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30일 방송된 KBS2'제보자들'에서는 아이의 생존을 위해 매일 전쟁 같은 양육비 싸움에 나서는 부모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4일, 청량리 한 청과물 시장에서 사람들이 큰 소란이 벌어졌다. “양육비를 주지 않는 나쁜 아빠를 고발합니다”라고 쓰여 있는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인 제보자 김지영(가명)씨와 이혼 후 몇 년째 양육비를 주지 않는 전 남편 최석진(가명) 씨 사이에서 거친 충돌이 일어난 것. 이날, 제보자 김 씨와 동행한 한 방송사 기자가 전치 5주의 골절상까지 입으며 현장은 욕설과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제보자에 따르면 전 남편은 2015년 이혼 후 법원의 양육비 지급 판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재산을 빼돌리고 거주지를 바꾸며 잠적해버렸다고 한다. 결혼 생활 당시에도 남편의 잦은 폭력에 시달렸다는 김지영 씨는 이혼 후에도 전 남편 때문에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호소한다. 전 남편 최 씨는 양육비 받고 싶으면 아이와 같이 와서 빌어보라고 했다고.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153만의 한부모가정 중 약 70%가 “단 한 번도”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했다. 문제는 이들에게 양육비 지급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 지난 2015년, 양육비 미지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설립됐지만 소송 등의 법적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전 배우자의 재산을 추적하거나 강제로 양육비를 지급하게 할 수 있는 법적 제도는 여전히 미비한 상태다.
해외에서는 양육비 미지급을 ‘아동학대’로 판단, 실형을 내리거나 운전면허 몰수, 출국 금지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개인 간의 채무관계”로 보고 있어 형사 처벌을 할 수 없기 때문.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부모들은 양육비 문제를 남녀 간의 성별 갈등으로 보거나, 자신들을 마치 빚쟁이 취급하는 사회의 시선이 가장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