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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상미는 청순? 악녀 꿈꾸는 유쾌한 배우

[비즈엔터 김소연 기자]

▲남상미(출처=제이알 이엔티)
▲남상미(출처=제이알 이엔티)

"꼭 따옴표 붙여서 써주세요. 전 정말 자극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요."

이렇게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추천해주고 싶은 배우가 또 있을까. 솔직하고, 조리있고,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 남상미(33)는 보는 것만으로도 엔도르핀을 돌게 만드는 능력자였다.

12일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한 스튜디오에서 남상미를 만났다. 결혼과 임신, 출산으로 공백을 가진 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남상미는 '김과장'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남상미는 극중 시원시원한 카리스마로 사이다 매력을 뽐낸 경리부 윤하경 역을 맡았다. 남상미는 "제가 여지껏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제 성격과 잘 맞는다"고 말한 후 "여주인공인데 로맨스가 없어서 더 매력적인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과장' 종영 후 당분간 육아에 집중하겠다는 남상미에게 '김과장' 뒷이야기를 들었다.

▲남상미(출처=제이알 이엔티)
▲남상미(출처=제이알 이엔티)

다음은 일문일답

Q:'김과장'을 마친 후 2주가 흘렀다. 느낌이 어떤가.
남상미:
아직도 실감이 안된다. 이런 적도 처음이다. 아직 하경에게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다. 그래서 '시원섭섭하다' 이런 느낌도 안든다.

Q:포상휴가를 못가서 아쉽지 않았나.
남상미:
제가 원래 시청률과 포상휴가 욕심이 없었는데, 단톡방에 '갈 수 있도록 해보자'고 했다. 정말 다행히도 포상휴가를 갈 수 있게 됐고, 새벽에 일어나 짐도 다 싸놓았는데 그날 새벽에 애가 아프더라. 그래도 얼마 전 그때 포상휴가에 가지 못했던 배우들도 많고 해서, 강화도에서 배우들과 감독님들이 함께 1박2일로 다시 모였다. 정말 재밌었다.

Q:출산 후 첫 복귀작부터 잘됐다.
남상미:
하늘에 감사하다. 촬영이 어느정도 진행하고 제작발표회를 할 때 제가 감독님에게 '인간적인 사람들만 모여서 드라마 메시지가 잘 전달될 거 같다'면서 '잘 될 거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일단 캐스팅이 신의 한 수 였던거 같고. 이 배우와 이 조합에 감사하다.

Q:복귀작으로 '김과장'을 택한 이유가 있을까.
남상미:
일단 메시지가 좋았다. 드라마가 갖고자 하는 메시지. 이런 드라마에 여자주인공이 많이 할 수 없다는게 보통 생각인데, 그래도 그런 메시지를 제가 하는 작품을 통해 전한다면 의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비중, 분량 상관 없이 이 드라마가 갖고자 하는 메시지를 함께 하고 싶었다. 그걸 유쾌하게 풀어내는 것도 좋았고.

Q:캐스팅 말이 나와 하는 얘기인데, 하경 역에 더 나이 어린 여배우들도 물망에 올랐는데 이재훈 PD가 남상미 씨를 고집했다고 하더라.
남상미:
그건 몰랐다. 왜 그런 말은 안해줬지?(웃음) 그런데 극중 캐릭터가 29살로 돼 있긴 했다. 그래서 제가 31살로 가자고 했다. 유학 갔다왔다고 치고. 그게 덜 간지러울 거 같았다. 감독님도 저를 아끼시는 마음으로 일부러 나이 표시를 안하셨다. 한 번 은행 고지서 입력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87년생으로 찍혀 있더라. 그런데 방송에선 편집을 해줬다.

▲남상미(출처=제이알 이엔티)
▲남상미(출처=제이알 이엔티)

Q:남궁민과 준호, 두 남자 사이에서 어땠나.
남상미:
로맨스가 아니라 두 남자의 긴장감이 어필됐으면 했는데 그게 잘 된거 같다. 남궁민 씨는 지적이고 젠틀한데 엄청 노력하는 스타일이고, 준호에게선 배우들에게 느껴지는 '깡'이 있는데 그런 것이 보였다. 연기자였어도 됐을 법한 그 정도의 기운이 있었다.

Q:여자 주인공이 돋보이고 싶다는 욕심은 나지 않았나.
남상미:
전 정말 괜찮았다. 일단 그들의 조합이 정말 재밌었다. 하경이가 멜로가 없었던게 좋았다. 정말 매력있지 않나. 그리고 여자 캐릭터가 이 상황에서 흐지부지 될 수 있는데, 포괄적인 동료애를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 처음 미팅을 할 때도 전 '멜로 없이 가자'고 했다. '여자주인공이 이런말을 해도 되나'라고 하시더라.(웃음)

Q:이전엔 멜로만 하지 않았나. 생각이 달라진건가.
남상미:
달라졌다기 보단 우리 드라마가 '을'(乙) 입장에서 직장인을 대변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제가 촬영장에서 고민한 것도 멜로가 아니라 직장 동료들의 아픔을 표현하는 거였다. 그게 쉽지 않았을 텐데 그걸 만들어줘 감사했다.

Q: 애드리브도 많았던 현장이라고 하더라. 그런 부분이 힘들진 않았나.
남상미:
정말 전쟁이었다. 제가 애드리브를 하는 캐릭터는 아니니까. 그런데 그게 우리 드라마 살려주니까. 기다렸다가 제 대사하고. 통통 튀는 캐릭터들 사이에서 전 리액션으로 받쳐주는 역할을 했다. 감독님께서 '하경이는 쌀밥'이라고 하시더라. 휘영찬란한 반찬들 사이에서 제가 밥인 거다. 제가 대장이다.하하(웃음)

Q: 하경이 직장 여성을 대변하는 캐릭터이지 않나. 그걸 표현하는데 어렵진 않았나.
남상미:
솔직히 직장 생활을 한 번도 안했다. 추부장(김원해 분)이랑 소주 마시면서, 우리는 조작이나 하고 이런 것에 대한 억울함을 표현하는 장면을 찍는데, 그때 김원해 선배가 애드리브로 '난 매일 아침 간과 쓸개를 냉장고에 놓고 나와'라는 말을 하더라. 그 말에 확 와닿았다.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찍혔다.

Q:'김과장'에선 완벽한 하경이었는데, '집밥 백선생'에선 허당이더라.
남상미:
'집밥'은 남상미고, '김과장'은 윤하경이었다.(웃음) 그런데 저랑 가장 비슷한 캐릭터를 꼽자면 하경일꺼다. 이전까진 제가 시댁에서 살아서 어머님이 해주시는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그런데 독립을 하니 막막하더라. 그런데 실제로 저 같은 여자 많지 않나. 요리 관심 없는 여자 많다.

Q:남상미 하면 참하고 현모양처같은 이미지도 있다. 그 이미지가 깨질 수 있는게 두렵진 않았나.
남상미:
그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 이미지 때문에 고민하진 않았다. 다만 사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에 대한 고민은 있었다. 저는 사적인 부분은 최대한 노출하지 않으려 했다. 그래야 각각의 캐릭터를 보여드릴 때 관객이나 시청자들도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해 구분해 왔다. 그런데 '집밥'은 여실히 남상미가 드러나야 하지 않나. 그리고 10개월 끌고 가니 그런 부분이 고민은 됐다. 그런데 그렇게 편하게 그냥 보여달라고 하더라. 정말 좋은 프로그램을 만난 거 같다.

Q:집에서도 요리를 하게 됐나.
남상미:
저 일취월장하고 있다.(웃음) 집에서도 요리를 해보고 있다. 그런데 선생님이 하는 그 맛이 안난다. 그래서 그 재료 그대로 사볼까. 그런 생각도 했다. 남편도 열심히 해줘도 '맛있다'는 말을 안한다. 이 간 큰 사람이.(웃음)

Q:결혼하고, 아이도 있다보니 연기에 임하는 마음이 달라졌을 거 같다.
남상미:
결혼때문이라기 보단 2년의 공백기가 있지 않았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른 배우들이 하는 걸 보는 시간이었다. 안정된 상태에서 작품을 접하니 나 스스로도 여유가 생기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연기 갈증과 열정이 불타올랐다. 연기 어려운게 아닌데, 왜 어렵게 다가갔을까. 왜 그렇게 무섭고, 겁내는 게 많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Q:작품 속에서와 실제 모습이 다르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욕심은 없나.
남상미:
저, 정말 꼭 써달라. 전 자극적인 역할 하고 싶다.(웃음) 성악설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사실 전 20살때부터 '악역하고 싶어요', '태어날 때부터 꼬인 역할 하고 싶어요'라고 말해왔다. 그런데 저를 보면서 기대하는 모습이 그게 아닌가 보더라. 전 그런 악역인 줄 알고 작품을 선택했는데, 시나리오가 바뀐 경험도 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저에 대해 생각하는 이미지가 착하고, 참하고 그런 부분인거 같다. 대중들이 저에게 보고 싶어하는 것과 제가 하고 싶은 것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Q:현실적으로 여성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다.
남상미:
전 영화를 보면서 남자 배우들이 하는 역할을 보고 '내가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 한다. '베테랑' 황정민 선배 역할 너무 좋더라. 욕도 막하고. 남자들이기에 표현 가능한 것일 수도 있는데, 저도 하고 싶더라. 전 액션도 잘할 수 있다. 운동을 좋아하고, 몸 쓰는 걸 잘한다. '김과장'에서 야구하는 것도 2번 배우고 한거다. 그런데 반응 좋았다.(웃음) 그리고 잘 다치지도 않는다.

Q:에너지가 넘쳐서 그런지 '김과장' 촬영 스케줄이 빡빡해도 지치지 않았다고 하더라.
남상미:
저는 괜찮았다. 그런데 눈이 꺼지더라.(웃음) 다른 분들은 분량도 많고 하다보니까. 남궁민 오라버니 같은 경우는 거의 매 장면 나오고, 대사도 오피스물이라 어렵지 않나. 그래서 더 힘드셨을 거다.

Q:임화영과는 동갑이더라. 그런데 언니 역할을 하게 됐다.
남상미:
언니 역할에 서운함은 없었다. 너무나 동안이지 않나.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액면으로나 뭘로보나 제가 언니 같았다.(웃음)저희 부모님도 '광숙이 몇살이니'라고 해서 저랑 동갑이라 해서 놀라기도 했다. 동갑내기를 작품을 하며 만나기도 힘들고, 친해지기도 힘든데 정말 친해졌다. 앞으로도 친하게 지낼 거 같다.

Q:'김과장'을 본 가족들 반응은 어떤가. 남편과 아이 모두 처음일텐데.
남상미:
자꾸 못생겼다고 한다. 안예쁘다고. 그래서 '어떡하라고', '목소리만 들어라'라고 했다.(웃음) 우리 아기도 쿨하다. 촬영 갈 때 '빠빠이'하면 생각하다가 '빠빠이' 해준다. 딸도 잘해줬다. 딸이 제가 TV에 나오는걸 보면 가만히 쳐다보더라. 저인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그것도 신기했다.

Q:딸이 나중에 배우를 하겠다고 하면 어떨까.
남상미:
본인이 하고 싶다니 두고 보겠지만, 도와주진 않을 거다. 저도 아무것도 없다가 갑자기 배우가 된 케이스다. 연기자가 되는 것엔 운명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 않으면 어렵지 않을까.

▲남상미(출처=제이알 이엔티)
▲남상미(출처=제이알 이엔티)

Q:운명이라고 말한 것 처럼 캐스팅 스토리가 워낙 유명하지 않나.(남상미는 한양대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예쁜 얼굴로 입소문이 나면서 연예계 데뷔까지 하게됐다.) 갑작스럽게 연기자로 픽업됐다. 후회가 되거나 이런 적은 없나.
남상미:
후회는 안했는데 초반엔 힘들었다. 그땐 제 성격이 이런 일에 어울리지 않았다. 사진찍는 거 싫어하고, 예쁜척 못하고, 발표도 안하고 조용히 지내는 아이였다. 그래서 제가 연기를 한다고 결정을 했을때 주변에서 친구들이 '잘할 수 있겠냐'고 말해주기도 했다. 캐스팅도 갑자기 된거라 이 일을 꾸준히 해온 친구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했던거 같다. 그렇게 맞지 않은 옷을 입으며 스스로를 깼는데, 그런 부분이 어려웠다. 그럼에도 후회는 안했다. 연기자는 정말 정말 직업이다.

Q:배우가 좋은 이유가 뭘까.
남상미:
마음이 말랑말랑해진다. 순수해지는 것 같고. 경험을 많이 할 수록 사람이 단단해 지는 느낌인데, 배우는 대리만족이라도 다른 삶을 살아가는 거니까 제 스스로를 단단하게 하는거 같다. 이게 인간 남상미에게 큰 힘이 되는 거 같다.

Q:그때 캐스팅이 안됐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남상미:
전 뭐든 잘했을거 같다.(웃음) 그런데 건축을 하지 않았을까.

Q:'집밥 백선생' 외에 다른 예능은 생각이 없나.
남상미:
전 배우로만 살아서 경험이 부족하다. 예능이 어렵고 무섭다. 하지만 '집밥'이니까 가능했다. 이전까진 작품 아니면 집이었으니까. 육아 예능은 딸이 나와야 해서 생각이 없다. 아직 우리 가족은 지켜주고 싶다. 아직 그들이 준비가 안 돼 있다.

Q:'내 부인이 남상미'야. 이렇진 않나.
남상미:
배우 남상미가 아니라 그냥 '남상미야'라는 건 있다. 그 부분이 좋아 결혼했다. 이일화 선배도 제 남편에게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말해줬다. 신랑도 건강하다. 그 느낌이 좋았다.

Q:2세 계획은 어떤가.
남상미:
저는 넷을 낳고 싶은데, 어른들이 다들 말린다. 아기는 정말 정말 예쁘다. 둘째 계획도 있다.

Q:다음 작품은 어떤가.
남상미:
일단은 육아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인연이 닿는다면 좋은 작품도 하고 싶다. 제가 원하는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메시지가 우선이다. 메시지가 좋다면 참여하고 싶다.

김소연 기자 sue12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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