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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X웨이브 리뷰] 영화 '메기', 건빵 같은 세상 속 톡톡 튀는 별사탕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영화 '메기'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영화 '메기'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마리아 사랑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윤영(이주영)은 병원을 뒤집어 놓은 민망한 엑스레이 사진이 자신의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병원의 부원장은 그녀가 그 사진을 가져가는 것을 본다. 어느 날 갑자기 서울 곳곳에 싱크 홀들이 생긴다. 윤영이 사는 동네는 재개발에 들어가고 그녀는 당장 주거지를 새로 찾아야 한다.

영화 '메기', 네 문장의 줄거리 안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담아낸다. 영화는 현실을 담아내지만, 청년은 어떻게 해야 하고, 믿음은 어떻게 무너지며, 불법 촬영물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하나하나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영화 '메기'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영화 '메기'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다만 '메기'는 아이러니로 가득 찬 세상을 보여줄 뿐이다. 병원을 발칵 뒤집어 놓은 민망한 엑스레이 사진, 사람들은 남의 사생활을 찍은 사람에게는 관심도 없다. 이름도 적혀 있지도 않고, 옷도 없고, 아무런 단서도 없는 그 사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에 집중할 뿐이다. 아이러니다. 잘못은 분명 불법 촬영물을 찍은 사람에게 있는데 사람들은 그에게는 관심도 없다.

서울 곳곳에 갑자기 생긴 싱크홀, 싱크홀의 장점은 아무리 생각해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갑자기 생긴 싱크홀은 뜻밖에도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준다. 아이러니다.

영화 속 등장하는 "우리가 구덩이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 구덩이를 파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얼른 빠져나오는 길이다"라는 문장은 이 세상의 아이러니를 해결할 방안으로 보인다. 우리는 실제로 구덩이에 빠졌을 때, 얼른 빠져나간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구덩이를 더 파는 행동을 한다. 구덩이에 사로잡혀 점점 더 큰 구덩이를 파 버린다.

▲영화 '메기'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영화 '메기'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하지만 구덩이를 더 파는 것이 왜 잘못된 행동인가? 내가 보지 못했던 것들을 믿는 건 어리석어서? 내가 보지 못한 어떤 행동을 듣고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의심하게 되는 행동이기 때문에? 그것이 나에게서 믿음을 뺏어가는 일이기 때문에?

윤영은 남자친구 성원(구교환)의 전 여자친구에게 성원이 그녀를 때렸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윤영이 보는 성원은 아주 바보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기는 하나, 남을 때릴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해 의심하고 의심하게 된다. 왜냐하면, 연인 간 폭력은 생각보다 흔하기 때문에. 아무리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사람도 그렇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음은 자신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윤영은 무섭다. 그것이 진실일까 무섭고, 진실이 아닌데 혹시 자신이 의심하는 것일까 무섭다. 그래서 말을 하기 전부터 자꾸 목이 메인다. 그녀는 성원에게 진실을 과연 물어볼 수는 있을까?

▲영화 '메기'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영화 '메기'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이옥섭 감독과 구교환이 보여주는 세계는 이렇게나 복잡하고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영화는 발랄함을 잃지 않는다. 민망한 엑스레이가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한 윤영이 사직서를 낼 때 세 가지 버전으로 고민하는 모습, 파란 천 위를 수영복을 입고 뛰어다니며 피서라도 온 것처럼 하는 재개발 반대 시위, MOM이라는 타투에서 전 여자친구의 이니셜이 보여 심란한 현 여자친구. 영화는 현실의 뻑뻑함에서도 귀여운 측면들을 찾아낸다.

뻑뻑한 세상살이 속에서 그래도 명랑함을 건네는 모습이 꼭 건빵 속 별 사탕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자꾸 영화의 의미를 입안에서 굴려보게 만든다. 이옥섭 감독과 배우 구교환의 세계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영화 '메기' 웨이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

▲영화 '메기'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영화 '메기'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편집자 주] '비즈X웨이브 리뷰'는 비즈엔터가 국내 첫 통합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와 함께 만드는 콘텐츠 큐레이션 코너입니다. 이 리뷰는 웨이브 공식 에디터 김민지 님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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