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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탐구 집' 고흥 갯벌뷰 집ㆍ광양 지리산뷰 집, 쉼 위한 남도의 집

[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건축탐구 집'이 고흥 갯벌뷰 집과 광양 지리산뷰 집을 찾아간다.

23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배우자의 쉼을 위해 지은 남도의 집들을 소개한다.

◆아내의 쉼을 위해 ‘비움’으로 채운 집

전라남도 고흥군, 너른 갯벌을 끼고 있는 아담하고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 있다. 정겨운 돌담과 옛 우물이 보존된 촌집이다. 순천시내 아파트에 사는 남편 조철 씨와 아내 이현숙 씨는 고흥 어촌 마을에 세컨하우스를 마련해 도시 생활의 스트레스를 풀고 몸과 마음을 충전하고 있다.

집 앞 바다에 해와 달이 뜨는 풍광이 아름다워 ‘해달집’이라고 부르는 이 집은 겉으로 봤을 때 그리 특별하지 않다. 평범한 어촌 마을의 흔한 시골집 같은 외관과 달리 내부는 고전의 재해석과 현대적인 포인트가 들어있다. 뒤늦게 그림에 취미를 가진 남편 조철 씨는 유화를 그릴 수 있는 화실 겸 작품을 전시할 갤러리 용도로 8년 전 이 마을의 구옥을 구매해 고쳐서 사용해 왔다.

순천에서 카페를 했던 아내 현숙 씨. 아침 9시에 오픈해 밤 11시까지 마감을 하며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했다. 아이들을 다 키우고 이제 조금 여유를 누리고 싶어 하는 아내를 보던 남편 조철 씨는 자신이 화실로 쓰던 공간을 카페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아내가 남편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촌집을 적당히 고쳐 쓰던 남편의 화실은 모던함과 전통미가 결합한 매력적인 카페 건물로 재탄생했다.

순천에서 고흥으로 출퇴근하며 시골 카페를 운영하던 아내는 중간중간 휴식을 취할 공간이 필요해졌다. 밖에 나가 잠깐 산책하거나 차에서 눈을 붙이거나 하는 아내를 보던 남편은 아내에게 쉼터를 마련해주기로 결심, 마침 같은 동네에 매물로 나온 또 다른 시골집을 매입했고 1년의 설계와 공사 끝에 아내만을 위한 공간으로 완성했다. 필연으로 만난 이 구옥은 부부의 ‘쉼터’이자 ‘비움터’가 되었고 일상에 지친 부부의 에너지를 다시 채울 수 있게 도와줬다.

해달집은 구옥의 서까래를 살려서 일부만 노출해 깔끔한 우물천장으로 설계했고 바다 방향으로 전면 통창을 설치해 시원한 전망을 누릴 수 있게 했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다용도 툇마루다. 거실에 소파 대신 툇마루를 설치해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고 때론 차를 마실 수도 있는 ‘일석삼조’ 공간을 꾸몄다. 남편 조철 씨의 최대 야심작은 바로 한옥 안에 마련한 럭셔리한 호텔급 욕실이다. 편안하게 사우나를 즐길 수 있도록 널찍한 욕조에 뒤안의 대나무숲을 조망할 수 있는 통창까지, 사랑꾼 남편이 아내를 위해 만든 해달집을 탐구해 보자.

◆남편 건강을 위해 도시에서 멀리 도망쳐 지은 집

굽이굽이 섬진강 물줄기가 적시고 지나가는 전라남도 광양시. 강 건너 하동 지리산 뷰와 사방에 가득한 푸르른 매화나무가 몸과 마음을 싱그럽게 하는 곳이다. 광활한 매화밭 한가운데 홀로 우뚝 선 하얀 집 한 채가 오늘의 두 번째 집이다. 그런데 이 집터엔 멀리서 봐도 커다란 바위들이 정원 곳곳에 박혀 있다. 언뜻 보면 일부러 장식한 조경석 같은 돌들이 모두 원래 이 터에 있던 바위들이다. 돌이 가득한 땅 위에 어떻게 집을 짓게 되었는지 알아본다.

돌이 많은 이 집 이름은 ‘도무스페트라’다. 라틴어로 도무스(DOMUS)는 집, 페트라(PETRA)는 돌이란 뜻, 즉 ‘반석 위의 집’이다. 3년 전 바위투성이 매화밭 한가운데 집을 지은 함영준, 정주미 부부는 전라도와 전혀 인연이 없던 서울 출신들이다. 30년 가까이 경기도 수원의 아파트 살던 부부가 어떻게 남도 시골 마을로 내려오게 되었을까?

강원도 속초에서 직업군인과 초등학교 교사로 만나 동향이라는 공통된 분모를 통해 급속도로 가까워져 결혼까지 골인한 두 사람. 남편 함영준 씨는 군인일 당시 별명이 부처일 정도로 조용하고 느긋한 성격이었지만 군 전역 후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자, 호랑이라고 불릴 만큼 성격이 바뀌었단다. 게다가 뒤늦게 뛰어든 사회생활에 치열하게 몰두하느라 군인 시절의 규칙적인 생활은 무너졌고 밤늦게 퇴근하고 야식을 먹는 등 생활의 균형이 깨졌다. 남편은 주말, 평일 상관없이 회사에 일이 있으면 출근했고,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땅을 보러 다니는 도중에도 회사에 일이 생기면 곧장 다시 돌아갈 정도로 일중독이었다. 몸을 돌보지 않고 일에 몰두하는 동안 건강에 급격히 적신호가 왔고 그런 남편을 본 아내는 서울에서 최대한 먼 곳으로 가야겠다고 결심, 남도를 선택했다.

처음엔 작은 시골집을 사서 세컨하우스 삼아 한 달에 두 번 정도 내려와 지냈는데, 마을 어르신들의 농사일을 거들다가 남편은 뜻밖의 적성을 찾게 되었단다. 철마다 고사리 따기, 매실 따기, 밤 따기 등 수렵 채취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항상 사업으로 복잡했던 머리가 몸을 움직이니 비워졌고 자연스럽게 건강도 좋아졌단다. 마음의 안정을 찾은 이곳에 뿌리를 내리기로 했다.

남들은 장애물로 여겼을 집터의 돌들이 너무 예뻐 보였다는 남편 함영준 씨. 그래서 돌을 부수지 않고 그대로 살리려다 보니 공사는 더 어려웠고 지연되었다. 돌을 살리기 위해 결국 집을 필로티 구조로 띄워 지었고 돌 때문에 거실과 주방은 단차가 있는 독특한 공간으로 설계했다. 또한 다양한 크기로 배치된 통창은 시원한 개방감을 주고 지리산 자락과 섬진강 물줄기 등 남도의 풍경을 실내로 가득 들여준다. 남편의 건강을 되찾고 깊은 부부애까지 되찾은 ‘돌 위의 집’ 도무스페트라를 탐구해보자.

홍선화 기자 cherry31@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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