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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더 글로리' 임지연 "엄마도 '연진아'라고 불러요" (인터뷰)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더 글로리' 임지연(사진제공=넷플릭스)
▲'더 글로리' 임지연(사진제공=넷플릭스)

"'연진아'가 그렇게 많이 불릴 줄은 몰랐어요. 심지어 엄마도 '연진아 집에 언제 오니', '연진아 찌개 끓여놨어'라고 문자를 하실 정도예요. 하하."

아마도 올해 그 누구보다 가장 많이 불린 이름 '연진'. 그 이름은 올해로 데뷔 10년 차가 된 배우 임지연에게 영광을 안겨준 이름이다.

임지연은 지난 10일 전편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시즌1, 2에서 학창시절 괴롭혔던 문동은(송혜교)에게 처절하게 복수 당하는 학교폭력 가해자 '박연진'을 연기했다.

▲'더 글로리' 임지연(사진제공=넷플릭스)
▲'더 글로리' 임지연(사진제공=넷플릭스)

임지연은 '더 글로리'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박연진의 악행은 문동은의 복수에 근거가 됐고, 학교폭력으로 인해 멈췄던 문동은의 시간은 박연진의 몰락으로 다시 흐를 수 있었다.

시청자들이 '더 글로리'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임지연의 연기 덕분이었다. 그는 천사의 얼굴에 악마의 심장을 가지고 있는 박연진을 완벽하게 표현했고, 작품 공개 전 그가 원했듯 모든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고 미움을 받았다.

최근 강남구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와 만난 임지연은 박연진 캐릭터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작품을 준비했던 과정, 앞으로의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운명처럼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영광의 순간을 맞이한 임지연의 얼굴은 그 누구보다 밝았다.

▲'더 글로리' 임지연(사진제공=넷플릭스)
▲'더 글로리' 임지연(사진제공=넷플릭스)

Q. '더 글로리'가 이렇게 인기를 끌 줄 예상했나?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이 작품은 잘 되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파트1 때부터 그런 뜨거운 반응이 있을 줄은 몰랐다. 심지어 '연진아'가 그렇게 많이 불릴 줄은 전혀 예상 못했다. (웃음)

Q. '박연진'은 희대의 악녀다. 캐릭터 분석부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처음 맡게 된 악역이고, 제대로 된 캐릭터를 만났는데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주변 동료, 학교 선생님들 등 박연진을 이해하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 아이디어를 받았다.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로보트처럼 말하는 것도 생각했고, 감정을 과하게 넣는 방법도 고민했다. 그러다 결국 나만 할 수 있는 '최고의 빌런' 느낌을 생각해냈다.

Q. 박연진과 그의 무리들은 대놓고 나쁜 짓을 하는데도 당당하다.

처음에는 환경적 요인, 나중에는 선천적으로 죄책감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박연진을 상상했다. 다양한 각도로 접근했지만 결국 박연진이 나쁜 짓을 하는데 이유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박연진은 죄책감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인물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난 잘못한 게 없어, 동은아" 이런 대사들을 말하는 게 수월했다. 박연진부터 그런 생각이니 박연진 무리들 역시 자신들이 잘못한다는 생각을 못하고 나쁜 짓을 했다.

Q. 배우들은 본인이 맡은 캐릭터에 정이 쌓이기 마련이다. 박연진에 대한 변호를 한다면?

촬영 전 김은숙 작가를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날 싫어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주인공이 시청자들에게 공감받고 무한한 사랑을 받는 것 만큼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더 글로리'를 보는 시청자들이 박연진을 한순간도 이해하지 못하고, 미워했으면 좋겠다.

▲'더 글로리' 임지연(사진제공=넷플릭스)
▲'더 글로리' 임지연(사진제공=넷플릭스)

Q. 처음 맡는 악역에 학교 폭력이라는 예민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었다. 출연을 고민하지 않은 이유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대중들이 날 알아보지 못했으면 좋겠다.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임지연을 보여주고 싶다. 악역이라 '더 글로리'를 선택했다기보다 새로운 임지연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출연한 것이다.

Q. 파트1이 끝나고 파트2 내용을 예상하는 시청자들의 다양한 추리가 있었다.

그 중엔 정말 정확하게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물론 말도 안 되는 해석들도 있었다. (웃음) 파트1과 파트2를 나눠서 공개했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Q. '더 글로리' 때문에 임지연의 학창시절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내 주변에서도 '너 어릴 적에 연진이 같았지?'라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일이 해명하는 것도 힘들더라. 하지만 내 학창시절은 귀여웠다.(웃음)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더 글로리'가 공개되고 과거 사진을 종종 보내줬는데 없는 끼를 발산하고 싶어하던 귀여운 친구였다.

Q. 작품을 준비하면서 힘을 얻었던 조언들이 있는지?

한때는 내가 악역이 안 들어올 정도로 선한 이미지인가 생각했다. 작가님은 내가 천사 같은 얼굴에 악마의 심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해줬다. 그 말에 악역은 나쁜 얼굴로만 살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려 했다. 덕분에 만나는 사람에 따라 확확 돌변하는 입체적인 박연진을 보여줄 수 있었다.

▲'더 글로리' 임지연(사진제공=넷플릭스)
▲'더 글로리' 임지연(사진제공=넷플릭스)

Q. '더 글로리'를 통해 임지연을 알게 된 해외 팬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또 다른 작품이 있다면?

티빙 '장미맨션'은 처음 주연을 맡아 엄청난 책임감으로 임했던 작품이다. 데뷔작인 '인간중독'도 다시 찾아보는 팬들이 많더라. 정말 감사하다. 이전 출연작 감독님들도 "지연아, 요즘 네 덕을 많이 본다. 고맙다"라고 연락을 주신다. 하하.

Q. 지금까지 임지연의 필모그래피를 되짚어본다면 어떤 평가를 하고 싶은가?

항상 모든 작품과 내가 맡은 캐릭터에 절실했다. 하늘 같은 기회를 얻어, 내게 역할에 어울리는 분위기와 얼굴로 운좋게 데뷔해서 20대 내내 일하며 많이 혼나고 많이 울었다. '더 글로리'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칭찬을 받았지만 아직도 현장 가는 게 불안하다. 그렇지만 그런 불안과 걱정을 하나씩 해결하는 성취감으로 지금까지 배우 일을 해왔다. 앞으로도 연기가 어려워서, 캐스팅 기회가 없어서 노심초사할 수 있지만 그런 걱정들을 또 해결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숙제다.

Q. '더 글로리' 이후 악역들 위주로 역할 제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닌지?

차기작은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인데, 거기에선 박연진과 정반대의 인물을 맡았다. 남편에게 매맞고 사는 임산부 역할인데, 이 작품을 보고 "저게 연진이였다고?" 이랬으면 좋겠다.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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