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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리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촘촘한 설계 강렬한 캐릭터=스타일리시 범죄극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메인 포스터(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메인 포스터(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제목 그 자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박한 사람들이, 지독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짐승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고 악전고투를 벌인다.

지난 19일 개봉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이야기는 거액이 담긴 명품 가방을 누군가 목욕탕 사물함에 넣고 사라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자신보다 어린 지배인에게 모욕을 당하며 목욕탕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던 중만(배성우)이 돈 가방을 발견하고 인생역전을 꿈꾸지만, 돈 가방에 담긴 돈은 저마다의 이유로 '짐승'이 된 사람들에게 남은 마지막 '지푸라기'였다.

▲영화는 배성우가 거액이 담긴 돈가방을 발견하며 시작한다.(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는 배성우가 거액이 담긴 돈가방을 발견하며 시작한다.(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장편 상업영화에 데뷔한 김용훈 감독은 진부한 그림이 그려질 것만 같은 설정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관객들의 예상을 피해가며, 영리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108분의 러닝타임도 순식간에 흐른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등장인물이다. 앞서 소개한 중만을 비롯해 연희(전도연), 태영(정우성), 순자(윤여정), 박 사장(정만식), 영선(진경), 미란(신현빈), 진태(정가람) 등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등장인물 중 어느 하나 묻히는 캐릭터가 없다. 선악의 대결이 아닌, 누가 영리하게 진흙탕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인지 흥미를 자극한다.

▲전도연은 영화 중반 이후부터 출연하지만, 등장하는 순간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전도연은 영화 중반 이후부터 출연하지만, 등장하는 순간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톱니바퀴가 맞물린 것 같은 인물들의 관계에 주목하는 것도 재미있다. 밀접하게 엮인 사람도, 알아채지 못할 만큼 어렴풋하게 엮여 있는 인물도 있지만 모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이야기가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데 없어선 안 된다.

만약 배우 한 명의 연기라도 부족했더라면 '지푸라기라도 집고 싶은 짐승들'은 완성도 있는 영화가 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배우들이 각자의 캐릭터들이 품고 있는 욕망의 최대치를 보여주며, 영화를 더욱 어둡고 긴장감을 더한다.

특히 영화 중반부에 처음 등장하는 전도연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과거를 지우기 위해 남의 것을 탐내는 술집 사장'이라는 범죄극에 흔히 있을 법한 캐릭터를 자신만의 아우라로 업그레이드시킨다. 전도연의 등장으로 영화는 제2막이 시작되며,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강렬하다.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탕을 꿈꾸는 태영 역의 정우성(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탕을 꿈꾸는 태영 역의 정우성(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정우성은 '아수라'에 이어 주변에 치여 법의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불안한 내면을 리얼하게 표현한다. 벼랑 끝에 서있으면서도 유머가 있는, 겉은 멀쩡한 '호구' 역할이 꽤 잘 어울린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 어울리는 다양한 사건과 사고가 발생하는 영화지만 생각보다 견딜 만하다. 여기에 영리한 전개와 촘촘한 복선들,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색깔이 뚜렷한 범죄 스릴러 영화 한 편을 탄생시켰다.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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