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류동우 기자]
'나의 아저씨'는 방영 전부터 연기력 논란을 빚은 이지은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 3월 21일 첫 방송은 닐슨코리아 집계결과 3.9%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이후 시청률의 등락은 있었지만 고정 시청자를 확보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감독의 연출과 작가의 필력으로 대중에게 공감을 얻기 시작했고, 캐릭터에 몰입한 이지은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주조연의 구멍 없는 연기는 '나의 아저씨'의 가치를 드높였다.
이지은은 가수로 한 획을 그었다. 하지만 배우로 입지를 굳히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2011년 '드림하이'를 시작으로 '최고다 이순신' '프로듀사'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에 출연했지만, 생활 연기 수준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특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연기력 논란까지 빚어지면서 이지은을 더욱 위축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이지은은 '나의 아저씨'를 인생작이라고 치부할만큼 캐릭터에 몰입했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대중에게 인정받았다.
이지은이 연기자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박해영 작가의 힘이었다. 박해영 작가는 전작 tvN '또 오해영'으로 대박을 터트리며 스타 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배우들도 박해영 작가때문에 이 작품에 관심을 갖고 선택했다고 말할정도로 그의 위상은 높았다. 박해영 작가의 대사 또한 모두에게 공감을 주고 있다. 극중 박동훈(이선균 분)은 회사 사람들과 얘기하던 중 이지안을 욕하는 팀원들에게 "너희들은 걔 안 불쌍하냐? 경직된 인간들은 다 불쌍해. 살아온 날들이 말해주잖아. 상처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버려. 그게 보여. 그래서 불쌍해"라며 대사를 읊었다. 또 "네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해,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네가 먼저야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라며 이지안을 위로했다. 박해영 작가는 상대방을 위해 평범하게 위로를 건네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무책임한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끼리 솔직함으로 말을 이어간다. 이로 인해 시청자의 공감과 호평을 샀다.
'나의 아저씨'는 전형적인 멜로 로맨스물이 아니었다. 삶에 지친 박동훈과 이지안 두 사람이 서로를 연민하고 이해하며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였다. 때문에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O.S.T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인공의 심리상태나 분위기를 잘 나타내주고,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효과적이다. 가수 곽진언은 故 유재하의 곡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리메이크했다. 그의 차분한 목소리가 대사 속 따뜻한 위로를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고우림도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를 다시 부르며 OST 대열에 합류했다. '아낌없이 사랑하는 것만이 세상에 태어난 의미'라는 아름다운 노랫말이 '나의 아저씨' 속 각박한 삶을 살고 있는 박동훈과 이지안 그리고 개개인의 삶까지 위로했다. 가수 손디아가 참여한 OST 곡 '어른'은 너무 일찍 커버린 상처받은 아이와 고단한 삶의 무게를 소리없이 감내하는 어른의 이미지를 정제된 감성을 자연스럽게 녹였다.
오늘(17일) 밤 '나의 아저씨'가 마지막회로 종영한다. 외로운 아저씨 박동훈과 기댈 곳 없는 소녀가장 이지안. 평범한 삶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은 서로를 위로하며 치유했다. '나의 아저씨'가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역시 평범한 삶의 위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