 줄 아는 소녀. ‘너랑 나’, ‘분홍신’, ‘마음’이 만들어준 이미지에 삼촌들과 오빠들은 열광했고 그래서 아이유의 열애 사실이 공개됐을 때에는 그에게 필요 이상의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다. 아 참. 성희롱에 가까운 기사와 댓글은 보너스.

▲가수 아이유(사진=로엔-페이브엔터테인먼트)
▲가수 아이유(사진=로엔-페이브엔터테인먼트)

아이유가 처음으로 프로듀싱을 맡은 ‘챗셔(Chat-shire)’ 음반은 그녀가 느끼는 자아와 대중이 기대하는 이미지가 충돌하는 장(場)이었다. 자신의 모습이 어느 쪽인지 “사실은 나도 몰라”라는 ‘스물 셋’의 고백은 당시 아이유가 느끼던 혼란을 솔직하게 담아낸 것이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거만하다고 평가했다. 아이유는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속 제제의 이중성을 빌려와 자신의 이야기를 했지만, 사람들은 아이유가 제제에게 망사 스타킹을 신겼다며 분개했다.

그 후 1년 6개월이 지나고 ‘밤편지’가 세상에 나왔다. 신기할 정도로 반응은 노래 자체에만 집중돼 있다. 열애와 결별 등의 가십이나 ‘챗셔’에 대한 논쟁은 놀랍도록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아이유가 누구와 사귀는지, 실제 아이유의 성격이 얼마나 괴팍하고 고약한지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울 테다. 하지만 사람들은 지금, 아이유를 씹어대는 것 대신 그녀의 노래에 귀 기울이는 쪽을 택했다. 지난 수 년 간 아이유는 톱스타이자 아티스트로 살았다. 하지만 아이유에 대한 설명을 이제는 ‘톱스타 너머의 아티스트’라고 재정의해도 될 것 같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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