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비즈엔터

[BZ시선] “韓 그래미 되겠다”는 MAMA, 권위부터 찾아라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CJ E&M이 주관하는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net Asian Music Awards, 이하 MAMA)’는 한국의 그래미를 꿈꾼다. 2015년 전문부문을 신설해 매해 수상 분야를 확대하고 개최지를 홍콩에서 베트남, 일본 등으로 넓혀 아시아를 잇는 문화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다. 김기웅 엠넷 본부장은 심지어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그래미 혹은 그보다 더 뛰어난 시상식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말도 했다. 아아, 오늘도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인가.

▲'2017 MAMA'에서 '베스트 오브 넥스트'를 수상한 가수 청하(사진=CJ E&M)
▲'2017 MAMA'에서 '베스트 오브 넥스트'를 수상한 가수 청하(사진=CJ E&M)

▲ 별들의 잔치? 상들의 잔치

‘MAMA’는 지난 11월 29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걸그룹 프리스틴에게 여자 신인상을, 가수 청하에게 ‘베스트 오브 넥스트(Best Of Next)’ 상을 줬다. 한 해 동안 뛰어난 성과를 보이며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를 높인 가수에게 수여한다는 점에서 두 상의 성격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MAMA’가 다르다면 다른 거다.

또한 ‘MAMA’는 올해 ‘인스피어드 어치브먼트(Inspired Achievement)’를 신설해 일본 걸그룹 AKB48 등을 제작한 종합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에게 수상했다. 이날 ‘MAMA’에서 합동 무대를 펼친 AKB48과 국내 걸그룹 트와이스가 야키모토가 수상할 당시 ‘꽃병풍’처럼 들러리로 서 있었던 것이 다소 불쾌했지만, 프로듀서의 공로를 보여주기 위한 연출이었을 것이고 이해해 본다. 궁금한 것은 이 상이 내년 ‘MAMA’까지 유지될지 여부인데, 엠넷이 내년 론칭한다는 ‘프로듀스48’을 위해 상을 만들어 안겨 준 것 같다면… 나의 과대해석일 것이다.

열심히 활동한 이들이 마땅한 칭찬을 받는 건 물론 기쁜 일이다. 하지만 트로피의 개수가 시상식에 참석한 가수의 수만큼 많다면 권위를 기대하긴 힘들다. 그래미의 트로피 개수는, 팝 가수들이 열심히 활동을 안 했기에 적은 건가? 아닐 것이다.

▲김현수 본부장(사진=CJ E&M)
▲김현수 본부장(사진=CJ E&M)

▲ 중국이 甲이다

지난해에는 한한령으로 몸살을 앓았는데 올해는 중국 누리꾼들이 뿔났다. ‘MAMA’는 앞서 온라인 투표를 위해 개설한 공식 웹페이지에 홍콩·대만·마카오를 중국이 아닌 각각 다른 국가로 배치했다가 혼쭐이 난 바 있다. 중국인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며 ‘MAMA’ 보이콧 운동을 벌였고 ‘MAMA’ 측은 해당 페이지를 삭제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하나의 중국’. 중국 대륙과 홍콩, 마카오, 타이완은 나뉠 수 없는 하나라는 이데올로기. 중국이 과거 쯔위에게 그랬듯 “‘MAMA’가 해당 국가들을 따로 표기한 것은 이들의 독립을 지지하는 행위”라고 주장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 김현수 엠넷 컨벤션사업부문 국장은 “우려에 동감한다”며 “진정성을 갖고 면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정성’ 보다 시급한 건 국제 정세를 읽는 눈이다. 적어도 ‘아시아’ 음악 축제를 만들고 싶다면 말이다.

▲'MAMA' 측은 당초 위즈 칼리파와 태연의 콜라보레이션을 예고했으나 방송 몇 시간 전 돌연 취소했다(사진='2016 MAMA' 방송화면)
▲'MAMA' 측은 당초 위즈 칼리파와 태연의 콜라보레이션을 예고했으나 방송 몇 시간 전 돌연 취소했다(사진='2016 MAMA' 방송화면)

▲ 그래서, 태연에겐 무슨 일이 있던 겁니까

지난해 ‘연결(CONNECTION)’을 테마로 내세웠던 ‘MAMA’는 국내 가수와 해외 가수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다수 선보이겠다고 호언했다가 태연과 위즈칼리파의 합동 무대를 예고 없이 취소해 팬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방송 이후 해당 사건에 대해 입을 연 건 주최 측이 아니라 위즈칼리파 자신이었고 그가 올린 SNS글에는 태연을 비난하는 듯한 어조가 담겨 있었다. 위즈칼리파의 일방적인 저격에 해명을 한 건 역시나 주최 측이 아니라 태연 자신이었다. 엇갈리는 얘기가 오가고 많은 추측이 쏟아지는 동안 ‘MAMA’가 밝힌 입장은 “확인 중” 뿐이었다.

‘MAMA’의 ‘확인’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늘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는 호소와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는 약속을 내놨을 뿐이다. 누군가는 보호받지 못했고 누군가는 화를 냈다. 하지만 누구도 충분히 사과하거나 해명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컬래버레이션 무대가 문제없이 진행된다면 과거에 발생했던 사고는 저절로 용서받는 것인가. 흠을 감추면 흠이 없는 것이 되는가. ‘MAMA’에게 필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책임감’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저작권자 © 비즈엔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bizenter.co.kr

실시간 관심기사

댓글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