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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D.P.(디피) 시즌2' 손석구의 연기 철학 "나와의 대화, 그곳에 답이 있다."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D.P.' 시즌2 손석구(사진제공=넷플릭스)
▲'D.P.' 시즌2 손석구(사진제공=넷플릭스)

"전혀 그런 생각 해본 적 없습니다. 한준희 감독님 역시 그럴 사람이 아니에요."

최근 공개된 'D.P.' 시즌2에서 임지섭 대위 역을 맡은 손석구는 자신의 주가가 치솟았기 때문에 이번 'D.P.' 시즌에서의 분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에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했다.

군무 이탈 체포조 안준호(정해인)와 한호열(구교환)이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 'D.P.'가 2021년 시즌1에 이어 약 2년 만에 지난달 28일 시즌2를 공개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난해는 '손석구의 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큼, 배우 손석구의 활약이 대단했다.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구씨 역으로 수많은 여성들의 이상형이 됐고, 영화 '범죄도시2' 속 빌런 강해상으로 천만 배우가 됐다.

▲'D.P.' 시즌2 손석구(사진제공=넷플릭스)
▲'D.P.' 시즌2 손석구(사진제공=넷플릭스)

"저는 '나의 해방일지'와 '범죄도시2'가 공개되기 전 이미 'D.P.'의 대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시즌1에선 임지섭이 준호와 호열의 장애물이잖아요. 그런데 시즌2에선 준호, 호열에게 동조하고 그들을 돕는 서포터로 결이 달라지다 보니 임 대위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서 마치 분량이 많아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저 5화에는 한 장면도 나오지 않아요. 하하."

지난 시즌1에서 임지섭은 군대 내무 부조리를 방관하고, 조석봉(조현철) 일병의 탈영과 사망 사고가 벌어지자 크게 자책했다. 손석구는 시즌2의 임지섭은 자신의 과거를 후회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시즌2 말미, 군대 내 사망 사고를 개인의 과실, 일탈로 돌리는 구자운(지진희) 준장에 맞서 증언한다.

손석구는 이런 임지섭을 조금 더 부각하기 위해 고민했다. 특히 5화에는 아예 등장하지 않는데, 손석구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만든 틀에 캐릭터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행동했을 법한 그 길을 손석구가 따라갔다.

▲'D.P.' 시즌2 손석구(사진제공=넷플릭스)
▲'D.P.' 시즌2 손석구(사진제공=넷플릭스)

"인물이 말하는 순간의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인물의 경험과 체화된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싶거든요. 구자운 준장은 임지섭에게 두려운 대상입니다. 그의 말 한마디가 군인인 그에겐 곧 법이에요. 그런 사람 앞에서 소신껏 증언해야 했을 때 그 후폭풍이 두려웠을 겁니다. 불안함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손석구는 'D.P.' 두 번의 시즌을 촬영하며 자신의 군 생활을 떠올렸다. 특히 극 중에서 가장 입체적인 인물을 연기했기 때문에 그에게 'D.P.'는 특별한 작품으로 남았다.

"창작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제 군 생활과 'D.P.'는 많이 다르지만, 공감됐습니다. 현실적이었고, 섬세하게 잘 표현돼서 마치 내 얘기 같았어요. 극중 '뭔가 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대사는 공감이 많이 되더군요. 안준호의 처절한 사투는 '우리가 서로에게 불씨가 돼 줘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게 하더라고요."

▲'D.P.' 시즌2 손석구(사진제공=넷플릭스)
▲'D.P.' 시즌2 손석구(사진제공=넷플릭스)

손석구는 연기를 막 시작했던 30대 초반, 임지섭처럼 후회와 자책을 많이 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했다. 그 시절을 지날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 주변인, 사회의 기대에서 오는 무게감을 벗어난 이후였다.

"30대 초반에는 어두운 생활을 많이 했어요. 그때는 바닥에 있으면 안 되는 줄 알았거든요. 그래도 그 시절을 통해 생존본능이 더 강해졌습니다. 물론 지금은 생존 본능으로 연기하는 것도 아니고, 바닥에 있어도 괜찮아요. 즐기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손석구는 2021년 왓챠 옴니버스 프로젝트 '언프레임드'를 통해 '재방송'이라는 단편영화를 연출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영화 연출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연출의 책임감과 부담감에 5년은 늙은 것 같았지만, 그만한 행복을 느꼈기 때문이다. 또 배우로서 최대한 많이 배우고, 쓰임 받기를 원했다.

▲'D.P.' 시즌2 손석구(사진제공=넷플릭스)
▲'D.P.' 시즌2 손석구(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든 드라마든 한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됩니다. 'D.P.'의 시작은 원작 웹툰을 그린 김보통 작가, 시리즈를 연출한 한준희 감독에서부터 시작된 거죠. 저는 작품을 기획한 분들의 의도가 착하고 진솔하면, 그 작품에 끌려요. 작품 내용과 캐릭터를 따지는 것보다 우선입니다. '나의 해방일지'도 제게 변곡점이 될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출연했던 게 아니었어요."

그와 이야기를 이어갈수록 손석구 만의 '도(道)'가 느껴졌다. 아니나다를까. 손석구는 연기하면서 동양철학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젊은 시절, 다도(茶道) 모임에 열심히 참석한 적이 있는데 당시 논어, 중용, 대학이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에 읽기 시작했고, 그것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전했다.

"'많이 물어라'는 노자의 말과, 중용 제1장의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이란 말을 좋아해요. 추상적인 이야기 같지만 동양철학에서 하는 말들이 제게는 삶 속의 당연한 이야기로 느껴지더라고요. 나 스스로 솔직한 대화를 하게 되고요. 항상 그곳에 답이 있고, 그것이 연기더라고요. 제 연기 선생님은 공자(孔子)였네요. 하하."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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