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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람, 여고생 발라더→콜라보 여제→만능보컬…콘셉트 연대기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7년 전 가수 박보람이 Mnet ‘슈퍼스타K’ 시즌2에 출연했을 당시 그는 ‘괴물보컬’이라는 단어로 설명됐다. 그가 가진 풍부한 성량과 깊은 울림, 호소력 깊은 감정 표현은 짙은 감성의 발라드 곡을 만났을 때 증폭됐다.

하지만 그 후 8년, 두 장의 미니음반과 넉 장의 싱글 음반을 내놓는 동안 박보람이 발라드 장르의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것은 단 한 번뿐이다. 익숙한 발라드곡 대신, 박보람은 업 템포의 댄스곡으로 부르며 춤을 추고 남성 보컬들과 입을 맞추며 속삭이듯 노래했다. 장르를 오가며 디스코그래피를 쌓은 지 어언 4년. 박보람의 콘셉트 연대기를 되짚어 봤다.

▲가수 박보람(사진=Mnet '슈퍼스타K' 시즌2)
▲가수 박보람(사진=Mnet '슈퍼스타K' 시즌2)

◇ 여고생 발라더의 탄생

지난 2010년 17세 나이로 ‘슈퍼스타K’ 시즌2에 출연했던 박보람은 성숙한 감성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지역예선을 통과한 데 이어 슈퍼위크와 생방송 미션 무대를 거치며 기복 없는 실력을 뽐냈고, 시청자들의 너른 지지에 힘입어 톱8 진출까지 성공했다.

특히 첫 번째 생방송 미션에서 부른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두 번째 무대에서 부른 이문세의 ‘이별이야기’에서는 박보람이 가진 장점이 빛을 발했다. 맑고 고운 음색은 전 연령대의 시청자들에게 가닿았고 눈물을 머금은 듯한 절절한 감성은 원곡 가수와 차별점을 만들어 박보람만의 색깔을 완성시켰다. 같은 시즌에 출연했던 장재인은 박보람의 ‘이별이야기’ 리허설 무대를 보며 눈물을 뚝뚝 쏟았고 이승철은 ‘세월이 가면’ 무대에 대해 “완벽한 무대였다고 생각한다. 기성가수의 점수를 주겠다”는 평을 남겼다.

▲가수 박보람(사진='연예할래' MV)
▲가수 박보람(사진='연예할래' MV)

◇ ‘예뻐졌다’·‘연예할래’, 박보람의 ‘스웨그’

‘슈퍼스타K’ 시즌2 종료 이후 약 4년간의 연습 기간을 가진 박보람은 2014년 ‘예뻐졌다’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방송을 통해 흥행성을 보장받은 발라드곡으로 데뷔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박보람은 업 템포의 댄스곡을 들고 등장했는데, 노래 제목처럼 예뻐진 외모와 나이 대에 맞는 상큼한 콘셉트, 쉽게 귀에 들어오는 멜로디가 어우러지며 각종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듬해 발표한 ‘연예할래’ 역시 ‘예뻐졌다’와 유사한 전략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연예계에 막 발을 내디딘 박보람의 이야기에 노래 제목과 유사한 발음의 ‘연애’를 연상시키는 내용을 덧붙여 흥미를 높였고, 통통 튀는 편곡과 중독성 높은 후렴구로 진입장벽을 낮췄다. “네가 원한다면 이뤄질 것”이라는 가사에서는 성공적으로 데뷔를 치러낸 박보람의 ‘스웨그’를 엿볼 수 있다.

▲박경X박보람 '보통연애' 티저(사진=세븐시즌스)
▲박경X박보람 '보통연애' 티저(사진=세븐시즌스)

◇ 킹 메이커, 콜라보의 여제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박보람의 음색은 듀엣 곡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상대에게 적절히 자리를 내어주면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잃지 않는 것은, 듀엣 상대로서 박보람이 지닌 최대 장점. ‘슈퍼스타K’ 시즌2에 함께 출연했던 가수 김지수에서부터 그룹 블락비 지코, 박경과 같은 아이돌 그룹 멤버, 그리고 최근 신곡 ‘넌 왜?’를 통해 입을 맞춘 알엔비 싱어송라이터 서사무엘까지, 소화 가능한 컬래버레이션의 영역 또한 넓다. 특히 박보람이 피처링에 참여한 박경의 솔로곡 ‘보통연애’는 발표 직후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석권, ‘킹메이커’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가수 박보람(사진=MMO엔터테인먼트)
▲가수 박보람(사진=MMO엔터테인먼트)

◇ 시니컬한 이별 감성, 그대의 이름은 ‘숙녀’

지난 13일 발매한 두 번째 미니음반 ‘오렌지 문(ORANGE MOON)’은 박보람의 ‘성장’을 중요한 테마로 삼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통해 보컬리스트로서의 성장을 보여주고, 앞선 음반에서 보여준 발랄한 콘셉트를 벗어나 섹시함이 가미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여인’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이별을 노래하는 박보람의 감성이다. ‘슈퍼스타K2’ 출연 당시 불렀던 발라드곡이나 지난 2015년 발표한 ‘미안해요’에서 슬픔이나 애달픔, 후회 등 전형적인 이별의 정서를 표현했던 것과 달리, 타이틀곡 ‘넌 왜?’에서 박보람은 시니컬한 태도로 자신의 미련을 되돌아본다. 요컨대 박보람은 종전보다 다층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한 것이다.

박보람은 새 음반을 소개하는 음악감상회 현장에서 “예전에는 발라드만 고집했는데 요즘에는 가리는 음악이 없다. 골고루 좋아한다”면서 “만능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낸 바 있다. 다양한 장르를 두루 섭렵하고 섬세한 감정의 결을 포착하면서, 박보람은 지금 자신이 그토록 숙원 하던 ‘만능 보컬’의 자리에 근접해 가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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