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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X웨이브 리뷰] '그 겨울, 나는', 인생의 시린 겨울에 건네는 위로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겨울은 사계절 중 가장 시린 계절이다. 누구나 겪는 겨울이지만 유난히 춥고 길게 느껴질 이들이 있다. 바로 인생의 혹한기를 마주한 취업준비생 청년들이다.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한 'N포 세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회는 그들에게 무자비해 보인다. 웨이브에서 독점 공개된 영화 '그 겨울, 나는'은 인생의 한 챕터를 겨울에 비유해 청춘들의 시린 현실을 담담하게 담아낸다.

29살 동갑내기 커플 경학(권다함)과 혜진(권소현)은 동거 중이다. 경학은 경찰 공무원 준비생, 혜진은 취업 준비생이다. 어느 날 경학은 어머니의 숨겨진 빚을 갚아야 한다는 전화를 받는다. 경학은 급한 불부터 끄고자 배달 알바를 시작하고, 그 사이 혜진은 중소기업에 취직하게 된다. 힘든 배달 일로 공부에 소홀해지는 경학의 모습에 혜진은 지쳐가고, 속도와 방향이 다른 두 사람의 갈등이 고조되며 영화는 결말로 치닫는다.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한국영화아카데미 KAFA에서 제작한 영화 '그 겨울, 나는'은 단편영화 '연애경험(2016)', '눈물(2018)' 등으로 다수의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신예 오성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청년 세대 이슈를 바라보는 감독의 사려 깊은 시선과 섬세한 감정, 절제된 연출이 돋보인다. 배우 권다함은 경학을 연기하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다. 이에 더해 '한국 영화감독조합 메가박스상', '왓챠상'까지 주요상 3관왕을 거머쥐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영화 '그 겨울, 나는'은 청년 세대가 마주한 절망과 고통을 섣불리, 무책임하게 위로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겨울이 지나가겠지만 봄이 오기까지 수많은 어려움을 마주할 것이다. 반드시 해피엔딩이 오리라 확신할 수도 없다.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그렇기에 영화가 택한 위로의 방법은 그저 그들의 삶을 조명하며 공감해주는 것이다. 때로는 누군가의 아픔을 같이 지켜보고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영화는 직설적인 대사와 현실적인 에피소드로 아파하는 청춘들의 모습을 녹여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잠시 취업 준비를 멈추고 배달 알바를 하게 된 경학의 매일은 순탄하지 않다. 닦달하는 식당 사장과 19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는 배달 콜 등 경학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절망에 익숙해지며 자신의 꿈을 접게 된다.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혜진은 공기업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지만 결국 떨어져 중소기업에 가게 된다. 첫 출근 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해하고 USB를 꽂는 단순한 일에 동원되기도 한다. 경학이 못마땅한 혜진의 엄마는 "급이 어느 정도는 맞아야 하지 않느냐?"는 말로 둘을 더 비참하게 만든다.

계속해서 기대에 어긋나는 현실과 그럼에도 적응해보려 애쓰는 그들의 모습은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그렇게 영화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을 청춘들에게 담담한 격려를 보낸다. 경학과 혜진, 그리고 모든 청춘들의 세상에 따뜻한 봄이 오길, 그동안 무사히 겨울을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영화 '그 겨울, 나는' 스틸컷(사진제공=웨이브)

같은 꿈을 꾸었던 애틋한 시절을 지나 현실과 마주하며 어긋나는 청춘 커플의 이야기다. 동년배에게는 현실적 공감대를, 선배 세대에게는 멀지 않은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며 공감할 수 있는 영화 '그 겨울, 나는'은 웨이브에서 만날 수 있다.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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