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비즈엔터 상단 메뉴

비즈엔터

[인터뷰] 김재욱 “연기를 한다는 건 재미와 고통이 동반되는 일”

[비즈엔터 김예슬 기자]

▲배우 김재욱(사진=더좋은이엔티)
▲배우 김재욱(사진=더좋은이엔티)

김재욱은 자신이 가진 색채가 비교적 명확한 배우다.

선 굵은 비주얼과 어딘지 알 수 없는 묘한 매력, 아슬아슬한 경계 위에 선 듯한 김재욱은 캐릭터적인 부분에서도 그런 자신의 이미지를 잘 이어왔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는 과묵함이 매력적인 ‘와플 선기’로, 영화 ‘서양골동양과점 앤티크’에서는 ‘마성의 게이’로 분했다 . 두 작품은 10년 가까이 김재욱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로 회자될 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김재욱은 자신을 넘어서는 또 하나의 페르소나를 창조해냈다. ‘보이스’의 위험한 사이코패스 모태구가 바로 그것인데, 분명히 잔인하고 극악한 인물임에도 어딘지 모르게 치명적이다. 마성이라면 마성일 것이고, 퇴폐적이라면 퇴폐적일 것이다. 단어의 어감은 다소 부정적이나 이상하게도 김재욱과 어우러지면 매력적인 무기가 된다. “좋은 배우라는 말을 많이 듣고 싶지만, 그만큼 좋은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김재욱은, 이미 그 자체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좋은 배우가 되고 있다.

Q. 짧지만 강했던 ‘보이스’. 당신은 어떻게 느꼈나.
김재욱:
워낙 중반부터 출연한 캐릭터여서 다른 작품보다 훨씬 적게 느껴진다. 현실적으로도 다른 인물에 비해 촬영기간이 짧았고. 그래서인지 아직 뭔가 속 시원하게 작품을 끝냈다는 느낌이 없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을 해소하고 싶어서 인터뷰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원래는 끝나자마자 인터뷰를 하려고 했지만, 모태구를 어떻게 정확히 이야기할지 두려움이 생길 정도로 머리가 하얘져서 인터뷰가 늦어졌다.

Q. 모태구가 본인에게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만큼 복잡했나보다.
김재욱:
스스로 매듭지으려면 말로 풀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필요할 것 같았다. ‘컷’하는 순간 바로 벗어낼 수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이 사람은 악한 사람이고 흉포한 본성을 갖고 있다는 걸 티내지 않으면서도 드러내고 싶은 캐릭터였다. 카메라 앞에 서지 않을 때도 그런 부분을 미묘하게 잡고 가야하는 부분도 있었고.

Q. 결말은 마음에 드나. 확실한 죽음인지 혹은 상상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김재욱:
촬영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정확한 의도가 있었다. 권선징악적인 면에서 모태구의 끝은 시청자가 느끼기에도 속 시원하게 최후를 맞아야 한다는 의견이 모두 동일했다. 그래서 난 태구가 죽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모태구스러운’ 죽음을 생각하려다보니 판타지적인 요소가 장면에 가미됐다. 해석 여지가 있는 장면인 거지. 오히려 그래서 나는 더 만족스럽다. 조금은 찝찝할 수 있어도, 결국은 정의로운 손이 아닌 또 다른 큰 악에 의해 최후를 맞는 설정 자체가 끊이지 않는 악의 순환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게 곧 앞으로도 골든타임팀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부분이고.

Q. 시즌2 이야기가 나오는데 태구는 죽었지 않나.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재욱:
난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배트맨’ 시리즈처럼 악역이 계속 바뀔 수 있는 거 아닌가. 고담시라는 무대 안에서 시간의 순서는 얼마든 조절할 수 있는 거니까 ‘보이스’ 시즌2는 모태구 등장 전의 상황도, 한참 후의 일을 그릴 수 있는 거다. 사실 내가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배우 김재욱(사진=더좋은이엔티)
▲배우 김재욱(사진=더좋은이엔티)

Q. 사이코패스 연기가 큰 화제가 됐다. 본인도 만족스러웠나.
김재욱:
뭔가를 더 표현하고 싶은 욕심은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16회라는 분량 내에서 풀어내야 했다. 가장 중요한 건 모태구가 얼마만큼 많이 보여지냐가 아니라 ‘얼마만큼 필요하냐’였다. 배우 욕심 때문에 그런 부분이 지나쳐버리면 그게 오히려 작품에는 도움이 안 되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적당히 깔끔하게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Q. 가장 화제가 된 부분을 묻고 싶다. 후반부에 장총을 휘두르는 장면은 정말 반응이 뜨거웠는데.
김재욱:
장총은 모기범 회장과 모태구가 지내왔던 별장에 있던 사냥용 총이었다. 연습할 시간도 없어서 현장에서 받아 처음으로 사용해봤는데, 정말 무겁더라(웃음). 하지만 무거움이 드러나지 않게 열심히 했다. 여유가 있어야 하는 캐릭터니까. 장난감 갖고 놀듯이 자유롭게 다루면 좋겠다 싶었다. 사실 모태구는 총, 칼, 쇠공까지 못 다루는 게 없지 않나. 심지어 쇠파이프도 잘 휘두른다(웃음).

Q. 모태구 캐릭터는 ‘퇴폐미’와 섹시한 매력이 있다는 언급도 많았다.
김재욱:
사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구축한 건 아니다. 단지, 악인일지언정 어떤 부분에서건 사람들이 끌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다. 정말 피하고 싶고 쳐다보기도 싫고 섬뜩하고 기분 나쁘게만 하는 악인보다는, 무섭고도 끔찍하고 가까이 하면 안 될 것 같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가는 그런 매력을 가진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

Q. 사이코패스 캐릭터를 찾아보기도 했나.
김재욱:
사이코패스를 검색해보거나 심리를 연구하거나 한 건 아니다. 다만, 모태구의 외적인 부분과 환경이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의 크리스찬 베일과 비슷한 성향이라 조금 참고는 됐다. 그것 말고도 고위층의 인물이 자신의 아래에 있는 인간을 동급으로 생각하지 않는 오만함, 그런 걸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접근이 오히려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었다. 은근히 그런 사람들이 많다. 가장 무서운 건, 그런 성향을 가지면서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다. 모태구 또한 그런 특징을 갖고 가되, 잔혹성을 드러내게 될 경우 좀 더 갭이 세질 것 같아서 고민이 많았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하고자 했다.

▲배우 김재욱(사진=더좋은이엔티)
▲배우 김재욱(사진=더좋은이엔티)

Q. ‘보이스’는 실사에 대한 퀄리티를 중요시했다. 그만큼 잔인하기도 했고. 트라우마는 없었을까.
김재욱:
실질적으로 내가 다른 배우들처럼 시체를 발견하거나 한 경우는 없었다. 내가 다 죽이는 거였으니까. 그래서 시각적으로 놀라거나 하는 트라우마는 안 생겼지만, 오히려 행위에서 오는 후폭풍이 중간부터 생겼다. 예를 들어 쇠공을 후려치고 나면, ‘컷’ 소리를 들어도 몸의 떨림이 가시지 않는 거다. 호흡도 계속 크게 되고. 그런 부분이 조금 힘들었다. 분명히 그 부분을 100% 즐길 자세로 현장에 왔는데도, 막상 현장에 오면 분장이지만 나로 인해 생(生)이 끝나가는 사람들을 마주치니 점점 그게 힘들었다. 일말의 죄책감 없이 소화했던 건 대식(백성현 분)이와의 장면이었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다.

Q. 백성현이 그 장면에 대해 “잘 몰입이 돼서 ‘지옥에서 보자’는 말이 절로 나왔다”더라. 당신이 미리 캐릭터를 완벽하게 세워놔서 찍는 건 어렵지 않았다던데.
김재욱:
성현이와 워낙 합이 잘 맞았기도 했고, 그게 꼭 나와 성현이만의 호흡은 아니었다. 상황극처럼 즉흥적으로 들어갔던 장면인데 감독님이 잘 담아주셨다. 다시 생각해도 15·16회를 찍는 ‘보이스’ 팀의 집중력은 어디서도 보기 힘들 정도로 굉장했다. 다 같이 만들어낸 장면이지.

Q. 생방송처럼 진행됐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다. 그럼에도 퀄리티는 뛰어났고.
김재욱:
거의 생방송에 가까웠다. 며칠째 잠도 못잤고. 하지만 그렇게 찍었는데도 이상하게, 그렇게 힘들지가 않았다. 멋있게 말하자면 집중한 거고, 현실적으로는 다른 배우들보다 체력이 남았던지라. 왜냐면 나는 장면 자체가 그렇게 많진 않았으니까.

Q. 등장 장면은 적어도 크게 회자되고 있다. 요샛말로 하면 ‘가성비’가 좋은 캐릭터네(웃음).
김재욱:
맞다. 그래서 나는 앓는 소리를 내지 않았다(웃음).

Q. 하지만 그만큼 외로웠을 것 같다. 배우들과 접점이 많지는 않았지 않나.
김재욱:
외로움이 힘들지는 않았다. 백성현과의 장면도, 그걸 찍기 전까지 집중하고 고민했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다른 배우들과 현장에서 만나면 정말 반가웠는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도 캐릭터 상으로 서로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최대한 자제했다. 그런 건 좀 아쉬웠다. 혼란스럽기도 하고.

▲배우 김재욱(사진=더좋은이엔티)
▲배우 김재욱(사진=더좋은이엔티)

Q. ‘보이스’ 배우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장혁에 대한 칭찬이다. 극 중에서는 당신과 완전한 대척점에 서있었고.
김재욱:
장혁 형은 기본적으로 상대 배우를 굉장히 존중하는 편이다. 선배님이기도 하고 경험도 풍부한 베테랑 배우인데도 함께 호흡하는 배우와 장면을 만들어갈 때 자신의 의견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낸다. 혹여 상대 배우가 준비한 것에 대한 월권이 될까 조심스러워했다. 섬세하고도 열정으로 가득 찬 분이라고 느꼈다. 개인의 에너지로 현장 전체 분위기를 끌고 갈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무진혁(장혁 분)과의 모든 장면이 즐거웠다. 경찰서 복도에서 멱살 잡히는 장면도 좋았고, 별장에서의 장면들도 대화를 하면서 만들어갔다.

Q. 이하나와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의도치 않은 지점에서, 대적하는 그 장면에서 케미스트리가 터졌다.
김재욱:
그래서 참 얼떨떨하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그렇게 봐주셨다. 옥상신을 찍을 땐 권주(이하나 분)와의 대립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전까지는 권주와 강한 에너지로 부딪힌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 이게 둘의 마지막 만남이기 때문에 여기가 아니면 더 이상 기회가 없겠다 싶었다. 그래서 대사를 효과적으로 살리되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는 동선이 뭘지 이야기하다가 나온 장면인데,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좋아하는 장면이다. 얻어 걸려서 기분도 좋고(웃음).

Q. 감독에 대한 찬사도 많았다. 당신은 어떤 도움을 받았나.
김재욱:
감독님은 배우가 자신감을 갖고 연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네가 생각하는 그 인물이 어떻게 움직일 건지 한 번 네 마음대로 해보라는 마인드다. 세세한 디렉션보다는 먼저 태구의 움직임을 보시고 거기에 맞춰 태구의 어떤 부분을 캐치할 건지를 정말 잘 잡아줬다. 내가 연기한 모태구라는 인물을 150% 이상 올려준 건 감독님과 스태프 덕분이다.

Q. 너무 겸손한 표현 아닌가(웃음).
김재욱:
겸손한 게 아니라 정말 그렇다. 감독님뿐만 아니라 스태프들께도 감사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카메라 감독님도 손이나 입 꼬리처럼 스쳐지나갈 수 있는 부분도 잘 잡아줬고, 조명팀도 무표정을 서늘함으로 극대화시켜줬다. 음악 또한 모차르트 레퀴엠을 써주셨는데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나도 그 이후로 차에서 이동하거나 할 때면 모차르트 음악만 들었다. 음악의 힘을 많이 받은 거지. 김재욱 개인의 힘보다는 더 많은 부분들을 스태프들과 감독님이 만들어준 거다. 태구가 등장하기 전에 나왔던 피해자, 가해자들의 열연에 ‘정말 긴장해야겠다’는 좋은 자극을 받았다.

Q.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는 말이 생각난다.
김재욱:
맞다. 딱 그거다.

▲배우 김재욱(사진=더좋은이엔티)
▲배우 김재욱(사진=더좋은이엔티)

Q. 이하나가 그런 말을 했다. 자긴 옷도 단벌인 비정규직 캐릭터를 주로 맡는데, 김재욱은 상류층만 한다고(웃음). 그런 부분에서는 캐릭터적인 욕심이 생겼을 것 같은데.
김재욱: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갈증은 누구에게나 있다. 나 또한 여러 연기를 해보고 싶다. 그런 지점에서 이번 모태구 캐릭터도 골랐었고. 내가 그동안 많이 관심받고 부각됐던 작품들 중에 그런 종류들이 많아서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껴주신 게 아닐까.

Q. 당신은 그런 틀이 유독 강하다. 차가울 것 같은 선입견도 있고. 그 틀을 깨는 과정이 어렵지는 않았나.
김재욱:
그게, 딱히 내가 어떤 걸 노린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품이 대박날 거라는 보장도 없고, 지금까지의 색을 벗을 거라는 보장도 없지 않나. 대중이 생각하는, 오랜 기간 고착화된 내 이미지를 바꿀 필요는 있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 생각 때문에 배우로서 내 행보가 달라지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변화될 일인 것 같고.

Q. 그렇다면 현재 당신이 가장 갈증을 느끼는 캐릭터는 무엇인가.
김재욱:
사실 모태구를 막 소화한 터라 다음엔 이런 걸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모태구를 만나기 전까지 악역을 염원하며 산 것도 아니고. 단지 ‘이런 것도 해보고 싶다’라는 과정에서 모태구를 만난 것뿐이다. 이 다음 작품의 선택기준 또한 ‘모태구를 연기한 이후의 김재욱’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건 없다. 대신, 좀 더 풍성함 속에서 캐릭터를 고를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태구를 계기로 그 전까지는 내게 절대 오지 않았던 시나리오가 오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Q. 코믹 연기에도 욕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재욱:
뭐든 좋은데, 관객 분들이나 시청자 분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웃겨주고 싶은 거지. 로맨틱 코미디로 남녀가 만들어낼 수 있는 웃음도 좋고, 그게 아니라면 슬랩스틱까지는 아니어도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선에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 전부터 했던 생각이다. 모태구 같은 악역을 기다렸듯이 이런 역할도 기다리는 거고.

▲배우 김재욱(사진=더좋은이엔티)
▲배우 김재욱(사진=더좋은이엔티)

Q. 지금은 어떤 계열의 작품을 생각 중인가. 과거에 뮤지컬 ‘헤드윅’도 반응이 좋았는데.
김재욱:
‘헤드윅’은 지금도 애착을 많이 갖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땐 20대 비주얼이었다. 지금 해도 그 비주얼이 나올지는 모르겠다(웃음). ‘보이스’를 끝내고 어떤 작품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기준은 없다. 내게 허락되는 시나리오나 내가 도전할 수 있는 시나리오, 가장 욕심나는 시나리오를 선택하겠지. 그런데 뮤지컬은 기본적으로 내가 잘할 수 있는 연기 톤의 무대가 아니어서 함부로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헤드윅’은 뮤지컬 형태지만 오히려 스탠딩 쇼에 가까운 극인지라 내가 내 스타일로 소화했거든. 하지만, 언젠가 다시 뮤지컬을 하게 된다면 다른 작품보다는 ‘헤드윅’을 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Q. 애정이 많이 느껴진다.
김재욱:
그 당시에 군대 때문에 무대에 그렇게 많이는 서질 못했다. 내가 했던 ‘헤드윅’이 미완성이라는 생각을 늘 하기도 했고. 그땐 스물아홉이었지만 지금은 서른다섯이다. 30대에 하는 ‘헤드윅’은 어떨지, 나 스스로도 궁금하다.

Q. 밴드 월러스의 활동도 너무 오래 쉬고 있지 않나.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을까.
김재욱:
빠른 시일 내에…(웃음). 사실 밴드가 끝난 건 아니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밴드에 사활을 건 사람들이 아니다. 각자가 하고 싶은 것들 하다가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게 음악을 하고자 뭉친 게 월러스다. 다들 느리게 가는 사람들이라 조급함도 없고. 어쩌다가 들어맞는 순간이 오면 다시 밴드 활동도 시작할 것 같다. 잘은 모르겠지만 월러스를 위한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고 믿는다. 나도 개인적으로는 음악 작업을 하고 있고.

Q. 그렇다면, ‘보이스’의 모태구가 음악작업에 영감을 준 부분은 없나.
김재욱:
오.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 이후로 내가 악기를 연주한 적이 없지만, 해본다면 피아노가 좋겠다. (Q. 정장 쫙 빼입고?) 당연하지. 싸구려 피아노 말고, 그랜드 피아노로(웃음).

Q. 뭔가, 캐릭터를 잡아가는 걸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김재욱:
연기를 한다는 건 그런 재미가 동반되는 일이다. 동시에 고통스럽기도 하고.

Q.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였나.
김재욱:
캐릭터가 잘 표현되지 않을 때와 연출을 잘 소화하지 못할 때다. 내가 찍은 장면이 찝찝해서 밤새 잠을 못 잘 때도 있었다. 왜 그렇게 찍었는지 아쉬움이 커서 잠이 안 온다. 이건 앞으로도 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같은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아서 더 집중하고 더 생각하는 것 같다.

▲배우 김재욱(사진=더좋은이엔티)
▲배우 김재욱(사진=더좋은이엔티)

Q. 모태구가 김재욱이라는 배우의 또 하나의 인생캐릭터가 된 것 같다. 그런 만큼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이나 만족하는 부분도 혼재할 것 같은데.
김재욱:
아쉬움은 없었다. 태구를 많은 장면에서 보여주고 싶은 게 개인적으로는 어쩔 수 없는 욕심이었지만, 이렇게 끝이 난 태구의 이야기가 오히려 더 절제된 느낌이어서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너무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니까.

Q. 뭔가, 지금 대목에서 배우관이 드러난 것 같다.
김재욱:
그런가. 난 좋은 배우라는 말을 많이 듣고 싶지만 그만큼 좋은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당당하고 떳떳하게 내 필모그래피를 말할 수 있는, 그런 배우. 그래서 시청률보다도 좋은 작품에 출연했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작품이 최고라 생각한다.

Q. 시야가 넓은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재욱:
내가 경험을 해나가면서 좀 더 시야가 넓어지고, 더 넓게 보고자 하는 느낌은 있다. 내 캐릭터가 돋보인다고 해서 그 작품의 절대적인 흥행점이 될 수는 없는 거니까. 모두가 조화롭게 돋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이번 작품으로 김재욱을 다시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앞으로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싶을까.
김재욱:
크게 생각하고 있는 계획은 사실 없다. ‘보이스’와 모태구가 끝났지 않나. 그래서 이 다음 행보를 빨리 결정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있다. 몸에 좋은 에너지도 돌고 있거든. 마음이 닿고 욕심나는 작품을 만나 새로운 옷을 입고 많은 분들에게 선보이고 싶다. 조급하진 않되 너무 느리진 않게, 잘 준비해서 찾아뵙겠다.

김예슬 기자 yeye@etoday.co.kr
저작권자 © 비즈엔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enter@etoday.co.kr
엔터사 실적발표 (단위:백만원)

실시간 관심기사

댓글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