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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 조동진, ‘나무가 되어’ 떠난 포크 대부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가수 조동진(사진=푸른곰팡이)
▲가수 조동진(사진=푸른곰팡이)

가수 조동진이 28일 별세했다. 향년 70세. 방광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던 그는 이날 오전 3시 43분 세상을 떠났다.

조동진은 9월 16일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푸른곰팡이 레이블 콘서트에 출연할 계획이었다. 조동진의 동생이자 가수, 푸른곰팡이 대표 직을 맡고 있는 조동희는 이날 비즈엔터에 “빈소를 마련하는 등 경황이 없어 공연에 대한 논의는 진행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조동진은 한국 포크 계의 대부로 불린다. 1979년 첫 솔로 음반 ‘조동진: 행복한 사람/불꽃’을 시작으로 총 여섯 장의 정규 음반을 내놨다. ‘행복한 사람’, ‘겨울비’, ‘나뭇잎 사이로’, ‘제비꽃’, ‘슬픔이 너의 가슴에’ 등 관조적인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인 노래들을 내놓으며 ‘한국의 밥 딜런’이라는 호칭을 얻었다.

조동진이 국내 대중음악사에서 갖는 의미는 가수 그 이상이다. 록밴드 들국화, 가수 김현식, 김현철 등의 음반을 찍어낸 동아기획에 몸 담으며 한국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토대를 닦았다.

1992년에는 전문 프로덕션 하나음악을 탄생시켰다. 가수 장필순, 한동준, 이소라, 고찬용, 조규찬 등쟁쟁한 아티스트들이 그의 곁에 모여들었다. 한국 대중 음악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이들이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를 시작한 것도 하나음악이다.

음악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하나뮤직 또한 2000년대에 들어 휴지기를 가졌지만 2011년 푸른곰팡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하나음악은 모임이 아니라 정신”이라던 조동진의 말이 주효하게 작용했으리라.

정규 5집 발표 이후 긴 공백을 가졌던 조동진은 지난해 여섯 번째 음반 ‘나무가 되어’를 내놓았다. 실험적이면서도 서정적인 음악, 시간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담긴 역작이다. 이 음반은 올해 2월 열린 제 14회 한국 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반상을 차지했다.

“끝이 없는 그리움도 흙속으로.”(조동진 ‘나무가 되어’) 긴 시간 한국 대중음악의 한 축을 지탱해오던 거장이 ‘나무가 되어’ 떠났다. 빈소는 일산 병원 장례식장 9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0일 오전 7시에 예정돼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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