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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YG…콘텐츠 기업들, 기존 플랫폼 종속 or 군림 '기로'

[비즈엔터 김소연 기자]

▲(출처=SK텔레콤, 네이버, 카카오, 로엔,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출처=SK텔레콤, 네이버, 카카오, 로엔,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사례1. 디즈니가 넷플릭스와 결별하고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 개발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관련 기술 업체 BAM테크에 15억8000만 달러(한화 약 1조7800억 원)를 투자해 지분 투자율을 33%에서 42%로 늘렸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IT기기 생산 기업인 애플도 자체 플랫폼인 애플뮤직을 이용해 자체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스트리밍 사업을 넓히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10억 달러(1조1000억 원)의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

사례2. 네이버가 YG엔터테인먼트에 1000억 원을 투자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단숨에 YG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3월 투자 소식이 전해진 이후 아직 구체적인 협업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을 활용한 동영상 콘텐츠 수급 등이 진행되리라 관측되고 있다. 계열사 지분 교차 투자로 제휴 관계를 맺은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 역시 SK텔레콤에서 운영하는 옥수수 등의 동영상 플랫폼에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가 등장하거나 자회사 SM C&C 제작 콘텐츠 공급이 기대되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이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시장과 미국 할리우드의 행보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기존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양상이다. 이를 두고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한국의 간판급 콘텐츠 제작사들이 기존 플랫폼의 하청업체로 전락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디즈니는 스포츠 케이블 채널 ESPN, 뉴스, 드라마, 예능 등을 종합적으로 방송하는 ABC 채널 등을 갖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주도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케이블TV 가입자수는 급감했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가입자수는 이미 미국 내 케이블 TV를 제쳤다.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망라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디즈니가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에서도 온라인 스트리밍 규모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온라인 오리지널 동영상을 즐기기 보다는 지상파, 케이블의 방송을 TV를 대신해 보는 수준이다. CJ에서 개발해 서비스 중인 TVING이 대표적인 예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자체 SNS 플랫폼인 바이럴(Vyrl)을 개발하긴 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그 사이 네이버, 카카오 등 IT 업체들은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웹드라마·웹예능 제작 지원 등을 통해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에서 나아가 네이버의 YG 지분 투자, 카카오의 로엔 인수, SK텔레콤의 SM 협력 계약 등 보다 적극적이고 강력한 콘텐츠 자원 확보에 나섰다.

YG엔터테인먼트과 SM엔터테인먼트는 한류스타들이 대거 소속돼 있을 뿐 아니라 자회사 스튜디오플레스, SM C&C를 통해 예능, 드라마를 자체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로엔 역시 자회사 스타십엔터테인먼트, 킹콩by스타십 등을 통해 소속 연예인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 5월 드라마제작사 스토리플랜트까지 인수해 제작 능력을 갖췄다.

로엔이 카카오의 자회사가 되고, YG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가 자체 개발이 아닌 기존의 플랫폼과 손잡은 것을 놓고 “콘텐츠 하청 업체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나선 IT 업체들의 거대 자본에 상대적으로 영세한 콘텐츠 제작사들이 휩쓸리지 않겠냐는 것.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제작사들은 우려 보다는 ‘협업’과 ‘효율성’을 강조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M엔터테인먼트와 교차 투자 협약을 맺으면서 “혼자서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글로벌 플레이어,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과 함께 단단한 항공모함 함대를 구축해 ICT(정보통신기술) 생태계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신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창작과 사업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도구와 데이터를 제공해서 신뢰받는 기술 플랫폼이 되는 데 모든 노력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직접 투자보다는 킬러 콘텐츠 유통권과 주제형 콘텐츠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SM엔터테인먼트 제작 전문 자회사 SM C&C 관계자는 “콘텐츠 사업자는 플랫폼을 넘나들면서 수익을 만드는 게 사업의 핵심 전략”이라며 “콘텐츠 특성에 가장 잘맞는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향후 행보에 대해 전했다.

김소연 기자 sue12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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