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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선아, 박복자가 된 김삼순

[비즈엔터 라효진 기자]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인 여배우를 꼽으라면 단연 김선아다. 그는 교생, 형사, 기업체 임원, 동네 백수 등 다양한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했다. 그 중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삼순 역은 김선아의 필모그래피 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 여성 캐릭터 가운데서도 독보적이다. 하지만 이제는 JTBC ‘품위있는 그녀’의 박복자를 김선아의 인생 캐릭터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

“‘삼순이’ 이후 ‘복자’로 칭찬을 많이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두 캐릭터 모두 이름이 촌스럽네요.(웃음) 또 다른 이름이 있는 것도 그렇고요. 박복자는 어렸을 때부터 성격도, 성장 과정도 계속 바뀌는 인물이다 보니까 시청자 분들이 재밌게 봐 주셨던 것 같아요.”

청춘물이 유행하고 있는 최근 드라마 업계에서 김선아와 김희선, 두 여성 배우를 투톱으로 내세운 ‘품위있는 그녀’의 등장은 확실히 신선했다. 대박 사례보다는 쪽박 사례가 많은 100% 사전제작 드라마인데다가 유난히도 더웠던 올 여름 작품 배경이 겨울이었다는 것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품위있는 그녀’는 이 모든 우려를 기우로 만들며 보기 좋게 성공했다.

“40대 여배우 두 명이 등장하기도 하고, 우리 드라마에 유독 여자 배우 분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캐릭터들도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다양해서 이야기할 거리도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드라마 시작하고 나서는 연락이 끊겼던 분들에게도 연락이 오더라고요. 박복자가 무섭다고들 했지만요.”

김선아가 박복자에게 완벽히 감정을 이입할 수 있던 배경에는 ‘연민’이 존재했다. 캐릭터 전사(前史)를 설명하면서 그는 문득 감정이 복받친 듯 눈시울을 붉혔다.

“드라마 20부를 통틀어 박복자가 가장 안쓰러웠던 장면은 마론 인형을 사러 갔다가 못 사고 돌아오는 대목이었어요. 어릴 때도 결국 종이 인형 밖에 가지고 놀지 못 했는데…. 이 인물에게 정말 필요했던 건 따뜻한 말 한마디였을 뿐이지만 복자는 이런 사소한 것들조차 갖지 못했던 거죠.”

김선아는 SBS ‘여인의 향기’에서 암환자 이연재를 연기할 당시를 떠올리며, 박복자가 느꼈던 애틋한 마음에 대입했다. 캐릭터 설정상 해쓱해 보여야 했기에 식사도 잘 못하고 인물 표현에 몰입했던 그에게 촬영 현장을 지켜 보던 누군가가 주머니를 털어 초콜렛 다섯 개를 쥐어 주고 갔던 기억이 아직도 고마움으로 남아 있다.

“사람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정말 예상치 못한 시점에 인생을 알게 되잖아요. 등산하다가 당이 떨어졌을 때 누가 사탕을 줄 때의 고마움이랄까? 박복자에게도 별 것 아니지만 버틸 수 있는 작은 힘들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드라마의 화자가 박복자였던 것도 이런 이야기들을 간접적으로나마 하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해요.”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처럼 김선아 자신에게도 오랜 여운을 남긴 박복자를 완성하는 데는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도 함께 했던 김윤철 PD의 도움이 컸다.

“연기를 하는 저도 그렇지만, 전체 조화를 맞추는 건 역시 감독님이세요. 처음에는 박복자를 받아 들이기 쉽지 않았는데,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결국에는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작진과 출연진의 신뢰 속에 드라마의 중요한 비밀들은 최종회까지 철통 보안을 유지했고,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혹시라도 결말과 관련된 말을 해 버릴까 사람도 피해 다녔다며 너스레를 떤 김선아는 이제 김삼순이 아닌 박복자의 얼굴로 웃고 있었다.

라효진 기자 thebestsurplus@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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