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12일 방송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겨울바다의 귀한 선물 경남 고성 굴 요리과 공룡시장, 가리비 밥상을 만나본다.
경남 고성군 고성읍 신월리 바닷가 마을에는 젊은 시절부터 갯벌에서 함께 돌굴을 따며 살아왔다는 ‘할머니 삼총사’가 있다. 새댁일 때 한동네에서 만나 칠순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 할머니들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굴 캐는 도구인 ‘조새’를 들고 갯벌로 가곤했다. 요즘엔 고성에 굴 양식이 흔해져서 굴 껍데기를 까는 박신장에서 일한다는 세 할머니. 하지만 그래도 굴 출하가 없는 일요일엔 바다로 나가 돌굴을 딴단다.
경남 고성은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곳이자, 오래전 소가야가 세워졌던 곳이다. 고성 중심지에 텅 빈 공터가 하나 있다. 이곳은 선사시대 패총으로 조개며 굴 껍데기가 발견된 유적지. 그래서인지 이 패총에서 가까운 거리에 고성공룡시장이 있다. 구한말 어물전이 있던 자리에 세워졌다는 시장에는 모두 150개의 점포가 있지만 그중 해산물을 파는 곳이 40곳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남해안은 섬이 많고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곳이라 굴의 먹이인 플랑크톤이 풍부하기 때문에 굴 주산지로 손꼽힌다. 경남 고성 앞바다에 밀집한 굴 양식장에서는 요즘 굴 수확이 한창이다. 동네에서 ‘콧털삼촌’으로 불리는 강경일 씨는 젊은 시절 취업했던 조선소가 불경기로 문을 닫은 바람에 귀향한 뒤, 굴 양식에 뛰어들었다. 웬만한 초등학교 운동장 서넛 크기의 굴 양식장을 운영하면서, 연로한 마을 어르신들의 굴 판매까지 돕는 ‘젊은 피’로도 활약 중이라고.
청정해역인 고성 자란만은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이 풍부하고 바다가 잔잔해 가리비 양식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가리비는 굴과 달리 대부분 껍데기째 출하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절약돼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허태삼 씨는 굴과 가리비를 키운 지 올해로 50년이 됐다. IT 회사에 다니던 아들 영진 씨가 고향으로 돌아와 합세하면서 가업은 더욱 탄탄해졌다. 부자는 요즘 가리비 키우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단다. 남편과 아들이 가리비 출하로 바쁜 요즘 허태삼 씨의 아내가 고성 가리비의 맛을 소개하려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