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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청년경찰’ 강하늘, 청춘의 무게를 껴안다

[비즈엔터 라효진 기자]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많은 사람들이 배우 강하늘의 얼굴에서 청춘을 본다. 앳된 얼굴 덕에 유독 교복을 입었던 역할이 많기도 했다. 또 tvN ‘미생’ 속 비범한 듯 하면서도 가장 보통의 사회인이었던 장백기로 분한 그는 가장 실감나는 청춘을 그려낼 줄 아는 배우다. 영화 ‘쎄시봉’도, ‘동주’도 그러했다.

강하늘은 오는 8월9일 개봉되는 영화 ‘청년경찰’로 다시 한 번 이 시대 젊은이들의 초상을 그렸다. 과학고를 졸업했지만 대학까지 뻔한 엘리트 코스를 밟기 싫어 경찰대학교에 진학한 괴짜 희열 역을 맡았다. 경찰대 역시 젊은 인재들의 집합소지만, 세속적인 갈망 대신 사명감을 갖추지 않으면 쉽게 걸을 수 없는 진로다.

청춘, 강하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강하늘은 지난달 27일 비즈엔터와의 인터뷰에서 다소 낯선 경찰대생 역할을 고르게 된 까닭을 설명했다. 그저 대본이 재미있어서 ‘청년경찰’ 출연을 결정했다는 그는 공교롭게도 오는 9월 입대를 앞두고 있다. 사전체험을 하고 싶은 마음이 섞여 있지는 않았을까 궁금해졌다.

“대본을 읽으면서 그런 종류의 고민은 전혀 안 해봤어요. ‘청년경찰’을 촬영할 당시 입대에 대해서는 생각만 있었고 지원은 안 해 놓은 상태였거든요. 미리 체험해 보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은 안 했어요.”

그는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 전문특기병에 지원했다. MC승무헌병으로 복무하며 바이크를 몰고 요인 경호 등을 하게 된 그는 부러 힘든 복무처에 자원하게 된 배경을 묻자 ‘청춘의 아이콘’ 다운 답을 내놨다.

“안 힘든 데가 어딨겠어요. 굳이 힘든 곳을 가자고 생각했던 건 아니고요. 인생에 있어서 어차피 가야 하는 곳이라면 억지로 가고 싶지는 않아서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는, 제가 가고 싶은 곳을 택했죠. 걱정을 끼치는 것이 싫어서 바이크는 숨기면서 조용히 타 왔는데, 공공연히 알고들 계시더라고요.”

청춘의 이미지라 한다면 무모하더라도 일단 도전해 보는 정신이 먼저 떠오른다. 배우로서 한 작품 한 작품을 만나는 것이 무모한 도전이라고 말하면서도, 강하늘은 차비와 비상금 3000원만 들고 무작정 떠났던 10대의 경주 여행담을 풀어 놓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경주로 무전여행을 갔었어요. 지금까지도 큰 자양분이 되는 경험이죠. 가는 차비, 오는 차비에 비상금 3000원만 갖고 1주일을 머물렀어요. 경주에는 조그만 밭들이 많은데, 할머니들의 일을 도와드리고 밥도 얻어 먹고 잠도 얻어 잤어요. 하루는 정류장에서 노숙했던 적도 있죠.”

이처럼 건강하게 쌓아 올린 그의 청춘에서 가장 힘들었던 작품은 ‘동주’였다고. 강하늘은 체력적 어려움은 없었으나 정신적 고통이 가장 컸다며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회상했다. ‘동주’를 찍고 난 후 ‘행복하기 위해 산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된 것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도 고백했다. 영화 속에서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윤동주 시인을 연기한 그였지만, 관련 행사에 얼굴을 비추는 것은 망설여진다고 조심스럽게 속내를 드러냈다.

“어려운 얘기죠.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제가 그 분(윤동주)을 욕되게 할까 걱정된다기 보다는, 제 행동 하나하나가 그 분을 다시 떠올리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한 편 출연했다고 제가 윤동주 시인이 된 것처럼 행동하고 싶지는 않아서 자제하는 편입니다.”

그가 지금의 중심 잡힌 청년으로 성장한 데는 어릴 적부터 ‘하고 싶은 것만 해라’고 해 주셨던 부모님의 덕이 컸다고. 몇 마디만 나눠 봐도 강하늘의 견고한 자아와 바른 생활이 느껴진다. MBC ‘라디오스타’에서 얻은 ‘미담제조기’라는 별명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그렇지만 이 같은 수식은 가끔 강하늘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을 터다.

“별명 때문에 ‘이미지 관리 하면서 살기 힘들겠다’는 오해를 많이 받아요. 어렵게 산다고. 저도 친구들하고 같이 있을 때는 술도 진탕 마시고 욕도 하죠. 좋은 사람으로 있기 위해 부담을 갖고 있진 않아요. 그런데 딱 하나 지키고 싶은 게 있어요. 스쳐 지나가는 사람일지언정, 나와 함께 있는 사람들이 얼굴 찌푸리는 일은 없게 하자는 거예요. 그렇게 봐 주신다면 고마운 거죠.”

청년경찰, 강하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강하늘과 박서준이 주연을 맡은 영화 ‘청년경찰’은 국내 4대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여름 성수기에 꺼낸 카드다. CJ엔터테인먼트의 ‘군함도’와 쇼박스의 ‘택시운전사’가 ‘쌍천만’을 노리는 가운데, ‘청년경찰’에 두 작품 만큼의 기대가 쏠리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사회가 끝난 후 분위기는 역전됐다. ‘청년경찰’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관객들을 제대로 웃겼고, 틈새시장 공략으로 흥행에 성공하겠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군함도’를 시작으로 일주일 씩 차이를 두고 ‘택시운전사’와 ‘청년경찰’이 개봉되니, 박스오피스 라이벌이라면 라이벌인 셈이다.

“다 스타일이 전혀 다른 영화들이어서 라이벌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우리 영화가 그 두 작품에 비해 많은 분들의 기대를 받는 작품은 아닌 것 같고, 얼마나 많은 분들이 봐 주실 지는 모르겠지만 부끄럽지 않은 작품입니다.”

‘청년경찰’의 가장 큰 미덕은 단연 강하늘과 박서준의 ‘케미’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주환 감독을 비롯해 배우 두 사람도 한 목소리로 이 같이 말했다. 실제로 또래이기도 한 강하늘과 박서준은 급속도로 친해졌고, 스크린 위에서 제대로 뛰어 놀았다. 영화를 찍는다기보다는 ‘논다’는 느낌이 강했다는 ‘청년경찰’의 촬영 현장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서준이 형을 처음 만난 건 방송사 시상식 때였어요. 저는 공연을 하고 있었고 서준이 형은 MC를 보고 있었죠. 그리고 두 번째 만난 게 ‘부산행’ VIP 시사회였어요. 옷 멋있게 입고 오시고 하니까 ‘저 분은 뭔가 도도하고, 시크하고 그렇겠지?’라고 생각했어요. ‘청년경찰’에서 보기 전에 스태프 분이 ‘박서준이랑 성격 잘 맞을 거야’라고 하시기에 궁금했는데, 만난 순간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미소로 ‘하늘씨~ 보고 싶었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편하고, 걱정이 하나도 없었어요.

보통 대사를 주고 받는 장면을 ‘핑퐁신’이라고 부르거든요. 서준이 형과 한 번도 연습을 안했어요. 촬영 당일날 맞춰 보면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즉각적으로 넣고 했죠.”

“읽었을 때 재미있는 대본을 선택한다”는 강하늘은 ‘청년경찰’의 대본을 받아 읽기 시작한 그 자리에서 전부 읽었다며 웃었다. 단순히 웃긴 대사,웃긴 단어로 점철돼 있지 않으며 위트 있고 타이밍 좋은 대사가 있는 대본이었다는 것이 강하늘의 평가.

한편 ‘청년경찰’의 비주얼적인 장점을 꼽는다면 단연 강하늘과 박서준의 ‘제복핏’이다. 이에 대해 강하늘은 “한 번도 그런 옷을 입은 적이 없었는데, 옷이라는 게 소속감을 준다는 것을 새삼 느꼈어요”라고 말했다. “무슨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상대역 박서준의 제복 맵시를 칭찬하기도 했다.

극 중 강하늘의 희열과 박서준의 기준은 같은 점보다는 다른 점이 많은 캐릭터들이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가끔은 서로의 역할을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법도 했다.

“제가 계속 남자들이랑 작품을 찍다 보니까 이런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아요. ‘재심’ 때는 변호사 역할 욕심나지 않았냐고도 하시고요. 기본적으로 대본을 받을 때 무슨 역할 하겠냐고 묻진 않잖아요. 일단 ‘청년경찰’을 읽었을 때 가장 좋았던 건, 두 주인공의 성격이 처음에는 정말 다르게 나오다가 중간을 맞춰가다 보니 마치 한 사람처럼 보이게 되는 과정이 있다는 점이었어요. 제가 연기하는 기준도 서준이 형이 하는 희열도 지금과는 달랐겠죠. 그러나 운명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9월 11일 입대하는 탓에 ‘청년경찰’의 흥행을 온몸으로 체감하기는 힘들 강하늘에게, 관객으로서 영화에 점수를 매겨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그는 “영화를 온전히 볼 수 없기 때문에 도저히 말 할 수 없다”고 미소지었다. “슬픈 사람이 생기면 안 된다”며 그저 손익분기점은 넘었으면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 말을 들으니, 배우가 시사를 통해 첫 공개된 자신의 영화를 볼 적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될 듯도 했다. 청춘의 다양한 무게추들을 껴안고 배우로서 달려온 강하늘의 미소가 눈부셨던 까닭이다.

라효진 기자 thebestsurplus@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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