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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영의 온더스테이지] 뮤지컬 '영웅'이 전한 깊은 울림 "조국은 무엇입니까"

[비즈엔터 김하영 기자]

▲뮤지컬 '영웅'(사진제공=에이콤)
▲뮤지컬 '영웅'(사진제공=에이콤)

뮤지컬 '영웅'이 3년 만에 돌아왔다. 탄탄한 스토리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웅장한 넘버는 찬사가 아깝지 않았으며, 감동을 더해줄 연출은 더욱 화려해졌다.

'영웅'은 2009년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작품으로 13년 동안 많은 뮤지컬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창작 뮤지컬이다.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창작 뮤지컬로 조국 독립을 갈망하며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고 순국하는 순간까지, 그의 인간적인 면모와 고민들에 집중했다.

이번 '영웅'의 9번째 시즌은 '안중근의 환생'이라는 수식어가 너무 잘 어울리는 정성화, 중저음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양준모, 뮤지컬계의 떠오르는 다크호스 민우혁이 '안중근' 역에 트리플 캐스팅됐다. 여기에 국내 최고의 음악감독으로 손꼽히는 김문정이 합류해 완성도를 높였다.

▲뮤지컬 '영웅'(사진제공=에이콤)
▲뮤지컬 '영웅'(사진제공=에이콤)

◆ 정성화=안중근, 다시 한번 증명해 낸 진가

지난해 12월 27일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 홀에서 공연된 '영웅'은 정성화, 정재은, 장기용, 윤석원, 김재현, 김도현, 황이건, 윤진설 등 뮤지컬 '영웅'을 이끌어가는 배우들의 명품 열연이 돋보였다.

2009년 초연부터 총 8차례 안중근 역을 맡았던 정성화는 이번 시즌에서도 안중근으로 캐스팅됐다. 이날 역시 정성화는 '안중근의 환생'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를 무대 위에서 직접 증명했다. 그의 존재감은 가히 말로 형언할 수 없었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묵직하게 이끌어가며 '정성화=안중근', 오로지 정성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안중근의 모습을 보여줬다.

▲뮤지컬 '영웅'(사진제공=에이콤)
▲뮤지컬 '영웅'(사진제공=에이콤)

그의 몸짓과 표정 하나하나에 객석의 관객들은 숨죽이고 눈물 흘렸다. 또 무대를 가득 채우는 정성화의 목소리는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특히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누가 죄인인가' 넘버를 열창할 때 정성화의 결연한 표정에서는 안중근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듯했다.

◆ 가슴을 울리는 뜨거운 메시지

'영웅'은 무대 디자인과 영상 디자인이 굉장히 디테일하게 표현돼 있다. '단지동맹'의 배경이 되는 자작나무 숲과 이토 히로부미가 탄 열차가 하얼빈으로 향할 때 눈 내리는 풍경은 반드시 직접 경험하는 것이 좋다.

무대 위 자작나무 숲의 처연한 풍경은 안중근의 독립운동에 대한 열의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이토 히로부미가 탄 열차가 하얼빈으로 향할 때 창밖에 내리는 눈은 조국을 잃은 조선 청년들의 슬픔을 절절하게 표현한다.

▲뮤지컬 '영웅' 기차 세트(사진제공=에이콤)
▲뮤지컬 '영웅' 기차 세트(사진제공=에이콤)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고 안중근이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마치 역사 속 한 장면에 아득히 서 있는 기분이 든다. 갓 서른을 넘긴 청년 안중근의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돼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특히 '그 날을 기약하며', '장부가' 등의 넘버가 무대에 울려 퍼지는 순간에는 조국 독립을 향한 결연한 의지가 함께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고, 사랑하는 아들을 먼저 보내야 했던 조마리아의 절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넘버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에서는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어머니의 슬픔이 관객들을 눈물 짓게 한다.

▲뮤지컬 '영웅'(사진제공=에이콤)
▲뮤지컬 '영웅'(사진제공=에이콤)

'영웅'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매 장면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객석으로 전달한다. 커튼콜이 마무리되고 공연장을 나오는 순간까지 그 깊은 울림은 계속해서 가슴에 남는다. 뮤지컬 '영웅'이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유를 누구나 알게 될 것이다.

◆ 무대 위 안중근 vs 스크린 속 안중근

'영웅'의 이번 시즌이 더 특별한 이유는 같은 날 무대 위 안중근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영웅'이 개봉했다는 점이다. 무대 위 안중근과 스크린 속 안중근을 비교하며 보는 것도 묘미가 될 것 같다.

뮤지컬 '영웅'의 가장 큰 강점은 현장감이고, 영화 '영웅'의 강점은 극적인 감동을 배가시키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아닐까 싶다. 자작나무 숲의 광활한 풍경과 압도적인 규모가 함께 열창하는 '그 날을 기약하며'는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장면이니 뮤지컬과 비교하며 보는 것을 추천한다.

▲뮤지컬 '영웅'(사진제공=에이콤)
▲뮤지컬 '영웅'(사진제공=에이콤)

하지만 무대와 객석 사이에 전해지는 깊은 울림은 뮤지컬에서만 느낄 수 있다. '영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 깊게 느껴보고 싶다면 직접 공연장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영화에 비해 뮤지컬이 조금 더 탄탄하고 유기적인 스토리를 전하고 있으니 아직도 뮤지컬과 영화 중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선택에 참고가 되길 바란다.

'영웅'은 오는 2월 2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김하영 기자 khy@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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