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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직후] ‘프리즌’ 내내 활활…뜨겁거나 부대끼거나

[비즈엔터 정시우 기자]

(사진=쇼박스 제공)
(사진=쇼박스 제공)

공개날짜: 3월 14일 오후 2시
공개장소: 메가박스 동대문
감독: 나현
배급: 쇼박스
개봉: 3월 23일

줄거리: 1990년대 중반, 교도소. 밤이 되면 죄수들이 밖으로 나가 완전범죄를 만들어낸다. 이곳에서 왕으로 군림하는 자는 교도소장도 아니고 법관도 아닌, 죄수 익호(한석규)다. 그런 그의 세계에 검거율 100%를 자랑했던 전직 경찰 유건(김래원)이 죄수의 신분으로 입소한다. 유건에 의해 감옥에 끌려온 죄수들은 그를 괴롭히는데 사력을 다 하지만, 다혈질의 유건도 만만치 않다. 그런 유건의 패기가 익호는 나쁘지 않다.

첫느낌: 죄수 익호는 교도소라는 왕국의 군주다. 그가 다스리는 백성은 비단 수감자들만이 아니다. 그의 손길은 교도소장을 넘어, 교도소 밖 권력에도 깊숙이 침투해 있다. 게다가 교도소 문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범죄까지 저지른다. 감옥만큼 완전무결한 알리바이를 챙길 수 있는 곳이 있을까. 확실히 ‘프리즌’의 설정은 기존 감옥을 소재로 한 영화들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다. 흥미롭다. 일견 신선하기도 하다. 감독 이전에 시나리오 작가로 충무로에 뿌리 내린 나현 감독의 오랜 고민의 흔적이 읽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소재와 설정이 작품의 재미와 완성도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이야기를 실어 나르는 배우의 연기력과, 극의 분위기와 리듬을 효율적으로 매만질 연출, 그리고 흥미로운 설정을 깔끔하게 닫을 드라마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프리즌’은 무엇 하나가 부족하다기보다는, 너무 많아서 조금 아쉬운 쪽이다. 액션도 음악도 심지어 배우들의 열연도 쉼표 없이 내내 들끓는 영화는, 그래서 뜨겁긴 하지만 그래서 일견 부대끼기도 한다.

영화는 많이 음침하고, 자주 비장하다. 그리고 여러 장면에서 잔인하다. 사운드가 상상을 불러일으킬 때, 체감 폭력 게이지는 더 올라간다. 강함과 강함이 연신 맞부딪히면서 쉬어갈 구멍을 허락하지 않는 게 다소 아쉽다.

그럼에도 ‘프리즌’에 시선이 갇힌다면, 그것은 캐릭터의 힘이 크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인정사정없는 절대 악 익호를 연기한 한석규와 깡다구로 중무장한 유건을 연기한 김래원의 연기를 보는 맛이다. 서로 견제하고, 으르렁거리고, 뒤엉키는 장면-장면에서 한석규도 김래원도 물러섬이 없다.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두 사람의 대결은 흡사 맹수들의 싸움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 대결 역시 너무 뜨겁지 않았나 하는 의문은 있지만, 그것이 또 감독이 원했던 것이라면, 그 의도는 배우의 몸을 통해 살아난 건 확실하다. 물론 그에 대한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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