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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後] ‘에이리언: 커버넌트’ 에이리언 탈을 쓴 블레이드 러너?

[비즈엔터 정시우 기자]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그러니까 ‘에이리언’(1979)의 30년 전 이야기를 그린 ‘프로메테우스’(2012)는 거대한 ‘떡밥’과도 같았다. 시리즈로 귀환한 리들리 스콧이 에이리언의 기원을 풀어주겠거니 기대했던 관객은 오히려 더 큰 미끼를 물고 당황해야 했다. ‘프로메테우스’의 속편이자, ‘에이리언’의 프리퀄인 ‘에이리언: 커버넌트’도 미끼일까. 걱정은 일단 접어도 되겠다. 감독은 이번엔 정말 38년 전 자신이 던진 질문을 회수한다.

프로메테우스 호의 미션 실패 10년 후. 우주 식민지 개척 임무를 지닌 커버넌트 호 대원들은 사이보그(A.I) 월터(마이클 패스벤더)와 함께 은하계 반대편에 위치한 행성으로 여정을 떠난다. 사고로 일찍 냉동 수면에서 깨어난 대원들은 인간이 살기 적합해 보이는 또 다른 행성을 발견하고 방향을 튼다. 그곳에서 프로메테우스 탐사의 유일한 생존자인 A.I 데이비드(마이클 파스빈더)을 만나고 예기치 못한 공포와 마주한다.

이 영화의 핵심은 오프닝에 함축 돼 있다. 영화는 AI 데이비드와 그를 창조한 인간 피터 웨이랜드(가이 피어스)의 대화로 시작한다. 데이비드는 창조주에게 묻는다. “누가 당신을 창조했습니까” 존재에 대한 사이보그의 거대한 질문. 이는 ‘에이리언’보다 리들리 스콧의 또 다른 걸작인 1982년 ‘블레이드 러너’와 맞닿아 있다.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에이리언의 탈을 쓴 ‘블레이드 러너’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이기도 한데, 관객의 호불호가 나뉠 지점도 여기에 있다. (우린 에이리언을 기다려왔다고!)

실제로 이 시리즈에서 더 매혹적인 건 에이리언이 아니라, 창조자에 도전하는 A.I의 면모다. 인간의 감정을 미세하게 움켜쥔 AI 데이비드와 월터를 마이클 패스벤더가 1인 2역으로 소화한다. 똑같아 보이지면 또 완전히 다른 두 A.I를 표현하는 패스벤더의 연기가 일품이다. 제2의 ‘리플리’(시고니 위버)를 노리며 등장한 새로운 여전사 ‘다니엘스’(캐서린 워터스턴)의 존재감은 그에 비해 미비한데, 원작 팬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일 수 있겠다.

볼거리는 전작 ‘프로메테우스’ 보다 늘었다. 에이리언이 인간의 육체를 갈기갈기 찢고 나오는 시그니처 장면 등이 발달한 시각효과에 힘입어 보다 리얼해졌다. (신체훼손 정도가 상당하지만 국내 관람 등급은 15세다.) 다만 38년이란 시간이 흘렸고, 그동안 워낙 다양한 영화 속 외계 괴물들이 등장해 온 탓에 1편에서 맛봤던 황홀경은 없다. 꼼꼼하게 재단한 미술과 ‘헉’ 소리 나는 카메라 워킹, 사실감 넘치는 시각효과가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이끌기는 하나, 걸작이라 말하기엔 망설여지는 이유다.

이미 그 자체로 걸작으로 평가받는 1979년 ‘에이리언’에 도전한 건 리들리 스콧의 어떤 운명인 걸까. 시리즈의 근원에 대한 마르지 않은 호기심. 창조주의 마음과 비슷할까.

정시우 기자 siwoora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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