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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의 NOISE] 이창명 사건으로 살펴본 거짓말, 도덕불감증

[비즈엔터 강승훈 기자]비즈엔터팀장

(사진=SBS)
(사진=SBS)

연예인에게 도덕적 잣대는 일반인보다 엄격하다. 이는 연예인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이나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연예인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상이며, 성인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다. 연예인의 말 한마디는 누구의 말보다도 앞선다. 그런 연예인이 대중의 믿음을 저버렸을 때, 멸시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최근 이창명의 음주운전 사고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창명은 자신의 과오를 변명으로 덮기보다는 인정하고 반성해야 했다. ‘진실’은 ‘거짓’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이창명은 20일 오후 11시 30분께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인 명의의 포르쉐 SUV 카이엔 차량을 몰고 가다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교차로 보행 신호기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는 단독 사고로 다행히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 수습과정과 해명이 의혹을 키웠다. 사고 당시 이창명은 차량을 방치하고 사라졌다. 그는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보행 신호기를 들이받았다고 사고 과정을 설명했다. 사고 차량을 방치하고 친동생 같은 매니저에게 사고 수습을 맡긴 것에 대해서는 차량에서 연기가 나서 무서웠다고 해명했고, 가슴이 아파서 인근 병원에서 CT도 찍고 약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연락 두절에 대해서는 배터리가 소진됐고, 충전기가 없어서 본의 아니게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곧바로 경찰에 출두하지 않은 이유는 대전에 중요한 사업 미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요모조모 틀에 끼워 맞춘 그의 대답을 대중은 믿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그의 음주는 사실이었다. 이창명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대리업체에 대리운전을 요청했다가 취소한 정황이 포착됐고, 음식점 CCTV를 통해서도 그가 술을 마셨다는 증거가 확보됐다. 경찰은 이 모든 정보를 취합해 그가 음주운전을 했다며 최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가 밝힌 해명이 일부 사실이라고 해도 거짓말에 대한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 그의 활동은 적색불이 켜졌다. 대개 사회 통념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연예인의 자숙기간은 2~3년 안팎. 그 이후 연예 활동이 가능하다. 물론 거짓말의 경중에 따라서 복귀 시점은 다를 수 있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군색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연예계에 복귀했다.

이창명의 음주 측정은 위드마크(Widmark)에 따른다. 그가 사고 발생 21시간 만에 경찰에 출두했기 때문에 음주 측정이 불가능했다. 위드마크 측정 결과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6%로 추정됐다.

많은 연예인이 거짓말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당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은 그럴싸했다. 자신의 잘못을 덮고, 인정에 호소했다. 하지만 그 거짓말이 탄로 나면 막중한 책임이 뒤따랐다. 물론 연예인으로서 수명도 끝날 수 있다. 이는 대중이 거짓말에 대해서는 관대하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대중은 유승준이 입대하지 않은 게 미웠던 게 아니라,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더 배신감을 느꼈다. 사람이기 때문에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수습 여하에 따라서 대중에게 받는 평가는 다르다. 잘못을 인정하고 자숙하고 대중의 판단을 겸허하게 따르는 게 오히려 현명할 수 있다. 한번 떨어진 믿음을 다시 주워 담기는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거짓말로 상황만 모면하려는 연예인들의 도덕 불감증, 그 결과는 뼈저리게 아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강승훈 기자 tarophin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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