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비즈엔터

MBC PD협회 “‘PD수첩’과 함께 싸울 것, 김도인·조창호 내려오라”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사진=MBC)
(사진=MBC)

MBC ‘PD수첩’ 제작진이 방송 제작 중단을 선언했다.

MBC PD협회는 제작진에게 지지 의사를 전하며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과 조창호 시사제작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MBC PD협회 측은 25일 성명서를 통해 “‘PD수첩’ PD들의 참담한 심정에 깊이 공감하며 이들이 싸워 나아갈 길에 동참할 것을 선언한다”면서 “김도인 본부장과 조창호 국장은 분에 넘치는 자리에 앉아 더 이상 자신의 수준을 만천하에 알리느니 부끄러움을 알고 어서 내려오라”고 밝혔다.

앞서 ‘PD수첩’ 제작진은 오는 8월 1일자 방송을 위해 ‘한상균을 향한 두 개의 시선’이라는 제목의 기획안을 발제했다가 거부당했다. 대한민국 노동 기본권의 현주소를 진단하려는 의도였으나 편향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불허가 떨어진 것.

‘PD수첩’ PD 11명 가운데 10명(강효임·김현기·서정문·소형준·이영백·전준영·조윤미·조진영·최원준·황순규)이 지난 21일 제작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MBC PD협회 측은 “제작 자율성 침해를 넘어 언론인의 기본적인 양심과 공적 책임의식 자체를 폄훼하는 지경에 이르자 ‘PD수첩’의 PD들은 참고 버티며 방송을 지속하는 것이 무의미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제작을 중단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김도인 본부장과 조창호 국장이 방송 불허 이유로 제시한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해 일방적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해서는 아니된다’는 심의 규정에 대해, “‘PD수첩’ 제작진은 한상균 위원장 판결과 관련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만약 PD가 노동 문제를 다루기 위해선 노동조합에서 탈퇴를 해야만 하는가? 이것은 엄연한 부당 노동 행위다”고 지적했다.

PD협회는 그간 ‘PD수첩’이 아이템 발제 과정에서 사측의 방해와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해고당하고 또 다른 부서로 쫓겨난 PD들의 이름과 함께 ‘PD수첩’의 긴 역사 중 가장 춥고 어두운 때에 외롭게 십자가를 졌던 PD들의 이름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PD수첩’ 입에 재갈을 물리면서 MBC는 몰락했다”고 주장하면서 “MBC PD협회는 ‘PD수첩’ PD들의 참담한 심정에 깊이 공감하며 이들이 싸워 나아갈 길에 동참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한편 MBC 측은 “곧 입장문을 발표할 것”이라고 대응한 상태다. 25일 방송 분은 결방한다.

다음은 MBC PD협회의 성명서 전문이다.

제작진이 지난 21일 18시부터 ‘제작 중단’을 선언했다. 담당 PD는 대한민국 노동기본권의 현주소를 짚어보고자 했다. 2015년 대한민국 민중총궐기 중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실형이 선고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사례를 시작으로 한 국회의원의 노동자 비하, 집배원의 자살, 그리고 장시간 노동에 졸음운전으로 사고를 낸 버스 운전자의 이야기까지 노동 현실에 대해 사회적 물음을 던지려 했다. 그러나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과 조창호 시사제작국장은 편향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방송을 불허했다. 제작 자율성 침해를 넘어 언론인의 기본적인 양심과 공적 책임의식 자체를 폄훼하는 지경에 이르자 의 PD들은 참고 버티며 방송을 지속하는 것이 무의미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제작을 중단한 것이다.

김도인 본부장과 조창호 국장은 해당 아이템을 불허하는 이유로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적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방송심의규정을 들고 나왔다. 제작진은 한상균 위원장 판결과 관련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다. 회사는 PD들이 민주노총 조합원이라는 것으로 이해당사자 운운하고 있지만 민주노총 조합원은 70만 명이다. 그들 모두가 한상균 위원장 판결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가? 회사는 심지어 을 향해 ‘민주노총 청부 제작소’라는 망발을 했다. 노동조합 노이로제가 아니고서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사고다. PD는 방송인이며 동시에 노동자다. 만약 PD가 노동 문제를 다루기 위해선 노동조합에서 탈퇴를 해야만 하는가? 이것은 엄연한 부당 노동 행위이다.

PD 역시 개인의 삶이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취미생활 하던 일을 아이템으로 소개하기도 하고 건강을 챙기다 발견한 경험들을 프로그램으로 만들 때도 있다. 나아가 사회 구성원으로 겪는 고민들을 의제로 설정하기도 한다. PD 개인의 삶은 현실을 이해하는 출발선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배척만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모든 개인적 관심과 신념이 프로그램이 되는 것은 아니다. PD가 객관적인 거리를 두고 사안을 바라보는 과정을 거치며 제작 여부를 재검토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PD는 개인을 넘어 전문가의 지위를 획득한다. 방송 심의 규정에서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로 범위를 한정하고 있으며 ‘일방적 주장을 전달하면 안 된다.’는 조건을 붙인 이유도 PD의 전문성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취지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단지 노동자라서 노동 문제를 다루지 말라는 것은 경영진과 해당 보직자들이 언론과 방송의 본질에 얼마나 무지한지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PD들의 양심과 전문성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사측은 회사 내외로 일어나는 언론 정상화의 흐름을 막는데 방송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뉴스투데이>는 고용노동부의 MBC 특별근로감독을 ‘방송 장악’을 위한 행위라며 맹비난 했다. 이 보도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균형 보도라는 기본 문법도 무시한 채 일방적인 주장을 전했다는 점에서 지탄을 받았다. 되묻고 싶다. 누가 방송의 원칙을 무시하고 있는가? 누가 방송을 사유화하고 있는가? 또한 지난 19일 <뉴스데스크>에서는 이효성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청문회 발언을 두고 “PD수첩이 방영된 뒤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이라는 인식이 국민들에게 심어졌다.”며 자사의 프로그램이 정당했다는 후보자의 발언을 기를 쓰고 부인했다. 의 광우병 보도가 이미 정당성을 획득했음에도 사회 일반의 인식과 떨어져 한 줌 밖에 되지 않는 지지 세력에 구애하는 것은 무엇이라 설명할 것인가? 이것이야 말로 방송을 제 살 길 찾는 방편으로 삼는 것 아닌가?

은 그 동안 각종 폐단을 쌓아 온 경영진에 의해 무력화되었다. 마땅히 해야 할 아이템을 할 수 없었고 조금이라도 예민한 이슈를 다루려 하면 지원받기는커녕 극렬한 방해에 위협을 느꼈다. 그 사이 시청자들은 이미 프로그램을 떠났고 이제 다시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 PD들은 사측의 탄압과 시청자들의 냉대라는 이중의 고통 속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다. 단지 부역자들이 방송하는 만큼은 허락할 수 없다는 결의로 자리를 지키며 수모를 참아온 것이다. 우리는 해고당하고 또 다른 부서로 쫓겨난 PD들의 이름과 함께 의 긴 역사 중 가장 춥고 어두운 때에 외롭게 십자가를 졌던 PD들의 이름을 잊지 않을 것이다.

입에 재갈을 물리면서 MBC는 몰락했다. 시청률, 영향력, 신뢰도 모두 바닥을 기는 이유가 바로 PD들의 입에 쑤셔 넣어진 재갈 때문이다. 제작진의 ‘제작 중단’은 그 재갈을 온 몸을 던져 풀어내겠다는 PD들의 결의다. MBC PD협회는 PD들의 참담한 심정에 깊이 공감하며 이들이 싸워 나아갈 길에 동참할 것을 선언한다. 상식도, 양심도, 염치도 없는 김도인 본부장과 조창호 국장은 분에 넘치는 자리에 앉아 더 이상 자신의 수준을 만천하에 알리느니 부끄러움을 알고 어서 내려오라, 아니면 끌려 내려올 것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저작권자 © 비즈엔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bizenter.co.kr

실시간 관심기사

댓글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