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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천우희 “첫 드라마 ‘아르곤’, ‘자유로움’을 확실히 느꼈어요”

[비즈엔터 김예슬 기자]

▲천우희(사진=나무엑터스)
▲천우희(사진=나무엑터스)

‘한공주’, ‘써니’, ‘곡성’, ‘해어화’… 분명, 천우희는 브라운관보다는 스크린에 더욱 친숙한 배우다. 제각기 다른 작품에서 다른 색을 보였던 그가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을 통해 브라운관 첫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엔 청춘을 대변하는 ‘미생’, 6개월 시한부의 시용 기자다. 계약직 기자 이연화에 대해 “캔디 같지만 전형적인 캔디가 아니다”고 평한 천우희는 첫 드라마에 대한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TV 드라마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천우희의 궤적은 어디로 뻗어나갈까. 무엇이 됐든지 천우희의 연기를 보는 맛이 쏠쏠할 것이란 건 진정으로 분명한 사실이다.

Q. 첫 드라마였어요. 종영을 맞는 감회가 더욱 남다를 것 같은데.
천우희:
잘 끝낸 것 같아서 정말 만족스러워요. 8회가 아쉬울 만큼 같이 한 분들이 정말 좋았거든요. 이제 막 편해졌는데 끝날 때가 되니까 아쉬웠어요.

Q. 짧았던 만큼 몰입이 힘들진 않았나요?
천우희:
의외로 그렇지는 않았어요. 영화도 그렇지만 대부분 촬영기간이 3, 4개월 정도 되는데, 2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거의 매일 연기를 하다 보니 몰입이나 연기에 있어 어려운 점은 없더라고요. 하지만 아쉬웠던 건 있어요. 8회여서 처음엔 좋았지만, 2·3부 정도 더 있으면 이연화가 가진 고민이나 아르곤 팀원들의 캐릭터가 돋보이는 에피소드가 담길 수 있었을 것 같아서요.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어요.

Q.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는 어떤 거라 느꼈나요.
천우희:
정말 잘 모르겠어요. 제가 이번엔 쪽대본 같은 걸 경험해보지 않았거든요. 시스템적으로 어려울 것 없이 촬영하기도 했고요. 촬영팀이나 조명팀도 영화 스태프였는데 드라마를 함께 하게 된 거였어요. 그래서 연기적으로 톤이 다르거나 한 건 없더라고요.

Q. 처음 경험해본 드라마는 어땠나요. 매력에 푹 빠졌을까요(웃음).
천우희:
영화는 이야기의 연결점을 정확하게 지켜내야 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 하나하나가 신중해야 해요. 감독님 성향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있죠. 그에 반해 드라마는 연기의 영역이 더 자유로웠던 것 같아요. 이윤정 감독님이 워낙 자유롭게 하게 해주시기도 했고, 지문이나 대본에 정해져 있는 게 있어도 제가 와 닿지 않는다 생각되면 감독님과 상의를 해나가며 했어요. 애드리브도 많이 했고요. 그런 자유로움에 재미를 느낀 것 같아요.

▲천우희(사진=나무엑터스)
▲천우희(사진=나무엑터스)

Q. ‘아르곤’은 사건 위주로 돌아가는 카타르시스보다는 사람에 집중해요. 보통의 보도극과는 다른 분위기인데, 이에 대한 걱정이나 우려는 없었나요.
천우희:
처음에 대본을 받고 사람이 중심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어요. 담백하고 과하지 않다는 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거든요. 누군가는 ‘아르곤’을 두고 심심하다거나 밋밋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저는 그걸 강점으로 생각했어요. 이야기가 극적이면 보는 분들이 더 좋아해줄 수도 있고 시청률이 더 나왔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냥 ‘아르곤’이 가진 그 느낌, 분위기, 이야기하는 그 모든 게 좋았어요.

Q. 초반에는 분량이 많지 않아 이연화 캐릭터가 덜 살았다는 느낌도 있었어요.
천우희:
초반에는 저도 그런 느낌을 조금 받았어요. 미드타운 사건이 터져서 아르곤 팀이 바브게 일하고 있고, 이연화 기자가 뒤늦게 와서 이연화만의 시각이 보이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대본과 다르게 그 부분이 빠졌어요. 그게 조금 살았으면 어떨까 싶죠. 그래도 8부작에 만족해요. 작가님도 만족하시고 배우 입장에서도 좋았죠.

Q. 극 중 이연화와 배우 천우희가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
천우희:
연화처럼 꿋꿋함이 있는 편 같아요. 캔디 같은데 전형적인 캔디 느낌이 아니라는 점? 연화처럼 힘든 만큼 얻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예전엔 ‘조근 조근하게 자기 할 말은 다 한다’는 말도 주변에서 많이 들었어요. 아니다 싶은 부분은 아니라고 말을 곧잘 하죠. 그런 부분은 비슷한 것 같아요.

Q. 할 말은 다 한다는 게 일반적인 기자 이미지와 비슷한 것 같아요. 실제로 기자 연기를 해보니 기자에 대한 선입견이 바뀐 게 있을까요?
천우희:
대단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이전에는 인터뷰 외에는 마주칠 부분이 없어서 편안하다는 생각을 했던 반면, 기자 역할을 해보니 얼마나 큰 책임감을 느낄까 생각하게 됐죠. 글 쓰는 것 자체가 막강한 힘을 가는데, 판단력과 신념을 갖고 글을 쓴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니까요. 취재생활과 기자생활은 웬만한 체력 갖고는 안 되겠구나 생각도 들어요.

▲천우희(사진=나무엑터스)
▲천우희(사진=나무엑터스)

Q. 보통 연기에 대한 발상이나 참고를 어느 부분에서 얻는지 궁금해요.
천우희:
평소에 관찰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연기에 써먹고자 하는 관찰이기보다는 어떤 걸 보고 흉내 내고 지켜보는 걸 재밌어 하거든요. 누구든 제각기 개성이 다르고 말투, 생김새도 다르잖아요. 그것뿐만 아니라 뭐 하나를 꾸준히 지켜보는 게 재밌어요. 그리고 상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제가 해보지 않았던 감정들은 상상을 해보려 하죠.

Q. 평소에도 그런 습관들을 갖고 있는 편인가요.
천우희:
메모하고 일기를 쓰는 게 평소 습관이긴 해요. 정적인 편인데, 올해가 지나면서 바꿔볼까 생각해보고 있긴 하죠. 연기에 대한 접근도 드라마를 통해 바꿔보기도 했고요. 원래 저는 정말 ‘집순이’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면 연락을 먼저 해보려 하고, 뭐든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곤 해요.

Q. 보통, 한 번 집순이는 계속 집순이일텐데요(웃음). 바뀐 계기가 있었나요?
천우희:
그냥 한 살 더 먹고 바뀐 것 같아요. 크게 계기가 있진 않았어요. 저는 저 스스로를 인지하려는 편이어서 일기를 썼었거든요. 저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게 저 스스로를 가둬둘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하는 방식을 올해부터 바꿔보자 싶었죠. 못 하는 걸 부끄러워서 안 보여주려고 했다면, 지금은 못 해봤으니 못 하는 게 당연하지 하면서 까짓것 해보자는 마음가짐이에요.

Q. 연애나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을까요(웃음).
천우희:
아직은요. 만약 하게 되면 하겠지만 지금은 굳이 생각하고 있진 않아요. 지금은 일하는 게 좋고 연기하는 게 제일 재밌거든요. (Q. 이상형이 있다면?) 성품이 바른 사람이요. 어려운 일이 있어도 위트 있게 넘어갈 수 있는, 유머 있는 사람이 좋아요.

▲천우희(사진=나무엑터스)
▲천우희(사진=나무엑터스)

Q. 영화 팬들 외에 어린 팬들에게도 인기가 많아요.
천우희:
그러게요(웃음). ‘써니’ 때도 그렇고 요즘도 보면 10, 20대 초반 친구들이나 연기지망생 친구들이 감사하게도 많이 좋아해주더라고요.

Q. 연기지망생 단계를 먼저 거쳐 온 선배로서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해줄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천우희: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한다고 생각해요. 부족한 부분이나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과 같은 자신의 매력이 뭔지는 가장 중요하게 알아야 하죠.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에 대해 모르고 다른 사람들의 모습과 연기를 부러워하고 동경만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보면 남의 틀에 자신을 맞추게 되니까,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게 가장 중요해요. 그래야 자신의 능력치를 알고 노력할 수가 있거든요.

Q. 그렇다면, 천우희 본인이 생각할 때 본인의 매력은 무엇인 것 같아요?
천우희:
저는, 뭣도 없을 때도 항상 자신이 있었어요. 특히 얼굴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요. 배우로서 선하거나 악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은, 표현현하기 적합한 얼굴이라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연기하는 순간에는 제가 몰입을 하는 만큼 진정성이 잘 보이는 배우일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정말 요즘 선배님들에게 좋은 얼굴을 갖고 있어서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전도연 선배님이나 김혜수 선배님이 배우 얼굴을 갖고 있다고 해주셔서 자신감을 정말 많이 얻었어요.

Q. 배우를 준비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찾고 확신을 갖고 있었던 것 같은데, 보통 배우들은 준비 과정에서 부모님들의 반대에 부딪히곤 해요. 천우희 씨의 경우는 어땠나요.
천우희:
부모님들은 제가 그러다 말겠지 싶으셨나봐요(웃음). 그런데 저희 부모님은 제가 뭘 하고 싶다고 하면 하지 말라는 말을 안 했어요. 뭘 하고 싶다고 하면 해보라고 독려해주셨죠. 그래서 제가 대학교를 연기 쪽으로 간다고 할 때도, 오디션을 보러간다고 할 때도 그냥 알겠다고 잘 다녀오라는 정도의 말만 해주셨어요. 제 풀에 꺾이려니 하신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오디션이 되고나서 혼자 배낭을 매고 지방에 내려가며 연기하고 하니까 절 대견하게 생각해주셨어요. 저는 그동안 부모님의 케어 아래 온실 속의 화초처럼 컸거든요. 맡은 역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요(웃음).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것도 항상 응원 받고 그랬어요. 부모님은 지금도 제가 연기하는 걸 신기해하세요.

▲천우희(사진=나무엑터스)
▲천우희(사진=나무엑터스)

Q. 부모님에게 첫 드라마 ‘아르곤’은 더욱 남달랐을 것 같아요.
천우희:
정말 좋아하셨어요. 영화는 완성되기까지 1년이 걸릴 때도 있고 꽤 많은 시간이 걸려야 하는데, 주마다 TV로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무엇보다도 예쁘고 평범하게 나와서 좋아하셨어요. 제가 그동안 맡았던 역들이 워낙 강했어서(웃음).

Q. ‘아르곤’의 이연화는 불안한 청춘을 대변한 캐릭터기도 해요. 같은 처지에 놓인 청춘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천우희:
요즘은 다 힘든 것 같아요. 청춘이라 힘든 것도 있고, 나이가 든 분도 힘든 게 있죠. 시대가 가진 힘든 부분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것에 대해 사회적인 문제로만 몰고 가면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힘든 건 인정하되, 다 이겨내려고 하기보다는 본인이 하고 싶은 것들과 놓치고 싶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는 가능할 때까지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야 어디 가서 힘들었다고 할 수도 있고 미련이나 후회도 안 남는 것 같아요. “우리 다 같이 힘들지만, 할 만큼 해봅시다”라는 생각이에요. 특히, 20대 청춘들에게는 꼭 그렇게 말해주고 싶어요.

Q. 그렇다면 배우 천우희로서 하고자 하는 꿈은 무엇인가요?
천우희:
좋은 배우가 되는 것, 훌륭한 연기를 하며 좋은 사람으로 남는 거예요. 하루하루 이겨내면서 사는 거죠. 힘든 상황이어도 신체 건강하고 부모님 계시고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하고, 이 정도면 감사한 거라 생각하니까 좋은 일이 오면 더 기쁘고 고맙게 받아들일 수 있게 돼요. 무조건 긍정적인 게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저는 저 스스로는 몰아붙이고 비판하는 편이거든요. 그 외의 것은 좋은 시각으로 보려하죠, 균형을 맞춰야 살기도 좋은 것 같다고 느껴요. 일단 지금은 연기하는 게 제일 재밌으니 열심히 일하려고 해요(웃음).

김예슬 기자 yey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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