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이주희 기자]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람들은 현재 자신의 위치보다 더 높은 계층으로 가고 싶어 하는 상승 욕구를 가지고 있다. ‘상류사회’(감독 변혁)는 자신의 욕망을 실현할 기회를 얻게 된 부부가 어느 선에서 멈출 수 있는지 관찰한 영화다.

주인공 장태준(박해일 분)과 오수연(수애 분)은 각각 교수와 미술관 부관장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존경을 받는 직업이지만 스스로를 최상위 계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두 사람은 더 높은 사회적 직위를 갖길 꿈꾼다.

그러다가 장태준은 이슈 모으기에 적당한 사람이 되면서 보수당의 공천을 받게 된다. 박해일은 능력 있는 교수의 모습부터 평범한 남편, 예비 정치인까지 다양한 모습을 연기한다. 블랙코미디인 ‘상류사회’는 남들 시선을 신경 쓰는 장태준의 지질한 모습을 통해 웃음을 유발한다.

오수연 역시 만만치 않다. 그는 관장이 되기 위해 부정을 서슴없이 저지르면서 남편보다 더 정치인 같은 모습을 보인다. 특히 그는 자신의 욕구를 말하는데 거침이 없다. 상대방이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을 할 때도 당당하다. 뻔뻔하면서도 본능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오히려 순수해보이기까지 하다. 수애는 상대방을 깔보는 말투와 강렬한 눈빛으로 극의 분위기를 장악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욕망에 빠져든 인물을 그려낸 박해일ㆍ수애의 파격적인 연기, 한 번 들으면 뇌리에 박힐만한 강한 대사, 누구나 생각해 볼 법한 상류사회로의 입성을 위한 욕망을 블랙코미디로 조롱하는 태도가 영화 ‘상류사회’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캐릭터와 전개가 클리셰 범벅이라는 점에서 촌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부부가 바람이 나고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는 장면은 물론, 태준의 상대역 은지(김규선 분)와 수연의 상대역 지호(이진욱 분) 모두 캐릭터 자체가 소모적으로 쓰일 뿐이다.

감독은 ‘욕망’과 ‘본능’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했다. 그래서 변태적인 예술 작품을 만드는 한 회장(윤제문 분)은 ‘아트’를 “똥”이라고 말한다. 본능의 배출이라는 점에서 ‘아트’와 ‘똥’을 동일 선상에 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내내 자극에 집중한다. 실제 일본AV배우가 등장한 것도 모자라 지나치게 긴 윤제문과의 정사신이 이 영화에서 가장 불편한 부분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오는 29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