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강하늘 기자]
14일 방송되는 KBS1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는 도시 전체가 지붕 없는 박물관과 같은 옛 신라의 천 년 도읍, 경주를 방문한다. 이곳엔 두 개의 시간이 공존하고 있다. 화려했던 신라가 남긴 시간과 현재를 가꿔가는 사람들의 시간이다. 유서 깊은 동네를 경주에선 과연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경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바로 “수학여행”이다. 보고 배우고 느끼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기에 수학여행의 일번지로 떠오른 “경주”. 이곳에서 오래전 수학여행 코스 중 빠지지 않던 첨성대를 다시 만난다.
첨성대가 신라시대 천문을 관측하던 건물이란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 하지만 첨성대에 앞에서 기억하는 수학여행의 향수는 저마다 다르다. 중학생 시절 첨성대 위에 올라가 단체 사진을 찍던 기억을 더듬어보는 배우 김영철. 문화재 보호로 이젠 그야말로 옛말이 됐다. 새삼 달라진 첨성대 주변의 모습을 바라보다 지금의 추억을 담고 있는 관광객들에게 사진 한 장 선물해준다.
도심으로 향하는 길, 경주를 알차게 둘러보고자 잠시 관광 안내소에 들르는 배우 김영철. 포항, 울산과 함께 ‘해오름 동맹’을 맺은 경주의 알짜 기행 코스를 안내받고 원도심인 황남동으로 힘차게 발걸음을 옮긴다. 옛 황족들이 살았다는 이 동네는 아직도 마을 땅 아래 신라 시대 유물이 발견되고 있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발이 더뎠다.
그러나 2년 전 일명 ‘황리단길’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옛 기와집은 그대로 살리되, 내부에 세련된 카페와 가게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젊은 관광객들의 발길로 새바람이 불게 된 황남동. 그곳에서 우연히 누구든 쉬고 갈 수 있게 문을 열어 놓은 무인 판화 가게를 들르게 된다. 경주의 모습을 판화로 담고 누구든 차 한 잔, 물 한 모금 하며 더위를 식히고 갈 수 있게 해놓은 무인 가게에서 잠시 여유를 느끼고 다시 길을 나선다.
교동을 지나 향한 곳은 시내에 있는 성동 시장. 추석 분위기가 물씬한 이 시장에는 골목마다 같은 품목을 취급하는 가게들이 즐비해있다. 걸음마다 왁자지껄한 환영 인사를 받으며 시장을 걷던 배우 김영철은 떡집 간판이 나란히 붙어있는 떡 골목을 발견한다. 사찰이 많고 제사를 제대로 치르기로 유명한 경주에서 떡은 그야말로 필수 메뉴. 이 시장에만 떡집이 18개에 달한단다.
시내를 벗어나 발길 닿는 대로 걷다 우연히 비경을 마주한 배우 김영철. 키 큰 소나무들이 호위하고 있는 길 끝에서 만난 경주의 삼릉이다. 신라의 삼대 왕을 지키고 서 있는 웅장한 높이의 소나무들이 즐비한 곳. 마치 마법의 숲에 들어선 것처럼 몽환적인 느낌을 풍기는 곳에서 가만히 서서 가을을 재촉하는 빗소리에 귀 기울여본다.
경주 곳곳을 다니며 보물찾기 기행을 마친 배우 김영철은 벌써 해가 지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한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서려 있다는 월정교에서 해 질 녘을 맞이하며 아쉬웠던 경주 한 바퀴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