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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크러쉬 “자극적인 세상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고 싶었어요”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가수 크러쉬(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가수 크러쉬(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양 옆으로 길게 찢어진 눈. 세련되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졸려 보이기도 한다. 무대 위에서는 “넌 발 빼고 손 씻”(‘버뮤다 트라이앵글’)으라는 허세를 납득 가능한 ‘스웨그’로 인식시킨다. 하지만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 세상 순하다.

가수 크러쉬는 두 얼굴의 사내다. 어느 쪽도 그의 원래 모습인 것처럼 잘 어울린다. “제가 사실 되게 ‘찌질’해가지고요….” 주섬주섬 제 이야기를 늘어놓다가도 “힙합의 대중화는 물론 반갑다. 하지만 (음악시장을) 너무 독점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될 때도 있다”는 말로 폐부를 찌른다.

크러쉬는 새로운 시대의 싱어송라이터다. 국내에서 천대받다시피 하던 알엔비(R&B) 음악이 주류에 올라타기 시작하던 시점, 트렌드를 투영한 음악으로 단숨에 인기를 얻었다. 93년생 동갑내기 친구인 지코, 딘 등과 함께 ‘팬시차일드’를 결성, 새로운 세대의 알엔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저 또한 윗세대의 음악을 들으며 영감을 얻었기 때문에, 굳이 제 세대의 음악과 (윗세대의 음악에) 경계를 두려고 하지는 않아요. 팬시차일드는 술 먹고 놀면서 생긴 크루에요.(웃음) 각자 자신이 만든 음악을 들려주면서 서로 영향을 받기도 하죠.”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섭취하며 자란 그는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2002년 발표한 첫 솔로 음반 ‘저스티파이드(Justified)’를 들으며 알엔비 음악에 음악적 뿌리를 내렸다. “꼭 말씀드리고 싶은 노래가 있다”며 휴대전화를 꺼내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확인 한 크러쉬는 “‘스틸 온 마이 브레인(Still On My Brain)’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가수 크러쉬(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가수 크러쉬(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서 열리는 ‘2017 서울 국제 뮤직 페어’(이하 뮤콘)는 그에게 우상으로 삼던 음악 프로듀서와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할 기회를 줬다. 크러쉬의 ‘짝꿍’은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 레이디 가가 등과 작업한 멕시코 출신 프로듀서 페르난도 가리베이다.

“서정적인 분위기의 노래를 작업 중이에요. 노래를 만들 때는 반드시 재즈적인 요소에 기반을 둬야 한다는 게 제 철칙 같은 것이었는데, 이 노래는 아주 스탠다드해요. 뉴욕 겨울 오후 3시 쯤…… 어떤 광장에서… 비둘기 떼들이 모이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들을 법한 음악이에요. 영화 ‘어거스트 러쉬’ OST에 어울릴 법한 분위기죠.”

페르난도 가리베이는 크러쉬에게 다섯 곡의 데모를 들려줬다. 개중에는 크러쉬에게서 쉽게 연상되는 스타일의 노래도 있었다. 하지만 크러쉬는 뉴욕·오후 3시·광장·비둘기가 떠오르는 곡을 골랐다. 그의 선곡이 퍽 의외였던 모양이다. 인터뷰 장소에 함께 참석했던 ‘뮤콘’ 음악감독마저 손을 들고 그 이유를 물어봤던 걸 보면.

“제 스타일대로 해석해서 부르면 묘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완성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독님께서는 편곡을 더 해서 주류 팝 같은 느낌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저는 간소하고 찌질한 매력을 어필하는 게 대중의 취향에 맞을 것 같아요. 아마 노래가 세상에 나올 때는 더 찌질하고 처절한 상태가 될 거예요. 제가 사실 찌질해가지고요…, 상대에게 버팀목이 되기보다는 내가 더 기대고 싶어 하고….”

▲가수 크러쉬(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가수 크러쉬(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크러쉬는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오래 전부터의 소망”이라고 말했다.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느냐는 질문에 “말도 안 되는 분도 상관없냐”고 되묻고는 고(故)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 퀸시 존스를 꼽았다. 날씨가 쌀쌀해진 덕분인지 요즘 퀸시 존스가 프로듀싱한 음반을 가장 즐겨 듣는단다.

“날씨가 갑자기 선선해지면서 괜히 쓸쓸해지고, 그러다 보니까 요즘엔 감정 변화가 거의 시간 단위로 일어나요. 제가 가장 영감을 많이 얻는 때이기도 하죠. 감정적으로 힘들고 지치고, 뭔가를 내려놓고 싶을 때 영감이 떠오르는 편이에요.”

주변 사람들에게 ‘소심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지만 ‘마이 웨이’는 확실하다. 지난해 용산구 이촌동 한강공원에서 열린 ‘멍 때리기 대회’에 나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그는 70여 명의 참가자들 가운데 가장 긴 시간 동안 가장 평온한 상태로 ‘멍’을 ‘때려’ 우승을 차지했다.

“관심 받고 싶어서 나간 건 절대 아니었어요. 요즘엔 음식이나 프로그램, 사랑…모든 게 자극적이잖아요. 거기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보고 싶었어요. 친구들은 평소에 저보고 ‘바보’래요. 음악밖에 할 줄 모른다면서요. 스타일리스트를 해주던 친구는 ‘공주’라고도 했어요. 제가 전구도 갈 줄 모르거든요. 군대 다녀오면 전구는 갈 수 있겠죠? 흐흐흐. 제가 본질을 흐렸네요. 아무튼 자극적인 세상에서 한 발짝 물러나고 싶었어요.”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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