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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風 엇갈린 희비…'귓속말'·'추리의 여왕'VS'완벽한 아내'·'사임당'

[비즈엔터 김지혜 기자]

▲이보영, 최강희(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이보영, 최강희(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월화수목, 시청률 1위 드라마와 하위 드라마 모두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무엇이 이들 성패를 갈랐을까.

"여자라서 출연할 작품이 없어요"는 적어도 드라마에선 통하지 않는 말이 됐다. 과거 남자주인공에게 수동적으로 끌려가던 여자 캐릭터도 이제 더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이야기를 만들고, 갈등을 조성하고,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여자 주인공이 주가 돼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이 늘어나고 있는 것. 하지만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고 모든 작품이 사랑 받는 것은 아니다.

성패의 중심은 단연 캐릭터다. 단순히 여성 캐릭터를 앞세웠다는 것에서 나아가, 그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드라마 성공이 결정된다.

평균 시청률 15% 이상을 기록하며 월화극 왕좌를 지키고 있는 SBS '귓속말'은 여주인공 이보영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이보영이 맡은 신영주는 아버지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복수를 계획하는 결단력 있는 여성. 적과의 동침은 물론이고 "싸움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패기, 남자 주인공들을 속이며 반전을 꾀하는 등 평소 작품 속에서 보기 힘든 주체적 여성상을 표현하고 있다. 이보영의 활약에 시청자들은 "사이다"를 외치고 있다. 이보영의 흠잡을 데 없는 연기력 또한 호평 일색이다.

수목드라마를 평정한 KBS2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의 흥행도 마찬가지다. 최강희는 모태 탐정 유설옥 역을 소화하고 있다. 형사보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추리에 형사들도 "선생님"이라고 존중한다. 매회 시원함을 선사하고 있는 유설옥은 추리를 통해 자신의 경찰 꿈을 실현시키고 있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며느리에 불과하던 여성 캐릭터가 점점 정체성을 확보해나가는 과정이 쾌락을 안겨준다는 반응이다.

▲고소영, 이영애(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고소영, 이영애(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반면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와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완벽한 아내'는 고소영이 SBS '푸른 물고기' 이후 10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작품. 방송 전 높았던 관심과 달리 5%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억척스럽고 평범한 아줌마 심재복 역을 맡은 고소영의 연기는 재평가 받고 있으나, 작품 자체 보다는 고소영의 패션이 더 화제가 되는 상황이다.

'사임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임당'은 13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이영애와 200억 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로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모았으나 9%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사임당' 속 이영애의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고, 사전제작이라는 벽에 부딪혀 현재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게 됐다는 평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사회가 변하면서 작품에서 여성 캐릭터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종영한 JTBC '힘쎈여자 도봉순' 같은 경우, 기존 대상화되던 여성 캐릭터와 달리 남자가 대상으로 등장하고, 여자가 극을 이끌고 갔다"며 "여성성의 가치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작품들이 여성 캐릭터들을 진보적이고 의식 있게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사임당'과 '완벽한 아내'는 캐릭터가 현실과 맞지 못하다. '완벽한 아내'의 고소영 캐릭터는 전형적인 느낌이 강해 강렬한 인상을 주기가 어렵다. '사임당' 역시 기본적으로 보수적 색채의 캐릭터, 옛날 트렌드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젊은 시청자들과 호흡하기 어렵다. 지금 시대에 어울리는가 생각해봐야 한다"라면서 "결국 그런 작품 안에서 자신의 캐릭터나 연기를 보여준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지혜 기자 jidori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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