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칸(프랑스)정시우 기자]

영화 동지로, 감독과 제작자로, 선후배로 만나던 박찬욱-봉준호 감독이 이번엔 심사위원과 감독으로 만났다.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은 22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진행된 ‘한국영화의 밤’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두 사람이 담소를 나누자 그 주변으로 기자들과 행사에 참석한 영화인들이 삼삼오오 몰려들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에서 핸드폰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렸는데, 박찬욱과 봉준호는 불편한 기색 없이 대화를 이어나갔다.

특히 봉준호 감독이 ‘옥자’에서 미자로 출연한 안서현을 박찬욱 감독에게 소개할 때 여기저기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옥자’의 또 다른 주역인 변희봉 역시 박찬욱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박찬욱 감독으로부터 ‘악녀’를 관람한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박찬욱 감독은 22일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상영된 ‘악녀’ 공식 상영회를 찾아 “옥빈아!”를 외치며 김옥빈을 응원해 눈길을 끌었는데, 이에 대해 “김옥빈이 너무 잘했고, 너무 멋있었다. 옥빈이가 정말 고생했더라"고 뒤늦은 후기를 기자들에게 전했다. 마침 ‘악녀’로 행사장을 찾은 김옥빈과의 만남도 성사돼 이목을 끌었다.

박찬욱은 심사위원으로서의 행보도 짧게 언급했다. 그는 “경쟁작들을 열심히 보고 있는데 아직 절반도 못 봤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편 본 행사에 앞서 영화제 기간 중 타계한 고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추모식이 진행됐다. 입구에서 주최 측이 나눠준 검은 리본을 단 영화인들은 30초간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함께 묵념했다.

이어 올해 칸국제영화제에 진출한 한국영화들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상영됐고, ‘옥자’의 봉준호 변희봉 안서현과 ‘악녀’의 정병길 감독, 김옥빈, 성준, 김서형이 무대에서 인사를 전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날 자리에는 지아 장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필리핀의 브릴란테 멘도자 감독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인들과 칸영화제 부집행위원장 크리스티앙 전,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까를로 샤트리안 집행위원장, 도쿄국제영화제 다케오 히사마쯔 집행위원장, ‘까이에 뒤 시네마’ 편집장 스테판 들롬 등 세계 영화 인사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