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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환 감독 폭력사건, 빠른 결단 못 내린 구단주도 잘못이다[차상엽의 시선]

[비즈엔터 차상엽 기자]

“폭행이다”, “아니다 꿀밤 한 두 대다”

프로축구 성남FC 박종환(76) 감독의 선수 폭행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박 감독은 지난 16일 성균관대와의 연습경기에서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졸전을 펼친 소속팀 선수들을 다그치는 과정에서 소속팀 두 선수에게 물리력을 행사했다.

이는 경기를 지켜본 한 팬이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에 박 감독이 선수들을 폭행했다고 폭로하면서 알려졌고 직접 해당 선수들의 실명까지 거론했다. 물론 하나의 상황이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실제로 박 감독은 “꿀밤 1~2대를 때렸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상황에 따른 해석이 다를지언정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그것이 감정적인 폭행이든 꿀밤 1~2대든 박 감독이 선수에게 물리적인 접촉을 했다는 점이다.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 선수권대회 4강 신화를 이룬 주역으로 체육훈장 백마장과 대한민국 체육상, 아시아축구연맹 공로상 등을 수상한 바 있는 그는 2006년 11월 대구FC에서의 감독직을 끝으로 오랫동안 현장을 떠나있었다. 그리고 7년 이상의 공백 후 복귀한 현장에서 단 8경기만에 물의를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 감독에게 폭행은 결코 낯선 단어가 아니다. 그는 지난 1989년 리그 경기 도중 심판 판정에 항의해 폭력 사태를 수차례 빚어 결국 1년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영구제명까지 논의됐지만 당시 일화가 신생팀이라는 점과 구단 차원에서의 중징계를 감안해 1년 징계로 정리됐다. 하지만 그는 1992년 11월에 또 한 번 대기심과 몸싸움을 벌여 6개월 자격정지를 받아 큰 실망감을 안겼다. 이번에는 오랜 시간이 흘렀고 박 감독 역시 70세를 훌쩍 넘긴 노장이 된 만큼 폭력 감독으로서의 모습은 지워졌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그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박종환 감독(사진=뉴시스)

사회적으로 폭력은 더 이상 어떤 방식으로도 정당화되지 않는다. 폭력이 좋은 결과를 담보할 수도 없을뿐더러 설령 그렇다 해도 절대 용납되지 않는다.

당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보면 당시 상황이 꿀밤 몇 대는 아니었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혹 실제로 꿀밤 1~2대였다고 해도 성남은 박 감독에 대한 징계를 차일피일 미뤄 더 큰 비난을 받았다. 더구나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판검사 임용을 거부하고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고 서민을 위한 인권운동, 노동인권운동에 앞장섰던 바 있다.

박 감독의 선수 폭행이 일어났던 시점은 16일이었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다. 성남 구단의 신문선 사장은 박 감독의 해임을 이미 건의했지만 이 구단주는 사태의 추이만을 지켜보며 시간만 허비했다.

소속팀 선수들의 인권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한 구단주가 잘못을 저지른 해당 감독에 대한 징계조차 확정하지 못하자 주변에서 소문만 무성해지는 것도 당연하다. 선장이 없는 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향할 리 만무하다. 사후처리가 늦어지다 보니 성남시장인 구단주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자신이 살아왔던 것처럼 이번 사건 역시 빠르고 명확하게 해결했다면 듣지 않아도 될 말이었다. 주변의 쓸데없는 잡음도 결국 자신이 만든 셈이다.

차상엽 기자 sych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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