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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파묘' 김고은 "600만 흥행 처음…장재현 감독+최민식 팬심으로 출연 결심" (인터뷰①)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배우 김고은(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배우 김고은(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캐스팅이 발표될 땐 '과연?'이라는 일각의 의심 섞인 눈초리를 받는다. 그런데 작품이 공개된 이후에는 '역시!'라는 대중의 호평을 듣는다. 어느덧 데뷔한 지 12년이 된 배우 김고은의 이야기다.

김고은은 '은교', '차이나타운' 등 데뷔 초 작품에선 강렬하고 당돌한 아우라를 내뿜었다. 2016년 드라마로 영역을 넓힌 후에는 '치즈 인 더 트랩', '도깨비' 등에 출연하며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장착했다.

'파묘'(제공/배급: 쇼박스)는 김고은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화려한 변신이었다.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파묘'에서 김고은은 무속인 화림 역을 맡아, 원혼을 달래는 무당의 작은 움직임부터 대살굿이라는 화려한 볼거리까지 선보였다. 함께 영화에 출연한 배우 최민식은 김고은에 대해 "'파묘'의 손흥민이었다"라고 칭찬할 정도로, 김고은의 열연은 굉장했다.

김고은의 손흥민급 퍼포먼스 덕분에 '파묘'는 개봉 11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월요일이었던 지난 4일에도 약 20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천만 영화도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 흥행 속도다.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흥행의 맛을 마음껏 느끼고 있는 배우 김고은을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파묘'에 출연하게 된 이유부터 화림 역을 준비하며 느낀 고충, 연기에 관한 자신만의 생각까지 유쾌하게 이야기했다.

▲배우 김고은(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배우 김고은(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Q. 개봉 11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흥행속도가 어마어마하다.

감개무량하고, 다들 믿기 힘든 흥행 성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흥행을 겪어본 적이 없다. 난 내가 선구안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작품을 하든 내 연기는 아쉬울 수밖에 없고, 그저 관객들이 보기에 재미있는 포인트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한다. 그래서 '파묘'도 이렇게나 흥행할 줄 몰랐다.

Q. 주변에서도 많이 축하해줬을 텐데?

연락도 많이 받았고, 가족들은 계속 N차 관람 중이다. 영화표 인증도 해주고, 380석 영화관이 꽉 찼다고도 말해주더라. 주변에서는 관객들이 영화에 관해 토론하고, 캐릭터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도 들었다고 전해줬다. 요즘 드라마 촬영하면서 바쁜데도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기분 좋다.

Q. 최민식이 '파묘'의 메시이자 손흥민이었다고 칭찬했다.

선배한테 그런 큰 칭찬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말씀을 인터뷰뿐만 아니라 무대 인사를 가서 관객들 앞에서도 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하하.

▲'파묘' 스틸컷(사진제공=쇼박스)
▲'파묘' 스틸컷(사진제공=쇼박스)

Q. '파묘'의 손흥민, 김고은이 생각하는 최민식은 어떤 배우인가?

히딩크? 준비한 답변이다. 하하. 하지만 진심이다. 최민식 선배가 현장에 계시면 든든한 기둥 같다. 소란스럽지 않고, 중심을 지키신다. 그렇다고 또 항상 진지하게 계신 것은 아니다. 정말 유머러스한 분이다. 선배님 덕분에 모니터 뒤는 항상 시끌벅적하다.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라고 현장도 무겁다면 배우들이 에너지를 발산하기가 쉽지 않은데, 선배님은 배우가 더 과감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려 주셨다. 소심하게 '이렇게 연기해도 될까?'하고 혼자 고민하지 않도록 도와주셨다.

특히 대살굿 장면을 찍을 땐 다른 배우들의 대기 시간이 정말 길었다. 어디서 쉬고 계실 법도 한데, 선배님은 현장에서 내 모든 연기를 지켜보고, 뭐 하나 끝나면 손뼉을 치시며 분위기를 띄워주셨다. 후배 입장에선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했던 순간이다.

Q. '파묘'에 끌린 이유가 무엇일까?

장재현 감독에 대한 팬심이 첫 번째 이유였다. '검은 사제들'도, '사바하'도 모두 극장에서 봤다. '사바하'는 시사회에 초대받긴 했는데, '검은 사제들'은 내 돈 주고 본 영화다. 하하. 감독님은 오컬트라는 장르로 한국에 새로운 페이지를 연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개척자라는 점에서 존경심이 있었고, 그런 감독님의 작품에 내가 출연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도 해봤다.

두 번째는 최민식 선배 때문이다. '은교' 정지우 감독님과 최민식 선배가 친하셔서 워낙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시사회 때 오가며 한두 번 마주친 것이 전부였는데, 까마득한 후배의 인사를 따뜻하게 받아주셨을 때의 느낌을 잊을 수 없다. 그런 대선배와 한 작품에 출연할 기회가 흔치 않은 데다가 계속 합을 맞춰야 하는 역할이니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파묘' 스틸컷(사진제공=쇼박스)
▲'파묘' 스틸컷(사진제공=쇼박스)

Q. 여배우가 무당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고민되는 건 없었다. 오히려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어 반가웠다. 걱정했던 것은 내가 무속인에 대해 무지한데, 혹시나 어설프게 표현하는 건 아닐까였다. 배우로서의 내 이미지를 걱정한 적은 없었다.

Q. 본인의 연기에 잘했다고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퍼포먼스가 큰 대살굿은 그 자체가 화려하므로 부족한 부분들이 있더라도 티가 안 날 거로 생각했다. 그래서 세세한 부분들을 챙겼다. 무속인 선생님들이 굿을 하는 걸 직접 보면, 다음 동작을 하기 전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털더라. 그런 사소한 것들을 따라 하려 노력했다.

또 상덕(최민식)한테도 그렇고 손윗사람들에게 반 존대를 하는데 화림은 왠지 그럴 것 같았다. 감독님하고 사전에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화림이 평상시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고, 기운이 워낙 센 사람이다 보니 존대를 하지 않을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그런 부분들을 신경 썼다.

인터뷰②로 계속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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