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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지섭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저도 저를 모를 걸요”

[비즈엔터 정시우 기자]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

음악이 좋았다. 듀스가 좋았다. 김성재의 팬이었다. 단지 그의 뒤에 서고 싶다는 생각에 그가 모델로 활동하는 ‘스톰’ 모델에 지원했고,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해당 브랜드의 메인 모델이 됐다. 소지섭의, 아이러니한, 시작. 소지섭의 깊게 패인 눈을 가까이에서 보고 있으면 두 개의 낱말이 떠오른다. ‘슬픔’과 ‘기준’. 그는 한없이 자유롭고 싶지만 타고난 기질상 자신이 규정해 놓은 큰 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이고, 엄격한 자기 관리로 지금의 성을 일궜지만 그 규격에만 갇혀 있을 수 없는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소지섭 안에는 그가 그어 놓은 ‘기준’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슬픔’들이 엿보인다. 행운이라면 이 슬픔이 그를 강하게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는 점이다. 소지섭은 “저는 어깨에 고민을 짊어지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진짜 ‘간지’가 느껴진다면 그건 아마도 어깨에 짊어진 고민을 허투루 쓰지 않고, 다양한 활동에너지로 치환해내는 힘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이 남자의 인생.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더 단단해질 남자의 삶.

Q. 시나리오도 보기 전에 출연을 결정하셨다고요. 그보다 궁금한 건 수락의 배경이 됐던 ‘몇 번의 거절’입니다.
소지섭:
류승완 감독님이 “작품을 함께 하자”고 몇 번 손을 내미셨어요. 그런데 기회가 안 닿았어요. 제가 작품을 하고 있을 때도 있었고, 그 당시의 제 감정이 제안 받은 캐릭터와 안 맞는 부분도 있었죠. 그래서 사실, 이번에 다시 시나리오를 주셨을 때 놀랐어요. 생각했죠. ‘감독님이 저에게 주는 마지막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그래서 바로 결정을 했어요.

Q. 당신 정도의 위치면, 아무래도 거절을 더 많이 하게 되겠죠?
소지섭:
그렇게…되네요.

Q. 거절의 기술이 필요하겠어요.
소지섭:
제 경우엔 거절의 기술이 따로 없어요.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핑계대거나 돌려서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제가 혼자서 일할 때가 있었어요. 나름 굉장히 바쁠 때였는데, 시나리오가 2-3달에 100편 씩 들어올 때였죠. 그때 나름의 규칙을 정했어요. 최대한 빠르게, 적어도 1주일 안에 답을 드리자. 시나리오를 다 읽는 게 힘들긴 했지만, 그 기준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 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너무 빨리 대답을 드리는 게 서운하셨나 봐요. 심지어 (시나리오를) 읽은 게 맞는지 확인하는 분들도 있었죠.

Q. 빨리 답을 드려야 한다고 기준을 세운 이유는요?
소지섭:
기다림이 커질수록 기대감 혹은 거절했을 때 오는 배신감이 커지잖아요?

Q. 빠른 대답…자신의 판단을 믿으세요?
소지섭:
저는 후회를 잘 안 하는 스타일이에요. 거절한 작품을 다른 배우가 해서 잘 됐다고 해도, 개의치 않아요. 그건 어차피 제 작품이 아닌 거거든요. 그러니 빨리 결정할 수 있는 거고요.

Q. ‘군함도’는 어떤가요. 개봉 후 여러 감정이 들 것 같아요.
소지섭:
여러 말들이 오가고 있네요.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

Q. 많은 말들이 뜨거워요.
소지섭:
네. 너무 뜨겁죠. 저는 그래요. 개봉 후 말씀해 주시는 것들은 다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열심히 받아들이고 있어요.

Q. 이런 반응, 예상 못하셨을 거예요.
소지섭:
군함도라는 세 글자가 주는 무게가 분명 있었어요. 스트레스도 있었죠. 그래서 촬영 초반에 배우와 스태프들이 많이 힘들어 했어요. 이대로는 끝까지 작업을 끌고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 모두에게 필요했죠. 그런데 영화를 다 찍고 나니까 군함도가 전 국민이 다 아는 군함도가 돼 있었어요. 그래서 또 부담이 크게 왔죠. 이게 지금도 반복인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많이 힘들긴 해요. 물론 우리 배우들이 느끼는 부담은 감독님이 느끼시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겠죠. 지금 아마 많이 긴장하고 계실 거예요.

Q. 스크린 문제도 뜨거운 이슈 중 하나죠. 생각했어요. 모두가 함께 행복한 건 어디에 있을까.
소지섭:
모두의 행복이라…어렵네요.

Q.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당신이 랩을 하는 건 이제 많은 이들이 행복해 하는 것 같아요. “우리 오빠가 행복하다면야”라는 댓글도 많이 보이더라고요.(웃음)
소지섭:
하하. 팬들도 이제는 포기하신 거죠. 이전에는 많이들 싫어하셨어요. 본인들도 인정하는데 시간이 꽤 필요했을 거예요. 인정을 아직도 안 하신 것 같기도 하고요. 어쨌든 공연에서는 즐겁게 같이 놀아주세요. 제가 팬 미팅을 하면 1시간은 공연을 하거든요. 그런데 랩은 저를 좋아해 주시는 팬들 앞에서만 해요. 다른 곳에서는 절대 안 해요.

Q. 왜죠?
소지섭:
일단 실력이 안 되고요, 누군가에게 쉽게 판단 받고 싶지 않아요. 스트레스도 받고 싶지 않고요.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나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같이 놀고 싶을 뿐이에요.

Q. 음…판단 받고 싶지 않다고 하시지만, 그럼에도 노래를 앨범이란 형태로 내시잖아요?
소지섭:
팬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에요.

Q. 아, 창구가 필요하군요. 합법적인.
소지섭:
그럼요. 제가 그냥 (음원을)뿌리면, 싫어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예요. 그 세계를 또 침범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취미로 (제가 음악을) 한다고 말씀 하시는데, 절대 취미가 될 수 없어요. 그건 잘못된 접근방식이에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거지, 누군가에겐…

Q. 먹고 사는 일이죠.
소지섭:
네. 그래서 취미가 절대 아닌 거예요.

Q. 사실 오늘 인터뷰에 오기 전까지 2014년도에 발매한 3번째 싱글앨범 ‘18 Years’를 무한 반복하며 들었어요. 당신의 자전적인 곡이죠.
소지섭:
아! ‘18 Years’ 그 노래는 팬들 앞에서 딱 한 번 불렀어요. 그때 이후 다신 안 불러요. 이유요? 당시엔 제 이야기를 충실하게 쓴다고 썼는데, 뭔가를 강요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요.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

Q. 당신의 어두운 부분을 너무 많이 보여줬다는 생각이 있었던 건가요?
소지섭:
그것보다는, 즐겁게 놀고 싶어서 한 건데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그게 안 되니까. 아, 이젠 아니다 싶었죠.

Q. ‘18 Years’ 가사에서 “그런 거 더는 싫어 솔직한 나를 찾고 싶어”라고 하셨잖아요? 찾으셨나요?
소지섭:
찾고 있죠. 그런데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알고 판단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알아가는 과정이지. 아마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모를 거예요.

Q. “내가 궁금한 건 아니지 재밌는 가십이 필요한 거잖아♪♬” 라는 가사도 있어요. 이런 인터뷰 자리, 아무래도 조심스럽겠군요.
소지섭:
당연하죠. 특히나 지금 ‘군함도’가 개봉을 했고, 거기에 속해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조금 더 조심스러운 게 있죠.

Q. 그럼에도 가십이 많이 없으셨어요. 연예계 생활을 오래 했음에도.
소지섭: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그럼에도 기회가 있다면 최대한 진실을 말하려고 노력해요. 그러고 싶고요. 또 제가 거짓말을 하면 바로 티가 나거든요.

Q. 영화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 최칠성은 기존 당신이 연기한 인물들과 많이 달라요.
소지섭:
네. 기존에는 많이 차가웠죠. 감정 표현도, 말도 잘 안 했고요. 그에 반해 최칠성은 뜨거워요. 말도 상당히 본능적으로 튀어나오잖아요? 감독님이 칠성에게서 호랑이 같은 느낌을 원하셨어요.

Q. 말년(이정과)과 연민인지 사랑인지 모를 묘한 감정도 연기하셨어요.
소지섭:
칠성의 말년을 향한 감정은 일단 ‘연민’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관심이 간 거죠. 아마 더 들어갔다면 사랑을 줬을 거예요. 말년 입장에서는 조금 달랐던 것 같아요. 여자는 사랑이 없으면 안 움직이잖아요? 그런 차이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Q. 확신하시네요. 여자는 사랑이 없으면 안 움직인다고.
소지섭:
아… 아닌가요?

Q. 확신하는 이유는 뭔가요?
소지섭:
그냥…그냥 그럴 것 같거든요. 아, 요즘은 또 아닌가 봐요.

Q. 그것 역시 ‘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아닌가 싶어서요.
소지섭:
아, 그럼 아닐 수도 있겠네요.

Q. 많은 멜로드라마에서 뭐랄까. 의도치 않게 ‘밀당’을 잘 하는 남자를 자주 연기하셨어요. 많은 여주인공들을 ‘애걸복걸’하게 했죠.(웃음)
소지섭:
그건 절대 저의 의도가 아니고요.(웃음) 시나리오에 나와 있고 감독님의 의도입니다. ‘밀당’, 평소에는 잘 못해요. 안 좋아하고요. 그게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일 수 있지만 ‘간’ 보는 건 싫거든요. 저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다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나쁜 남자가 될 때가 많죠. 아니다 싶으면 차갑게 자르는 편이라서요.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

Q. 그렇다면 나쁜 남자는 아닌데요? 당장은 상대가 아프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좋다고 보거든요. 일반화 하는 건 아니지만, 요즘은 남자들도 ‘밀당’을 많이 해요. 여우처럼 관계를 질질 끄는 남자도 적지 않고요.
소지섭:
그런가요? 전 잘 끊어요. 완전히!

Q. 네. 그런 점에서 나쁜 남자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당신이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뭔가요?
소지섭:
시간. 그게 가장 기본이고 중요한 것 같아요. 오래전부터 그랬어요. 완전 신인 때 그런 일이 있었어요. 인터뷰 때였는데 기자분이 많이 늦으시길래 기다렸다가 오신 것만 보고 그냥 갔어요. 난리가 났죠. 아무것도 모르니까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넘기는 요령을 몰랐던 거고요. 또 그때는 돈을 벌 목적이었으니까요.

Q. 이해가 잘 안 되는군요. 돈을 벌 목적이었으면 오히려 안 그랬을 것 같은데요.
소지섭:
그러니까 그땐, 돈은 다른 곳에서 벌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연기하는 게 제 직업이니 연기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땐 언론을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게 뭐가 좋고, 뭐에 도움이 되는지 전혀 몰랐고요.

Q. 지금은 좋게 말하면 적응이지만, 그로인해 하기 싫은 것들도 많이 하고 있겠군요.
소지섭:
사람이 살면서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있나요. 감당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해도 상관없는데, 그렇게 사는 사람이 많지 않죠.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현실적으로 더 많아요. 저 역시 분배는 하려고 하지만, 결국 ‘해야 하는 일’을 더 많이 하며 살고 있어요.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뒤에서 하는 거고요.

Q. 이전과 달라진 또 한 가지. ‘오직 그대만’(2011) 인터뷰 당시 소속사에 배우를 영입할 생각이 없다고 하셨어요. 어린친구는 더욱 더 생각이 없다고 하셨고요.
소지섭:
그런데 많이 변했죠?

Q. 네. 세 명의 배우를 영입했는데, 그 중 두 명은 심지어 아역입니다.
소지섭:
그땐 자신이 없었어요. 한 친구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조심스러웠죠. 이젠 조금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아직 때가 묻지 않은 친구들과요. 그 친구들에게 충분히 놀다가 일은 정말 하고 싶을 때 하라고 해요. 나가고 싶으면 나가도 된다고 하고요. 그 친구들은 수익이 목적이 아니니까요. 멀리 보며 함께 가고 싶을 뿐이에요.

Q. 당신은요?
소지섭:
제가 이제 연기 20년 차예요. 그래서 더 힘들어요. 저도 모르게 자기 복제를 많이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에너지를 계속 찾는 건지 모르겠어요. 다 쓰면 채워야 하는데 채우는 것 없이 연기를 하면 죽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슬럼프도 왔었죠.

Q. 슬럼프, 언제였나요?
소지섭:
‘18 Years’ 부를 때요.

Q. 얼마 안 지났네요. 왜 이렇게 스스로를 몰아세우는지 생각해봤나요?
소지섭:
그래야만 또 연기를 하나 봐요. 그런 고민이 없으면 이 일을 못하지 않을까 싶어요. 안 하고 싶을 것 같고요. 너무 쉽게 접근하고 판단하면 여태까지 했던 기교로만 작품을 할 것 같아서 두려워요.

Q. 예민함을 가까이 두고 계시네요.
소지섭:
예민해 질 수밖에 없는 게, 저희는 평가를 그때그때 많이 받잖아요? 거기에서 오는 부담이 있죠. 길게 봤을 때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데, 솔직히 결과는 흙으로 돌아갈 때 받았으면 좋겠어요. 너무 늦나요? 그런데 전 그래요. 단시간에 어떤 사람을 판단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기다려주는 여유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세상이 변하고 있으니… 제가 맞춰야죠.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

Q. 자신에 대한 평가들, 찾아봐요?
소지섭:
인터넷 치면 나오잖아요? 저는 현실주의자예요. 알아야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댓글 다는 친구들 말을 다 믿지는 않지만, 귀는 열려 있죠.

Q. 이야기를 할수록 느끼는데, 뭔가 초연한 느낌도 듭니다.
소지섭:
그런가요?(웃음) 연기 외적인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안 받고 싶거든요. 연기 하나가 제겐 너무 커요. 그래서 그래요. 저만의 방식인 거죠. 연기가 너무 힘들어서 다른 부분에서는 편하게 즐기고 싶어요.

Q. 스톰 청바지로 데뷔를 했을 때, 20년 후 연기를 하고 있을지 상상 못했겠죠?
소지섭:
못했죠. 오랜 친구들도 제가 이 일을 아직까지 하고 있는 걸 굉장히 신기해해요. 저도 신기하고요. 저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내성적이기도 하고요. 뒤에 있는 게 가장 편해요. 그럼에도 이젠 노하우가 생긴 거죠.

Q. 오랜 친구들은 소지섭이란 사람을 어떻게 봐요?
소지섭:
옛날의 저와 똑같다고 많이들 이야기해요. 편한 자리에 가면 그냥 가만히 있어요. 이야기를 거의 안 해요. 굳이 할 필요도 없고, 그들이 하길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조용히 가서 술 한 잔 하는데, 간다는 이야기도 안 하고 나올 때도 많아요.

Q. 와, 재미없는 친구네.(웃음)
소지섭:
그런데 그게 익숙한 거니까. 그게 제 모습이거든요. 오히려 제가 막 웃고 떠돌면 친구들이 그래요. “무슨 일 있어?” 반대가 된 거죠.(일동웃음)

Q. 연애할 때는 안 그러죠?
소지섭:
그건 상대에 따라 바뀌는 것 같아요. 제 연애스타일을 고집하지는 않아요.

Q. 연애는 뭐…
소지섭:
알아서 했다 안 했다 하죠. 안 걸릴 뿐이지.(일동웃음) 안 한다는 게 더 웃긴 일이죠.

Q. 배우의 길이 쉽지 않은데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요?
소지섭:
제가 51이라는 숫자(그의 직접 세운 소속사 이름은 ‘51K’다)를 되게 좋아하는데, 연기는 제게 51%예요. 그래서 계속 하는 것 같아요.

Q. 그게 무너지면요?
소지섭:
무너지면 그만 하겠죠. 그래서 다른 숨 쉴 곳을 찾는 거고요. 연기만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답답한 사람이라, 항상 다른 길을 만들어 두는 것 같아요.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
(사진=피프티원케이 제공 )

Q. 다른 길 중엔 영화 수입도 있죠. 수입영화는 직접 보고 판단하세요?
소지섭:
‘찬란’이라는 파트너가 있어요. 찬란과 저희 대표님이 마켓에 가서 영화를 사 오면 제가 나중에 보고 참여를 하죠. 지금은 발만 살짝 얹고 있어요.

Q. 배우가 아닌, 바이어로 마켓에 한번 가 보시는 건 어때요?
소지섭:
아직은 기회가 없었는데, 언젠가 정말 갈 거예요. 소리 소문 없이 갈 겁니다.

Q. 솔직하다는 이야기, 자주 듣죠?
소지섭:
네. 가끔은 너무 그러지(솔직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들어요.

Q. 대화를 하는 내내 자기만의 세계가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소지섭:
많이 강하죠?(웃음)

Q. 좋은 의미로 말씀 드린 겁니다.
소지섭:
아, 그런가요? 저는 항상 좋은 것 보다 나쁜 쪽으로 먼저 생각하는 편이라.

Q. 상처를 덜 받기 위함일까요? 갑자기 묻고 싶군요. 지금 행복하시죠?
소지섭:
아, 그럼요! 우울하지 않습니다.

Q. 소지섭이 생각하는 행복은 기준이 많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소지섭:
맞아요. 저는 어깨에 고민을 짊어지지 않으면 스스로가 견디지 못해요. 고민을 계속 줘야 하는 스타일인 거예요. 그래야 에너지가 생기고요.

Q. 흙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하셔서, 조금 빤하지만 이 질문을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어요. 생각해 보셨을 것 같은데, 당신의 묘비명에 어떤 글을 남기고 싶으세요?
소지섭:
어릴 때는 그냥 ‘배우 소지섭’으로 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바뀌었어요. 그냥 아무 타이틀 없이 ‘소지섭’이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 기억 속에는 그냥 괜찮았던 사람이었으면 좋겠고요.

정시우 기자 siwoora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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