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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경호 "'미씽나인' 선택 후회 없어...내 평가와 만족이 중요"

[비즈엔터 서현진 기자]

▲정경호(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정경호(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배우 정경호는 지난 9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을 두고 잊지 못할 작품이라고 말했다. 실제 무인도 생존기를 경험했던 것처럼 마냥 에너지를 쏟아낸 그다. 자신의 애정만큼이나 함께한 배우들과 제작진에게서도 그 열정을 느꼈다. 저조한 시청률과 빈약한 스토리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정경호는 ‘미씽나인’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정경호의 작품 평가 기준은 달랐다.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드라마라는 점에서 ‘미씽나인’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줄 소중한 작품이 됐다.

정경호는 극중 잘나가는 밴드 리더에서 생계형 연예인으로 전락한 서준오 역을 맡았다. 코믹함과 진지함을 넘나드는 그의 다채로운 연기 덕분에, 무인도 생존기는 어설픈 전개에도 흥미로울 수 있었다.

‘미씽나인’은 시청자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했지만, 정경호의 다양하고 풍부한 감정 연기는 시청자의 시선을 붙들었다. 이 작품은 또 한번 ‘정경호의 재발견’을 확인시켜줬다.

Q: 종영하고 어떻게 지냈나.
정경호:
제작진, 스태프들과 MT도 다녀왔다. 아직 종영의 아쉬움이 남아있다. 지방 촬영은 참 좋은 것 같다. 집중력도 생기고, 배우, 제작진이 계속 붙어 있어서 힘이 됐다. 그래서 주연작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 않았다. 기댈 수 있는 작품이라서 헤어지기는 아쉬웠다.

Q: MT는 어떻게 계획된 건가.
정경호:
종방연을 하고도 헤어지기 힘들어서 강원도 양양으로 놀러갔다. 제작진과 남자스태프들 30여 명끼리 이야기하면서 1박 2일을 보냈다. 촬영 기간 동안 계속 붙어있어서 할 말이 없을 법도 한데 정말 좋았다.

▲정경호(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정경호(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총 6명을 죽인 최태호(최태준 분)와 화합하는 결말을 두고 시청자들 의견이 분분했다.
정경호:
그 장면은 사실 결말이라기보다 에필로그의 개념이었다. 결말로 따지자면, 최태호가 죄를 받고 끝난 부분까지다. 무인도에서 환히 웃고 좋았던 장면을 떠올렸고, 그 때를 기억하고 싶어 만든 에필로그다. 촬영시간이 촉박해서 마지막 느낌 전달이 잘 안된 것 같다. 사실 휴먼드라마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무인도에 살아남으면서 인간이 변하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리려는 취지도 있었는데,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과정이 필요했던 탓에 표현이 부족했다. 아쉬움이 남는다.

Q: 최태준 실제로 무섭지 않았나.
정경호:
촬영 끝나면 다시 선한 얼굴로 돌아와서 무섭지 않았다. 최태준에게 고맙다. 최태호란 인물은 배우가 연기할 때 마음고생을 할 캐릭터다. 이유 있는 악행이 아니었다. 나중에 모두가 최태준한테 고맙다고 했다. 끝까지 감정 놓지 않고 잘 소화해준 것 같다.

Q: 초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채로 종영했다. 폐인 양상을 보이면서, 시청률과 무관한 호평을 얻었는데, 끝내 용두사미 드라마라는 혹평을 얻었다.
정경호:
그동안 했던 작품들을 다 돌이켜봐도 아쉽지 않은 적은 없었다. 이번엔 10부까지 대본이 나와있었는데, 분량을 조절해야해서 조금 변화된 부분이 있다. 그런 반응들은 나 역시 아쉽다.

Q: 코믹한 장면은 대부분 애드리브인가.
정경호:
사실 큰 애드리브는 없었다. 심각한 미스터리를 깔 돼 서준오는 그런 상황에서도 밝은 수 있는 인물로 설정하고, 상황을 즐겁게 만들었다. 그런 부분에서 나와 감독님의 생각이 같았다. 재밌게 봐주셨다는 분들이 많아 좋았다. 아무래도 코믹연기는 어렵다. 상황이 먼저 웃기에 그려져야 한다. 무턱대고 나 혼자 웃기면 그건 진짜 코미디다. 좋은 상황이 ‘미씽나인’에는 있었다. 오정세 형이랑 같이 합을 맞춰서, 오히려 더 정극같이 했더니 좋게 봐주신 것 같다.

Q: 제주도에서 촬영한 에피소드가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다. 힘든 장면도 많았는데, 체력적으로도 위기가 온 순간은 없었나?
정경호:
기억에 많이 남는다. 다들 ‘고생하지 않았냐’라고 묻는데, 고생스럽지는 않았다. 바다에 빠지는 것도 한 번이 어렵지, 나중에는 쉽게 들어갔다. 오히려 무인도 생활하는 장면을 찍으니, 손톱도 안 깎고 머리도 안 감는 등 신경쓰지 않아서 점점 편해지더라. 나보다 여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이선빈 씨는 추운 날씨에 짧은 치마를 입고 내내 촬영했고, 백진희 씨는 계속 물에 들어가고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았다.

Q: 백진희와 호흡은 어땠나.
정경호:
백진희와는 친해질 시간이 필요없었다. 예능(SBS ‘도시의 법칙’)을 같이 하고, 그 때 여행을 하며 40일을 같이 지내서 편안했다.

Q: 이번 드라마는 유독 키스신이 없었다.
정경호:
드라마에서 뽀뽀를 한 번도 안 한 건 처음이다(웃음). 3, 4부쯤에서 혼자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작가님이 굳이 로맨스가 필요하냐고 하더라. 오히려 로맨스에만 국한되지 않은 드라마가 더 극 분위기에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정경호(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정경호(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실망스러운 전개라는 지적이 이어저도, 당신 연기에 대한 찬사는 이어졌다.
정경호:
과도한 말씀이다. 시청률을 떠나 계속 활동할 때마다, 정경호의 재발견이란 말을 15년간 듣는다는 게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사실 반응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시청률이 나쁘면 기운이 빠질 수 있는데, 처지지 않게 마무리했다. 적어도 우리 모두 시청률 때문에 힘이 빠지진 않았다.

Q: 작품운이 없다는 말이 있다.
정경호:
생각을 안 할 수는 없다. 이 일을 하는 걸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어느 순간 못할 수도 있으니. 예전보다는 신중하게 연기를 한다. 감독님의 OK 사인이 끝이 아니라, 내 스스로도 만족하고 싶다. 그래서 더 책임감이 생긴다. 예전보다는 철이 든 거 같다. 누구의 책임이 아니라 나 때문에 행복하고 슬플 수 있다는 생각에 현장에 나가서 책임감 있게 하려고 변화했다. 그리고 작품이 끝난 뒤에는 잘잘못을 따지는 게 아니라, 뭐가 좋고 아쉬웠는지는 알려고 한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나름의 숙제다.

▲정경호(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정경호(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아버지인 정을영 PD는 당신 연기나 작품에 대한 어떤 조언을 해주나.
정경호:
일 얘기는 거의 안한다.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아버지는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갈수록 존경심이 든다. 부자지간에 자주 만나고 술도 마시는데 일 이야기는 자주 안한다. 나도 감히 ‘내 연기 어땠어’라고 물어보지 못한다. 사실 그런 부분은 서로 쑥스러워한다. 아버지가 내 출연 드라마는 다 보시는 것 같은데 코멘트는 따로 하지 않으신다. 그저 ‘좋은 사람이 되라’고 하신다. 그래야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친한 친구 같은 사이다. 연기 빼고, 나머지 이야기는 다 할 정도로.

Q: 실제로 정경호는 서준오처럼 인내심 좋나.
정경호:
그렇지 않다(웃음). 정말 서준오는 용서를 할 입장이 아닌데 다 받아준다. 그냥 서준오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전제를 깔고 캐릭터를 만들었다. 그래서 자신을 살인자로 몰아간 최태호에게 ‘형은 네 옆에 있으니, 다 내려놓자’라는 말도 할 수 있었다. 나라면? 어휴. 개인적으로 용서할 수 없다. 만약 관계의 표현이 잘됐다면, 서준오의 용서도 이해됐을 수 있었을 거다. 열(찬열 분)이 태호와 극중 그룹으로 활동하며 전문적으로 공연을 가고, 어릴 적부터 잘 해왔던 게 보여 졌다면 말이다. 그런 표현이 삭제가 된 게 나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Q:정경호에게 ‘미씽나인’이란?
정경호:
이런 소재의 드라마가 나오고, 출연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재밌게 봐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좀 더 완벽하지 못했던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누구의 선택도 아니다. 정말로 우리가 하고 싶던 이야기가 잘 전달되지 않았다면 죄송스럽다. 그래도 작가, 감독, 배우들 모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을 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정경호(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정경호(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서현진 기자 sss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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