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방송되는 KBS 1TV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는 한국 뮤지컬의 역사와 위상, 그리고 미래에 대해 짚어본다.
오늘의 강연에는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브로드웨이 42번가', '시카고', '사랑은 비를 타고', '위키드' 등의 작품을 통해 뮤지컬 무대를 빛내며 대한민국 뮤지컬 대중화의 역사를 써온 뮤지컬 1세대 배우, 홍익대학교 공연예술학부 남경주 교수가 연사로 등장했다.

한국 뮤지컬은 탄탄한 대본과 뛰어난 제작 능력을 발판으로 빠른 속도로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품으로는 한국이 만들어 브로드웨이에 선보인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있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한국 프로듀서가 기획 제작하여 현지 창작자와 배우들과 협업한 작품으로, 브로드웨이에서 약 3,600만 달러, 약 500억 원의 매출 올리며 흥행에 대성공하였다. 개막 3주 만에 매출액 128만 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원 밀리언 클럽’에 입성했을 뿐 아니라, 2024년 토니상 시상식에서 한국 제작 뮤지컬 최초로 의상상과 조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미국·영국·일본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 시장으로 꼽히는 한국은 지난해 매출 4,650억 원을 기록하며 그 규모와 가치를 한 번 더 증명했다. 한국 뮤지컬이 국내외로 큰 사랑을 받는 것은 “매출이나 시장 규모 때문만이 아닌, 한국 뮤지컬 특유의 힘과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남 교수는 설명했다.
한국전쟁 이후 주둔한 미군에 의해 미국 대중문화가 소개되기 시작했고, 그중 뮤지컬 형식의 공연들이 많이 있었다. 또한 재즈 음악이 청년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기 시작하며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후 1961년 국내 최초 민간 종합예술단체인 ‘예그린악단’이 창단되어 1966년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뮤지컬인 '살짜기 옵서예'가 막을 올린다. 당시 임영웅 선생의 연출에 당대 최고의 스타인 패티킴과 곽규석이 출연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제작비 110억 원을 들인 이 작품은 국내 라이선스 초연 당시 24만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2001년 한 해 국내 뮤지컬 시장 매출 총액을 넘는 19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오페라의 유령'의 대성공 이후로 한국 뮤지컬의 산업화와 시장 활성화가 이루어지게 된다.
뮤지컬은 상업예술이기에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려면 원작의 대중적인 인기와 인지도가 중요한데, 이에 영화 역시 뮤지컬의 원작으로 애용되면서 이른바 ‘무비컬’ 붐이 불기도 했다. 뮤지컬 '물랑루즈', '라이온킹', '알라딘' 등이 그 예다.
1995년 국내 초연 이후 1997년 뉴욕 브로드웨이 링컨센터 공연을 해낸 '명성황후'는 국내 창작 뮤지컬 최초로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작품이라는 의의를 가진다. 이후 '빨래', '김종욱 찾기' 등이 등장하며 창작 뮤지컬이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남 교수는 “한국 뮤지컬이 앞으로도 세계 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체 불가능한 영역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경주 교수는 “현재의 뮤지컬 시장을 볼 때, 뮤지컬 시장은 활성화되었으나 작품의 다양성은 줄어든 것 같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그리고 남 교수는 “우리의 인생은 뮤지컬과 닮아 있다”며 “협업과 조화의 예술인 공연예술처럼 우리의 삶 역시 협력하고 소통하고 존중하고 조화롭게 지낼 때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남 교수는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 시청자들에게 준비한 깜짝 선물로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넘버인 ‘The Impossible Dream’ 무대를 완벽하게 선보이며 마지막까지 감동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