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라효진 기자]

(사진=영화 ‘여배우는 오늘도’ 포스터)

배우 문소리가 감독 데뷔작 ‘여배우는 오늘도’로 스크린 위에 예술과 인생을 그려냈다.

31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감독 및 감독부터 주연까지 맡은 문소리가 홀로 취재진 앞에 나섰다.

‘여배우는 오늘도’는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로카르노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은 단편 연출 3부작 ‘여배우’, ‘여배우는 오늘도’, ‘최고의 감독’을 모아 장편으로 완성한 프로젝트다. 각각의 단편은 1막, 2막, 3막으로 구분됐다.

이례적으로 상영이 끝난 후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감독 겸 배우 문소리는 “이렇게 작은 영화의 시사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첫 인사를 전했다.

(사진=영화사 연두 제공)

그는 “감독이 되어야 하겠다는 목표나 의지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영화 일을 18년 하다 보니 영화가 더 좋아지고 관심이 많아져서 공부도 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만들게도 됐다”며 감독 데뷔 동기를 발겼다.

그러면서 “이런 자리에 배우로서 많이 서 봤지만, 지금은 감독이다 보니 훨씬 긴장이 된다. 감독이란 사람들이 배우보다 용감한 사람이었다는 걸 체감한다”고 고백했다.

‘여배우는 오늘도’에는 문소리가 본인 역으로 등장해 대한민국 여배우이자 워킹맘으로서의 삶을 가감없이 연기했다. 어디까지가 진짜고 어디까지가 픽션인지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리얼한 이야기가 시사회 내내 객석을 웃음바다로 물들였다.

이에 대해 문소리는 “이 영화는 픽션이고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100% 진심이 담겨 있다”며 “제 경험 중에서 유사한 감정을 얻었던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새로운 에피소드들을 만들었다. 나중에는 저도 헷갈리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영화사 연두 제공)

문소리가 본인을 연기한 것처럼, 그의 남편 장준환 감독 역시 극 중 문소리의 남편으로 등장했다.

문소리는 “원래는 배우 장현성을 염두에 뒀지만 스케줄 상 불가능해 남편에게 출연을 부탁했다가 거절당했다”며 “결국 뒷모습과 어깨만 나오는 것으로 합의를 봤는데, 촬영 당일 남편이 연기혼을 불태우더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문소리는 대한민국에서 여배우로 산다는 것에 대한 소회도 털어놨다. 그는 “아시다시피 녹록치 않지만 그런 현실에 분노할 수만은 없지 않나. 변화시키기 위한 이야기를 나누려 영화 개봉까지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8년 동안 영화 일을 해 오면서 많은 예술가들을 만난 것 같다. 제가 예술가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이 있고 그걸 찾으려 하며, 표현하려 노력하는 이들이었다”고 덧붙인 그는 “그걸 쫓아 인생을 거는 사람들과 그 과정에 함께 했을 때 행복했다”고 전했다.

한편 ‘여배우는 오늘도’는 영화진흥위원회 다양성 영화 개봉 지원작으로 선정, 오는 9월 14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