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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이거 어때?] 흑인 캐스팅 논란 실사 영화 '인어공주', 오은영 박사 솔루션이 필요해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영화 '인어공주' 속 한 장면(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인어공주' 속 한 장면(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채널A에서 3년 동안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는 육아가 어려운 부모를 위해 '육아 대통령' 오은영 박사가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대다수 부모들은 자기감정을 못 참는 '금쪽이'의 문제 행동 때문에 오은영 박사를 찾으며, 오 박사는 '금쪽이'들의 행동은 대부분 가족의 문제적 행동에서 나온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금쪽같은 내 새끼'를 위해 가족 전체가 변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오는 24일 개봉하는 디즈니의 뮤지컬 영화 '인어공주'(감독 롭 마샬)는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할까. 1989년 개봉한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를 실사화한 이 영화는 오은영 박사의 육아 조언이 절실해 보인다.

▲영화 '인어공주' 속 한 장면(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인어공주' 속 한 장면(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에리얼(할리 베일리)은 늘 바다 너머의 세상을 꿈꾸는 모험심 가득한 인어공주다. 인간들에게 아내를 잃은 바다의 왕 트라이튼(하비에르 바르뎀)은 에리얼을 비롯한 공주들에게 인간 세상과 접촉하지 말라고 강조하지만, 에리얼은 아버지의 뜻을 거역한다.

에리얼은 조난당한 에릭(조나 하우어 킹) 왕자를 구해주고 인간 세상을 향한 동경심을 더 크게 키운다. 결국 이 사실을 알게 된 트라이튼은 에리얼을 크게 꾸짖는다.

▲영화 '인어공주' 속 한 장면(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인어공주' 속 한 장면(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바다 마녀 울슐라(멜리사 맥카시)는 낙담한 에리얼을 꼬드기고, 3일 동안 에리얼을 인간을 만들어주는 대신 대가로 목소리를 요구한다. 에리얼은 인간 세상과 에릭 왕자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에 이 불공정한 계약을 체결한다.

'모험'이라고 칭하기엔 에리얼의 행동들에는 '적당히'가 없다. 붉은 게 '세바스찬'과 겁 많은 물고기 '플라운더'가 에리얼을 말리지만 인어공주는 이들의 조언을 듣지 않는다. 에릭과의 재회, 그와의 로맨스가 진전되는 것도 에리얼의 노력보단 우연과 운명적 이끌림에 기댄다.

금쪽같은 '인어공주'의 행동에는 문제적 가족, 트라이튼이 있다. 트라이튼은 에리얼이 왜 바다 밖의 세상에 관심을 갖는지 듣지 않는다. 자신의 아픔을 딸들에게 강요한다. 심지어 에리얼이 인간과 접촉했다는 얘기를 들은 뒤엔 에리얼이 애지중지 인간 세상의 물건들을 모아둔 아지트를 파괴한다.

▲영화 '인어공주' 속 한 장면(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인어공주' 속 한 장면(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울슐라가 에리얼에게 접촉한 것도 바로 트라이튼 왕이 에리얼의 아지트를 부순 직후였다. 물론 나중에 아름답게 결말이 나지만, 에리얼이 마녀의 꾐에 넘어간 것은 엄한 아버지가 자초한 일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인어공주'의 기본 플롯은 1989년 원작 애니메이션의 세계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캐릭터의 외모와 성격이 원작과 눈에 띄게 다르다.

영화 '인어공주'는 애니메이션과 달리 인어공주가 유색인종이다. 우리는 애니메이션 속 환한 피부에 붉은 머릿결을 가진 에리얼이 익숙하지만, 디즈니는 편견이나 차별에서 벗어나자는 정치적 올바름, 일명 'PC(Political Correctness)'를 택했다.

▲영화 '인어공주' 속 한 장면(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 '인어공주' 속 한 장면(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의 배경도 카리브해 인근으로 바뀌었고, 에리얼의 성격 또한 자주적이다. 몸에 꽉 끼는 코르셋도 벗어던지고, 높은 구두도 신지 않는다. 왕자와의 왈츠보단 샌들을 신고, 거리의 사람들과 함께 춤춘다.

PC도 좋다. 문제는 작품의 설정만 뒤집고, 이야기의 플롯은 34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가 아는 '인어공주'의 뻔한 이야기에 피부색과 억양이 다른 일곱 공주 등 의도가 빤히 보이는 작위적인 설정이 불편함만 가중한다. 다양성과 연대라는 교훈을 주려고 하지만 울림이 없고, 자기감정에 취한 새로운 '인어공주'는 그저 '금쪽이'로만 보인다.

원작 '인어공주'와 전혀 다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면 괜찮은 오락 영화로 볼 수 있다. 바다 생명체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에서의 영상미는 빼어나고, 귀에 익은 OST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 '블랙 워싱' 논란을 빚었지만 할리 베일리의 연기와 가창력은 탁월하다. 울슐라 역의 멜리사 맥카시의 호연은 새 시대의 인어공주가 더욱 돋보이도록 탁월한 악역 연기를 소화했다.

24일 개봉. 135분. 전체 관람가.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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