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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이 빚은 왕만두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물했던 배우 공효진(사진제공=매니지먼트 숲)
▲'동백꽃 필 무렵'에서 동백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물했던 배우 공효진(사진제공=매니지먼트 숲)

"편집된 내용인데 동백(공효진)이가 왕만두를 빚으면서 용식(강하늘)이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행복은 자신만의 왕만두를 빚는 것과 같아요. 만두를 빚는데 정석이 어딨나요. 다 각자 입맛대로 빚는 거지."

배우로서 자신만의 '왕만두'를 열심히 빚어왔던 공효진은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올해 특별한 만두를 빚었다. 지난달 종영한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바로 그 왕만두다.

▲'동백꽃 필 무렵' 스틸컷(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동백꽃 필 무렵' 스틸컷(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최근 드라마 종영을 맞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공효진은 긴 시간 필모그래피를 채워오며 알게 모르게 차가워졌던 마음들이 '동백꽃 필 무렵'의 온기로 녹았다고 했다. 그의 말마따나 '동백꽃 필 무렵'은 근래 찾아보기 힘든 따뜻한 드라마였다. 옹산이란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싱글맘 동백과 열혈 청년 용식의 로맨스, 연쇄살인범 '까불이'의 존재에 관심이 쏟아졌지만 '동백꽃 필 무렵'의 핵심은 옹산에 사는 사람들의 정이었다.

"20~30대 시청자들이 우리 드라마를 보며 울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신기했어요. 사람들이 이전보다 집요해지고, 감정이 세졌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살인, 배신, 치정 등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들이 대세라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제가 간과했어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결국 정이더라고요."

▲배우 공효진(사진제공=매니지먼트 숲)
▲배우 공효진(사진제공=매니지먼트 숲)

'동백꽃 필 무렵'의 따뜻함은 금세 입소문을 탔다. 6.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한 드라마는 계속 기록을 경신하더니 마지막 회에서 23.8%를 달성했다. 2019년 방송된 미니시리즈 중 시청률 1위였다.

"'동백꽃 필 무렵'을 못 하게 됐더라면 아쉬웠을 것 같아요. 하지만 동백이는 다른 배우가 했어도 충분히 사랑받았을 캐릭터예요. 오히려 노규태를 오정세 오빠가, 곽덕순을 고두심 선생님이, 우리 엄마를 이정은 언니가 꼭 해야만 했어요."

공효진은 대본이 좋았다는 말은 모두가 알고 있기에 굳이 말하지 않겠다면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다른 배우를 치켜세웠다. 심지어 그들과의 '합주'는 몸이 떨릴 정도로 짜릿했다고 표현했다.

▲배우 공효진(사진제공=매니지먼트 숲)
▲배우 공효진(사진제공=매니지먼트 숲)

"정세 오빠와 하늘 씨는 화려하게 연기하는 사람들이에요. 두 사람은 화면을 가득 채우는 연기를 하지만, 저나 이정은 언니는 소박하게 연기해요. 현실적으로 보이고, 때로는 답답하게 보이죠. 이런 연기의 합들이 시너지를 내며 마치 합주를 하는 듯 특유의 케미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헤어지는 게 아쉬울 정도로 서로서로 많이 느꼈어요."

'동백꽃 필 무렵'에는 명대사도 많았다. 공효진에 따르면 연기 경력 47년의 베테랑 고두심도 "어쩜 대사가 이렇게 좋을까"라고 감탄할 정도였다. 수많은 대사가 있었지만 공효진의 가슴을 울렸던 대사는 "나는 나를 믿어요"라는 동백의 말이었다.

"대본을 읽으면서 심장을 쫄깃하게 했던 대사가 '나는 나를 믿어요' 였어요. 저도 그렇게 20년 동안 배우로 살았거든요. 동백이가 왕만두를 빚는 것이 자신의 대업이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제겐 연기가 대업이에요.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경쟁하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그저 제가 행복하면 됐다는 생각으로, 나를 믿고 20년 동안 배우로 살았어요."

▲'동백꽃 필 무렵' 촬영장에서의 공효진(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동백꽃 필 무렵' 촬영장에서의 공효진(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문득 공효진은 20년 동안 자기가 만든 '왕만두'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호기심이 생겼다. 또 앞으로 어떤 '왕만두'를 빚으며 행복을 찾고 싶은지 궁금해졌다.

"지금까지 진짜 잘 빚어온 것 같아요. 하하. 시청률이 잘 나올 것 같은 드라마라, 흥행할 것 같은 영화라 작품을 선택했던 적이 없어요. 제가 재미있는 것들만 했죠. 전 앞으로 '동백꽃 필 무렵' 같은 희망적인 드라마들이 계속 만들어질 것이라고 봐요. 저 또한 앞으로도 '동백꽃 필 무렵' 같은 따뜻한 이야기들을 시청자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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