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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유세 현장에서 연예인이 사라졌다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출처=JTBC)
▲(출처=JTBC)

제 19대 대통령 선거가 11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은 현직 대통령이 없고, 야권 후보 단일화가 없고, 영호남 대결이 없다는 점에서 ‘3무(無) 대선’으로 불린다. 없는 것은 하나 더 있다. 연예인이다. TV에 나와 찬조 연설을 하고 유세 현장을 돌며 분위기를 달구던 연예인들을 이번 대선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지난 18대 대선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그 땐 배우 김여진과 가수 인순이가 카메라 앞에 서서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를 위해 찬조 연설을 했다. 배우 명계남, 문성근은 유세 차량에도 올랐다.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은 아예 ‘누리 스타’라는 이름의 유세단을 꾸렸다. 가수 설운도, 김흥국, 현미 등을 비롯한 약 120여 명의 연예인들이 여기에 참여했다.

‘연예인 증발’의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우선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두려움이다. 방송인 김미화, 김제동 등 진보 성향 연예인들이 정치적 발언을 했다가 보복을 당했다는 주장은 이미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여진은 18대 대선 이후 SNS를 통해 문재인 캠프와 관련된 사람이라는 이유로 방송 출연에 제약을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대중의 저항도 연예인들의 정치적 발언을 막는 요소다. 가수 전인권은 최근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을 했다가 ‘적폐 가수’로 몰려 곤욕을 치렀다. 기타리스트 신대철은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천명한 뒤, 마찬가지로 ‘악플’ 세례를 받았다. 보수 진영은 더욱 처참하다. 탄핵 정권을 의식하기라도 한 것일까. 지난 대선에서 보수 성향을 드러냈던 연예인들은 일제히 침묵 중이다.

▲전인권(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전인권(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정치적’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뉘앙스로 받아들여지고, 정치적 발언을 하는 연예인들에게 극성맞은 이미지가 씌워진 것은 한국 사회에서 오래된 역사다. 덕분에 “투표하자”는 너무도 당연한 독려나 “나라가 어순실하다”는 조심스러운 풍자는 ‘소신 발언’으로 추앙받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진짜’ 소신 발언은 ‘적폐’ 혹은 ‘빨갱이’로 낙인찍히는 현실이다. 자연스럽게 정치적인 발언도 하고 자신의 소신도 밝힐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래서 대중이 자연스럽게 정치적 발언도 하고 자신의 소신도 밝힐 수 있어야 한다. 연예인들도 마찬가지다. 나와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연예인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 수 있어도, 나와 견해를 달리 한다는 것이 그들을 특정 세력으로 규정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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