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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를 선택한 사회적 고립 청년들(SBS 스페셜)

[비즈엔터 홍지훈 기자]

▲'SBS 스페셜'(사진제공=SBS)
▲'SBS 스페셜'(사진제공=SBS)
'SBS 스페셜'이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 일명 히키코모리로 불리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고충을 들여다보고, 고립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개선되어야 할 사회적 시선들에 대해 짚어봤다.

29일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스스로의 고립을 선택‘당한’ 청년들이 증가한 대한민국의 현주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세상으로부터 숨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회적 고립 청년’들을 만나봤다.

자신을 가장 중요시하며 할 말은 다 하고야 마는 청년들, 똑 부러진 90년대 생을 가리키는 '밀레니엄 세대'가 주요 사회 구성원으로 등장했다. 그런데 이들의 이면에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사회에서 설 곳을 잃어버린 ‘은둔형 외톨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청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패배자라는 사회의 시선에 갇혀 자신을 방 안에 고립시킨 청년들이다.

과잉스펙 요구와 외향적인 태도에 관한 강요가 중첩되면서 증가한 ‘은둔형 외톨이’는 오늘날 사회문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 대중에게 이들은 어디에도 적응하지 못한 낙오자이자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문제아로 인식되어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편향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을 지칭하는 ‘은둔형 외톨이’라는 단어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상민(18) 군의 어머니는 내성적이라 학창시절부터 친구가 많지는 않았다는 아들이 특별히 왕따를 당하거나 학교폭력을 당한 일도 없이, 어느 순간 말수가 줄어들면서 등교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담임교사의 도움으로 중학교는 졸업할 수 있었지만 힘들게 들어간 고등학교마저 진학 1달 만에 자퇴를 선언했다. 가족들은 그때부터 3년 넘게 나오지 않는 아들에게 식사 시간마다 방으로 음식을 갖다 주고 있다고 했다.

어느덧 고립상황 1년 3개월 차에 접어든 김민준(가명) 씨 어머니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학창시절에 한 번도 지각, 조퇴조차 없었을 정도로 성실했던 민준 씨가 전역 직후부터 갑자기 외출을 거부하고 있다. 엄마와 소소한 대화는 하지만, 집 밖으로 나가자고 권유하면 ‘죽어버리겠다, 송장 치울 게 걱정이냐’며 내버려 두라고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민준 씨가 왜 집 밖 출입을 거부하는지 원인을 추측할 수도 없다며 어머니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아들의 심정을 헤아릴 수 없어 더 안타깝다는 두 어머니는 적극적으로 거리를 좁히면 그나마 유지하던 소통마저 단절될까봐 가족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SBS 스페셜'(사진제공=SBS)
▲'SBS 스페셜'(사진제공=SBS)
제작진은 청년들의 고립문제 장기화로 30년 넘게 고민 중인 일본에서 해결의 힌트를 얻기로 했다. 앞선 정책들의 거듭된 실패로 ‘고립 청년 100만 시대’를 막지 못한 일본은 이제야 이 현상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당사자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이들을 위한 다양한 창구를 지원함으로써 청년 문제를 초기에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청년들을 위한 단체인 ‘K’그룹에서 만난 코보리 모토무 대표 또한 같은 이야기를 했다. 고립 문제는 장기화될수록 가족이나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들기 때문에 제삼자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밖으로 나오고 싶어도 도움을 청할만한 곳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고민을 시작으로 과거 일본에서 설립됐다는 ‘K’그룹이 이제는 세계 각지 청년들을 위해 해외로 진출했다. 한국에는 2012년에 ‘K’그룹이 사회적 기업으로서 설립돼 현재까지 고립 청년들의 자립을 위한 셰어하우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속도에 맞춰 접근하되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고립의 시작은 간단했을지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복합적인 요인이 가중되어 점점 더 나오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각자의 상황을 정확하게 검증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상민 군에게는 감춰버린 속내를 듣기 위한 상담 전문가들이 찾아갔다. 그리고 이제 K그룹에서 자립을 준비하기 시작한 민성 군은 부모님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심리치료를 받을 기회를 얻게 됐다.

홍지훈 기자 hjh@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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