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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콘] 태연이라는 가면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걸그룹 소녀시대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소녀시대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태연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개최한 두 번째 솔로 콘서트의 제목은 ‘페르소나’다. 페르소나, 우리말로는 가면. SM엔터테인먼트는 아티스트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지만 어딘가 의미심장했다. ‘페르소나’는 태연의 가면을 보여주는 공연일까 혹은 가면을 벗어던지겠다는 의미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도 모르겠다. 지난해 열린 첫 번째 단독콘서트에서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던 태연의 모습을 기억한다. “힘들었을 때 ‘내겐 이 길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던 노래”라는 설명과 함께 태연은 ‘프레이(Pray)’를 불렀다. 내 곁에 있어 달라 호소하던 가사는 어쩐지 연약해진 태연의 일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반면 이번 공연에서 태연은 ‘아이(I)’를 첫 곡으로 선곡했다. ‘유 아(U R)’와 ‘날개’를 짧게 부르기도 했다. 일견 선언적인 선곡이었다. “어둠 속에 파고든 내 안에 날 가두던 시간”(‘날개’)을 지나 “다시 떠오르겠다”(‘아이’)는 선언. 그리고 그것은 “네가 있는 덕분”(‘유 아’)이라는 믿음. 하얀 의상을 입고 무대 높이 서 있는 태연의 모습을 보며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걸그룹 소녀시대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소녀시대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지난 2월 발매된 태연의 정규 음반은 공연 레퍼토리를 풍성하게 하는 데에 톡톡히 일조했다. 지난 번 공연 당시 하이라이트 타임을 채우던 OST가 사라지고 신곡들이 대거 자리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호응이 보장된 히트곡들을 세트리스트에서 빼고 반응을 알 수 없는 수록곡을 부른다는 것이 가수로서는 적잖이 부담스러운 일이겠지만, 태연은 그렇게 했다. 자신감과 욕심이 동시에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무대는 화려했지만 태연은 소탈했다. “노래를 잘한다”는 팬들의 칭찬에 “나 가수야”라고 화답하고, 갑자기 영어로 몇 마디 말을 건네더니 “내 고향은 두 곳이다. 마이 애미(우리 엄마), 그리고 마이 애비(우리 아빠)”라는 ‘아무 말’에 가까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혹시 저것이 가면을 벗어 던진 태연의 진짜 모습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걸그룹 소녀시대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소녀시대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아이 갓 러브(I Got Love)’나 ‘아임 오케이(I'm Okay)’, ‘이레이저(Eraser)’를 부르는 모습은 웬만한 록스타 저리가라였고, ‘웬 아이 워즈 영(When I Was Young)’이나 ‘비밀’ 같은 발라드곡이야, 얼마나 잘했는지 칭찬하는 것이 새삼스러울 정도다. 높은 리프트카에 올라타 ‘메이크 미 러브 유(Make Me Love You)’를 부르던 모습이나, 붉은 조명 아래서 ‘파이어(Fire)’를 부르던 모습은 압도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다양한 가면을 쓴, 다양한 모습이었다. 다시 한 번 문득 궁금해졌다. 가면을 쓴 모습이 거짓일까. 그렇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무대 위에서 쓴 가면은 가수로서 태연이 보여주는 민낯 그 자체일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태연이 가면을 썼든 그것을 벗어던졌든, 가수로서 그의 진정성을 의심할 이유가 없겠다는 의미다. ‘가수 태연’이라는 가면은 지금 너무나도 눈부시기에.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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